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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환자 치료 위해 미 콜로라도로… “나는 대마초 난민”

다라 라이틀은 스스로 ‘대마초 난민(marijuana refugee)’이라 부른다. 버지니아주에 살던 그는 지난해 10월 아홉살 난 딸을 위해 대마초 판매가 합법화된 콜로라도주로 이주했다.

지역신문인 콜로라도스프링스가젯트에 소개된 그의 사연은 이렇다.

5세 때부터 간질 증세를 보인 딸 매들린은 하루에도 수십 번 발작을 겪었다. 수학 공부를 아무리 해도 1 더하기 1을 맞추지 못할 정도로 기억력, 연산 능력이 정체됐다. 어머니는 딸의 증세를 완화하기 위해 모든 처방을 다해봤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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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뇌의 왼쪽 부분을 모두 드러내는 수술을 마지막 해결책으로 제안했다. “그게 과연 유일한 희망인가 망설이게 됐다. 엄마로서 자식의 한쪽 뇌를 다 들어내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때 의료용 카나비(대마의 일종) 기름이 발작에 효험이 있다는 동영상을 접했고, 2주 뒤 콜로라도로 이주했다.”

카나비 기름 등 발작에 효과… 합법 지역으로 115가구 이주

라이틀은 “처음에 의료용 대마 얘기를 들었을 때 딸이 마약에 중독된 모습을 상상하며 고개를 저었는데, 알고보니 그런 게 아니었다”고 했다. 6개월째 콜로라도주에 살고 있는 매들린은 읽기와 쓰기, 수학을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 버지니아주는 의료용 대마 판매조차 불법이지만, 콜로라도주는 의료용은 물론 오락용 대마까지 합법화돼있다.

데비 포스터는 14세 된 딸 리디아와 함께 펜실베니아주에서 콜로라도주로 이주했다가 귀환한 경우다. 딸은 하루 12번의 발작 증세를 보였으나 콜로라도에서 대마 기름을 복용한 뒤 발작 횟수가 절반가량 줄었다. 하지만 자신의 보험이 카나비 기름에 적용되지 않아 재정적 부담이 컸고, 한 자식을 살리기 위해 다른 자식들을 희생해야 하는 수준에 이르러 결국 대마 난민 생활을 접었다. 대신 펜실베니아에 허용된 좀더 약한 수준의 대마 기름을 복용시키고 있으며, 그 주에서 좀더 높은 수준의 대마 합법화 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의료용 대마에 대한 탐사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은 콜로라도스프링스가젯트의 데이브 필립스는 현재 콜로라도주에는 43개주에서 이주한 ‘대마초 난민 가족’이 최소 115가구가 된다고 했다.

콜로라도에서 5년째 의료용 대마의 효험에 대한 임상실험을 하고 있는 병리학자 마거릿 게드 박사는 독립언론 데모크라시나우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5년 간 간질·발작 증세가 있는 200여명의 아이들에게 카나비 기름을 써본 결과 4분의 1은 발작 증세가 80% 이상 감소했고, 50%는 매들린처럼 상태가 호전됐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뇌는 자체적으로 대마 추출물질인 카나비노이드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는데, 이 물질이 우리 몸을 조절하는 시스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대마 기름의 의학적 효과를 설명했다. 미국은 콜로라도주, 워싱턴주 등 20개주와 워싱턴DC에서 조금씩 다른 수준으로 의료용 대마초가 합법화돼 있다.

from http://migrationist.khan.kr/406 by cc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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