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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여행(2) - 바간(Bagan)

2017.01.미얀마 여행(2) - 바간

둘째날 아침, 아니 정확히 말하며 새벽3시쯤 나는 일어났어야 했다. 왜냐하면 새벽 6시30분 바간가는 국내선 비행기를 타야했기 때문이다.

사실 양곤에서 바간을 어떻게 가는냐의 문제는 미얀마로 떠나기전 비자가 늦게와서 초조했던 것 만큼이나 나를 머리아프게 했던 문제였다. 나는 참고로 아침형 인간이 아닌지라 마음같아선 빨라도 아침 9시비행기나 10시비행기를 타고 싶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여행인프라가 아직 그렇게 발달한 나라가 아니라서 비행기시간은 극단적으로 새벽 6시30분에 하나, 나머지시간은 저녁 6시쯤으로 이였다. 여기서의 요점은 비행기도 자주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 버스는 어떨까? 버스 또한 저녁에 출발하여 대략 10시간의 대장정을 거쳐 그 다음날 새벽5시쯤 바간에 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였기에 시간의 노예인 나로써는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가격 또한 편도가 110달러라 눈물을 머금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으나 이거 왠걸 만달레이에 랜딩하고 한참 후에 다시 출발하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 버스도 아니고 분명나는 양곤-바간 직항 국내선을 끊었는데 이게 무슨일인가......그런데 언제부턴가 여행을 하면서 이처럼 당황스런 일들이 찾아올땐 '이것 또한 경험이다' 라고 진짜 심각한 일이 아닌이상은 긍정적 경험으로 치부하게 된 내가 되어서 인지 한 1분정도만 당황했던거 같다.

아! 그러고 보니 이번계기를 통해 프로펠러가 달린 비행기를 처음 타보게 되서 만달레이 랜딩의 일은 더욱 더 빨리 잊혀졌었던거 같다.

이렇게 도착한 바간 국내선 공항, 그리고 그곳에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유적지티켓을 사는거 마냥 바간 유적지티켓을 샀다.

바간의 전체가 무수히 많은 파고다로 이루어진 만큼 공항에서 나오기전 외국인은 무조건 이 티켓을 사야했다.

그렇게 바간유적지티켓을 산 후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택시비 8000짯) 예약한 호스텔이 있는 뉴바간에 도착을 했다. 보통 바간은 올드바간, 뉴바간, 낭우지역 요렇게 3부분으로 나뉘는데 올드바간은 유적지가 있는곳, 낭우지역은 여행자의 거리, 시장, 많은 숙소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으로 바간의 번화가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상식적으로 낭우지역에 숙소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뉴바간에 있는 오스텔로 벨로(OSTELLO BELLO) 호스텔에는 무료바간투어 및 혼자오는 여행객들이 많다는 리뷰를 읽고 결국 뉴바간에 머물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른 호스텔과 비교시 가격이 만원에서 2만원정도로 비쌌던것 같았는데 사실 바간무료부터도 하고 밤마다 여러가지 이벤트도있고 이정도의 룸컨디션이면 나에게 오스텔로 벨로는 대만족이였다.

호스텔 체크인을 하고 그 다음에 내가 한 일은 호스텔 바로 앞 가게에서 미얀마 전통복장인 론지를 사고 전기자전거를 빌렸다. 론지는 대략 5000짯정도 했고 전기자전거 렌탈비는 3일동안 빌리는데 12000짯이였다. 3일동안 빌린다고 말하면 밤에는 알아서 전기자전거를 들고가서 충전도 시켜줘서 바간여행하는 3일동안은 진짜 편하게 잘 다녔다.

그런데 여기서 사실을 고백하건데 이때까지만 해도 자동차면허가 없어서 당연히 스쿠터도 한번 타보지 않았던 나로써 말이 E-bike지 누가봐도 스쿠터 같은 전기자전거를 과연 탈수 있을까 겁이 나기도 했다.

어릴때부터 자전거와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최근3년간 스노우보드를 탔던 경험이 나를 도왔는지 생각보다 전기자전거를 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첫날은 운전연습삼아 정처없이 이정표만 대충보고 여기저기를 구경했다. 전기자전거를 잠시 세우고 숲풀과 파고다사이를 거닐기도 했고 파고다에 들어설땐 핸드메이드 조각품이나 그림 파는 사람들을 볼수 있었다.

전기자전거의 재미에 맛들여 한참을 돌아다닌거 같다. 어디가 어디인지도 모른체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배고파서 아무길거리 식당에 들어가 먹었던 샨누들! 미얀마는 태국이나 베트남처럼 특별나게 맛있는 음식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샨누들은 개인적으로 맛있었다. 특히나 사랑스러운 가격, 샨누들 1000짯, 목말라서 시킨 콜라 1000짯으로 콜라랑 국수가격이 같은게 말이 되는가 싶다.

미얀마 가기전 역사공부를 좀 더 하고 갔으면 좋았을텐데 기차니즘으로 인해 공부를 안하고 갔더니 수많은 파고다의 이름을 기억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여행을 다녀와서 찾아보니 여기는 아난다파고다(Ananda pagoda)로 몇 없는 흰색바탕의 파고다였다. 정교한 조각들이 참으로 예뻤고 흰색바탕에 빨간문들도 조화로웠다. 그리고 조금은 흐릿하지만 불상벽화들도 참 인상깊었다.

아난다 파고다 1091년에 지어졌으며 부처의 끝없는 지혜를 대표하는 파고다로 알려져 있다. 출처 두산백과

그렇게 한참을 혼자 돌아다닌 후 호스텔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바간의 첫날은 무엇을 하며 지내는것이 좋을까라고 고민하던 중 4pm 선셋 보트트립을 발견! 가격도 7000짯! 그래 오늘은 너로 정했다라고 맘먹고 얼른 신청했다.

참고로 뽀빠산투어도 가격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으나 나름 착한가격이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나에겐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언젠가 다시 올 날을 기약하며 뽀빠산투어는 마음속에 고이접어 나빌래라

호스텔에서 선셋투어를 신청한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통통배같은 배를 같이 탔고 일출이 오기전 배에서는 간단히 먹을 안주거리와 캔맥주 1캔 및 콜라, 럼등 음료수를 제공했다.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것들을 마시며 유유자적 1시간에서 1시간 반정도 배에서 배를 채우며 일출을 구경했다. 이날따라 날씨가 좋아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노을빛이 저렇게 붉었었나 싶을정도로 물결 위로 붉게 어른거렸다.

그렇게 감성에 젖어 있을때쯤 나처럼 혼자여행을 오게된 인도계 미국인친구와 눈이 마주쳐 인사를 했는데 이걸 계기로 나는 다음날 일출구경을 함께 할 친구를 구하게 되었다.

내일 일출을 보기 위해선 미국인친구와 호스텔로비에서 새벽 4시45분에 만나기로 했기에 나는 또 이른 새벽에 일어나야 했다. 아마 이날 나는 다짐했을 것이다.

앙코르와트 일출을 보기 위해서 새벽3시에 일어났던 경험이 2016년 12월이라면 그로부터 한달밖에 되지않은 지금 미얀마에서도 다시 새벽형 인간이 되어야 했다. 한 몇년간은 일출을 보는 여행은 안할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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