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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R 직원한테 들어보는 진짜 PR하는 이야기

얼마전 ‘예능 대세’로 자리잡은 영화배우 김정태씨가 출연한 ‘승승장구’를 시청했습니다. 평소 김정태씨를 그저 연기력이 뛰어난 ‘악역 전문 배우’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 날 보여준 ‘인간 김정태’의 순수한 진짜 모습은 신선했습니다.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토크쇼의 주인공은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었는데요. 김정태씨의 뛰어난 언변술보다는 ‘승승장구’의 진행 방식이 그의 속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끄집어 내지 않았나 생각되었습니다.

토크는 김정태의 인생 사전에 있는 ‘육성회장’과 ‘여관방’이라는 두 단어와 관련된 그의 이야기로 이루어졌습니다. 여타 예능 프로에서도 특유의 유쾌함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이 배우는 보기와 달리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더라고요…

그의 고백을 들으며 함께 눈물을 흘렸지만 제가 처음부터 ‘ 승승장구 - 김정태 편 ’ 을 언급한 이유로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 TV 를 보는 내내 “ 어쩌면 우리의 PR 업무 이야기를 유사하게 풀어나가면 재미있지 않을까 ?” 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KPR인들의 PR 사전, 그리고 그들의 고백

이제 PR을 한지도 7년. 신입 AE 시절부터 뉴스 모니터링, 보도자료 작성, 기자 간담회, 랩업 리포트, 미디어 투어, 소셜 미디어 활용 PR 등 다양한 업무를 해봤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각 업무를 설명하라 한다면… 물론 그 업무가 무엇인지 간단히 전달할 수는 있겠지요. 반면, 상대가 그 업무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게끔 재미를 주며 설명하는 일은 글쎄요.

그래서 ‘승승장구’의 스타 000의 인생사전을 벤치마킹 해보았습니다^^ PR 업무를 할 때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 위주로 ‘KPR인의 PR사전’을 만들었는데, 재미있게 보시기 바랍니다.

Account Executive

PR회사에서 고객 관련 업무를 담당하여 일하는 직원을 뜻함.

Ann. 그녀의 PR 사전 속 Account Executive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이 떠올라요.

사람들은 대부분 PR 프로젝트의 성공 요인으로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꼽습니다. 그러나 직접 AE로 일해보니 아무리 매력적인 PR 테마, 획기적인 아이디어 또는 뛰어난 팀원들이 있다고 해도 그것을 조화롭게 엮어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AE에게는 섬세함과 다양한 요소들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마치 진주 목걸이 하나를 만들기 위해 사방에 흩어진 구슬들을 주워서 꿰어야 하듯 꼼꼼함을 발휘하는 섬세한 AE가 되어야 합니다.

최근 진행했던 한 뷰티 고객의 미디어 방문(Media Visit) PR을 진행할 때, 단순히 제품을 전달하며 소개하는 데 그친 게 아니라 헤어 스타일링 킷, 매체 목록, 이동 동선, 전달 예정 메시지까지 일일이 체크해야 했습니다. 단순 작업 같지만 이 중 하나라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으면 일이 어설프게 마무리되지 않았을까요?

(사진설명) ‘흩어진 진주알 빨리 찾기’ 초능력을 키우기 위해 평소 공중부양으로 수행을 한다는 Ann AE

미디어 모니터링 고객 관련 정보나 경쟁상대의 소식이 얼마나 채택되었는지 지면, 온라인, 방송 매체를 확인하는 것.

7년 동안 매일 모니터링을 했다는 Jiyeon 과장에게 모니터링이란? 이것 때문에 안혼나는 날이 오긴 오겠지…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 prefix = w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word" / 신입 시절 처음으로 혼자 해봤던 업무가 미디어 모니터링입니다. 그날따라 출근도 늦었는데 웬걸, 선배님은 30분이면 끝내시던 모니터링이 1시간이나 걸릴 줄이야. 우여곡절 끝에 시간을 맞춰 드리기는 했는데 조용히 부르시더니 차분한 말투로 “아침에 그렇게 바빠?” 그 때 사수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던 그 싸늘함이란… 내용 구분은 물론, 심지어 글씨 크기, 색깔까지 들쑥날쑥했으니..

미디어 모니터링은 고객이 시장에서 자사의 위치 , 업계 현황 , 심지어 새로운 시장 기회까지 확인하도록 유용한 뉴스를 선정하여 제공하는 것 . 그러다 보니 내용은 기본이고 눈에 쏙 들어오게 편집에도 신경 써야 한다는 사실을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 이젠 PR 업무 7 년차 아직도 아침마다 모니터링을 하지만 , 가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고객사 담당자의 짜증 섞인 목소리 , “ 이 뉴스는 경쟁사 뉴스로 넣어줘야죠 !” 경력 좀 있다고 모니터링 업무를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닫는 중입니다 .

(사진설명) 매일 모니터링만 하다가 최근 생애 첫 모니터링을 당한 Jiyeon 과장.

보도자료 신문, 잡지, 방송용 등 미디어에 배포되는 홍보자료로 고객이 뉴스로 채택되었으면 하는 내용을 포함. 주로 신제품 출시, 특별 행사, 주요 활동 등에 대한 내용을 담는다.

Hanki 차장은 보도자료의 달인 ‘ 발렌타인 이메일에 사랑 대신 악성코드 듬뿍?’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고객이 발렌타인데이에 Virus Alert 보도자료를 배포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날, 연인에게 줄 선물을 찾는 사용자들에게 악성코드가 첨부된 스팸메일 발송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내용의 자료였는데요. 당시 헤드라인을 ‘발렌타인 이메일에 사랑 대신 악성코드 듬뿍?”으로 뽑았습니다. 시의성도 있고 고객사에서도 헤드라인, 리드 등이 훌륭하다며, 좋은 커버리지 결과를 예상했지만 실제 커버리지는 다른 때보다 적었습니다.

나중에 친한 기자들에게 문의해보니 자료의 헤드라인, 리드문 등이 너무 기사체에 충실해 기자들이 이를 가공할 여지가 별로 없었다는 게 문제. 대행사에서 보낸 보도자료를 그대로 받아 쓰자니 자존심이 상하고, 자료를 더 가공하자니 달리 쓸 말도 없어서 고민하다가 바로 기사처리를 못하고 묻혔다는 것. 결론은, 보도자료는 완제품이 아니라 기자들이 기사로 쉽게 가공할 수 있도록, 때로는 반제품 형태로 개발, 전달하는 게 이득이라는 점.

(사진설명) 업무 외 시간에는 여직원들에게 사랑을 듬뿍 준다는

Hanki 차장

Embargo(엠바고) 취재원이 기자에게 ‘아직 공개되어서는 안되는 사안에 대해 공식 발표가 있을 때까지 기사화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할 때 쓰는 말 .

엠바고 때문에 정보 유출 누명 쓴 Belle 이사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날 가능성에도 대비해라!

사실 기자 입장에서 엠바고라는 것은 ‘특종이 될 수 있으니, 서둘러라’는 말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미디어 트레이닝을 할 때, 절대 해서는 안되는 금기사항으로 ‘엠바고를 전제로 하는 인터뷰’를 꼽습니다. 그런데 일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많은 정보들을 접하게 되고, 이것이 공개되기 전까지 근지러운 입을 꼭 다물고 참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렵게 입을 다물며 D-day를 향해 일하는 도중,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기도 합니다.

PR업무를 막 시작했을 당시 모 고객의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제품 사양은 노출하지 않고 ‘신제품 OOO 출시 기자간담회’ 초청장을 배포한 날 오후 고객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인터넷에 제품 출시 기사가 떴다며 내가 기자에게 말한 것 아니냐는 요지였습니다. 기자에게 전화 한 통 걸기도 두려워하는 초년병 AE에게 이런 얼토당토 않은 죄목을 씌우다니… 욕을 한 바가지 얻어먹은 후, 억울함을 겨우 참아가며, 기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다행히도 친절했던 기자는 당연히 업계를 통해 정보를 수집했노라, 당신의 잘못은 절대 아니라며 위로까지 해줬습니다. 다행히 후속 기사가 이어지지 않아 일이 마무리되었지만 AE로서는 혹독한 경험을 하게 된 사례였습니다. 한가지 더 얘기하면, 엠바고란 그 업계 사람이나 기자들에게만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때로는 엉뚱한 곳에서 엠바고가 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외부 협력사와 일을 하는 경우 그들이 무심코 정보를 흘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은 형식적일지라도 ‘비밀유지 각서를 꼭 쓰고 일을 하자’는 얘기입니다.

(사진설명) 웃음만큼은 엠바고를 걸지 않는 Belle 이사.

기자간담회 기자간담회는 타겟 미디어의 담당기자를 초청하여 고객이 알리고자 하는 정보를 직접 전달하기 위한 미디어이벤트로 신제품 출시, 신년, 신사업 등 중요 사안들을 알릴 때 활용하는 대표적인 PR 툴.

경험해보지 않은 기자간담회가 없다는 Ches 과장 공항검색대부터 화려한 퍼포먼스까지

최근에는 미디어의 관심을 끌기 위해 기자간담회가 종합적인 퍼포먼스로 변모하는 추세입니다. 간담회의 형태 또는 규모와 상관 없이 꼭 지켜야 할 사항이 있다면,

(1) 장소섭외: 장소는 기자들이 행사장에 와서 처음 브랜드를 접하는 곳으로 간담회 내용과 컨셉이 맞아떨어지면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예전에 진행했던 한 기자간담회는 ‘Confidential(비밀)’을 컨셉으로 정해, 기자들 대상으로 공항검색대처럼 몸수색을 하는 퍼포먼스도 함께 진행했던 적도 있습니다. 공항검색대 알바요원이 열의를 갖고 실제처럼 수색하다가 기자한테 혼쭐이 났다는 후문이…

(2) RSVP: 불어로 Repondez S'il Vous Plait라고 읽는데 초대에 대한 응답을 확인하는 것. 옛날 인기드라마 모래시계에서 박근형(극 중 고현정 아버지)이 기자간담회를 열지만 기자가 한 명도 오지 않아, 그 충격으로 인해 요단강을 건넌 적도 있습니다. RSVP는 그만큼 중요합니다. 아무리 컨텐츠가 좋아도 기자들이 오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니까요.

(3) 컨텐츠: 기자간담회의 가장 중요한 체크 포인트. 다양한 퍼포먼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컨텐츠입니다. 기획단계부터 신중한 검토를 통해 진행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컨텐츠 없는 화려한 퍼포먼스, 휘황찬란한 장소는 앙꼬 없는 찐빵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사진이 없는 것에 대한 설명) ‘Confidential’한 컨셉 유지를 위해 사진 공개를 꺼린 Ches 과장 ㅋ

사진 행사 Seeing is Believing 이라고... 브랜드 또는 기업에서 강조하고 싶은 신제품 또는 컨셉이 있을 때 ,

사진 담당 기자들을 초청하여 진행하는 행사. 브랜드 또는 제품을 눈에 띄게 배치하여 신문 지면

또는 온라인에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관련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소식이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PR 툴 .

Susan 차장의 007 작전 통했을까? ‘오늘은 맑음…’

모든 PR 업무가 그렇겠지만 사진 행사는 특히 챙겨야 할 것이 많습니다. 사진 행사시 3B(Beauty, Baby, Beast)를 활용하면 주목도를 높일 수 있지만 적합한 모델을 고르는 것은 까다롭고 어려운 게 현실. 게다가 사진행사는 외부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행사를 계획한 날부터 D-day까지 매일 날씨를 확인해야 합니다. 기념일 또는 계절성이 있는 아이템은 정례적으로 애용되는 소재이기 때문에 누가 먼저 사진 행사를 하느냐도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너무 빨라도 안되고 너무 늦게 해도 안되는 007 눈치 작전을 펼쳐야 합니다.

한번은 모 국내 IT 기업이 자국어 인터넷주소 검색을 가능하게 하는 고유의 기술을 개발했다며, 사진 행사를 의뢰해왔는데. 실내 행사라 날씨 걱정은 패스. 이 기업의 고유 기술이니 타 업체와 아이템이 겹칠 염려도 없고,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모델까지 섭외 완료를 했으니 커버리지를 높이기 위한 노력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날 오후, 청계천에 멧돼지가 출현, 사진 기자들에게는 새로운 핫 뉴스거리가 등장한 셈이 되었습니다. 각자 자기 전통 의상을 입고 자국어로 된 인터넷 주소를 홍보하던 모델 사진이 편집의 뒤안길로 밀려나는 아픔을 경험하면서 느낀 점은 ‘사진 행사는 복불복이라는 것!’

(사진설명) 3B중 Beauty만큼은 자신 있다는 Susan 차장

Monthly Activity Report 사내에서는 흔히 줄여서 MAR이라고도 함. PR 효과 측정을 위해 한달 동안 진행했던 모든 PR 활동들을 커버리지 수와 질 등을 함께 취합하는 월별 리포트.

말단 직원들이 챙긴다는 MAR을 손수 작성하는 InQ 차장?

미리 미리 준비하면 쉬워요 ”

아니 통상적으로 AE 또는 대리들이 챙기는 MAR을 왜 챙기냐고 묻는다면, 그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고 싶습니다. 최근 새로 맡게 된 고객사가 있는데 중간부터 팀에 투입되니 어떤 활동 위주로 PR 업무를 했는지 등이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MAR을 자원해서 맡기로 한 겁니다. 매달 진행한 업무들을 정리하면서 고객사의 전반적인 PR 활동 파악은 물론, 다음 달에는 어떤 업무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지 고객사에서 특히 중요시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또, 직접 해봐야 담당AE나 대리가 리포트를 제대로 준비했는지 알아볼 수 있고, 수백 개에 달하는 고객사의 기사를 카운팅하며 담당자가 겪었을 고충도 십분이해하게 되니 일석이조 아닌가요? 기사 카운팅이라는 것도 미리미리 해두면 그렇게 힘들지는 않은 일입니다. 물론, 현실이 그리 녹록하진 않겠죠? 하루 하루 쳐내야 하는 업무 때문에 미리 카운팅은 커녕 월말에 몰아서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래밍을 배워서 자동으로 기사도 카운팅하고, 정형화된 포맷에 리포트의 기본 내용이 정리되는 자동 툴을 개발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진설명) 매달 MAR 챙기느라 땀 뻘뻘 흘리는 InQ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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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4팀 최지연 과장

from http://blog.kpr.co.kr/21 by cc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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