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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대여 후기-비영리 스타트업 '열린옷장'

내가 근무하는 분야의 업체들은 대게가 자유로운 분위기를 지향하는지라 흔히 말하는 '양복 정장'을 입는 일이 매우 드물다. 물론 캐주얼 정장, 어느 정도 격식을 갖춘 복장 등을 입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양복 정장이니 여성용 투피스 정장이니 하는 것들을 입을 일은 거의...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면접을 보러 가는 일이 있더라도 격식을 갖추는 정도로만 입고 갔지 정장 차림을 한 적은 없었다.

나는 면접을 보러 갈 때 긴장하기 보다는 설레여하는 편인데, 일단 동종업계의 사람을 만나서 수다를 떤다라는 점이 좋고(의도와 목적은 수다가 아니지만;)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나 '이런 유형의 사람도 있구나'라는 자극(?)을 얻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면접제의를 받고 나서는 면접을 보러가는 것이 긴장되고 두렵다라고 느꼈다. 단지, 면접안내 전화 말미에 '정장 차림으로 오셔야 합니다.'라는 말 때문.

"정장이라니? 정장이 뭐지? 구두에 어울리는 옷은 다 정장이 아닌가?"

"설마 그쪽에서 말했던 정장이 H형 검은치마에 하얀색 블라우스, 허리라인이 들어간 자켓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

지인을 통해 해당 회사에 대해 물어보니 '다소 경직된 문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아 그야말로 멘붕이다. 정장이란 말그대로 정장이겠구나...

'열린옷장'은 공유경제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시작된 스타트업이다. 나와 같이 면접을 보러 가야하는데 비싼 정장 구매비용이 부담인 청년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기증받은 정장을 대여해주는 업체인데 신입으로 사회에 처음 발을 들여 놓는 대학생, 취업준비생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다.

열린옷장 웹사이트 바로가기(방문시 예약필수!) : https://www.theopencloset.net

웹사이트에는 면접 외에도 결혼식 하객 등의 다른 용도도 기재되어 있으나 문의해보니 대부분 면접 용 정장이기 때문에 남성의 경우 결혼식 용도로도 활용가능하나 여성은 어렵지 않을까라는 답변을 받았다.

열린옷장 정장대여 과정

1. 열린옷장 웹사이트를 통해 정장대여 신청

-> 직접 방문시 희망하는 방문날짜 및 시간, 기본정보 입력.

-> 택배를 통한 대여도 가능.

(단, 옷을 직접 보고 대여할 수는 없고 입력한 신체 사이즈에 맞춰 랜덤으로 발송)

2. 직접 방문시 예약한 방문날짜 및 시간에 맞춰 열린옷장 방문

-> 서울시 광진구 아차산로 213 웅진빌딩 403호(2호선 건대입구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 전화문의 : 070-4325-7521

3. 방문자 정보 작성 후 정장대여

-> 입구에서 슬리퍼로 갈아신은 후 내부 입장.

-> 정면에 있는 컴퓨터에서 방문자 정보 작성 후 대기.

-> 신체 사이즈 측정 후 직원이 신체사이즈에 맞춰 의상을 코디해 줌.

-> 마음에 드는 정장대여(대여금액은 아래 사진 참고, 카드결제 가능)

4. 정장반납

-> 대여기간은 3박 4일.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 주말은 오후 3시까지 운영.

(12시에서 1시 사이의 점심시간은 센스있게 피해주자)

-> 직접방문 혹은 택배발송 두가지로 반납 가능하며 대여기간을 넘길 경우 추가 금액이 청구 됨.

참고 및 특이사항

1. 직원 1명 당 동시에 1~2명 정도의 인원만 담당한다.

-> 그래서인지 붐비지 않고 여유롭게 정장을 대여할 수 있어 좋았다.

2. 직접 옷을 둘러보지는 못하고 내부 직원이 사이즈에 맞춰 의상을 코디해준다.

->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총 4벌의 옷을 입어볼 수 있었다. 나는 옷을 사러가서도 입어보기 귀찮아서

눈으로만 보고 사는 타입인데, 직원분이 친절하게 권해주니 입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ㅎ

열린옷장에서 대여한 정장

3. 정장을 기증한 기증자에게 감사편지를 쓰도록 유도한다.

-> 정장대여 시 감사편지를 쓸 수 있는 안내 리플릿을 함께 포장해준다. 이런 따뜻한 사람들...

4. 면접용 향수 샘플을 선물해준다.

-> 향수제작자가 재능기부를 통해 만들어 준 향수라고 하는데 판매는 안된다고 한다.

5. 기증받은 옷 외에 열린옷장에서 직접 구매한 옷도 있다.

-> 기증받은 옷도 구매한 옷도 거의 브랜드 옷인듯. 옷의 퀄리티도 좋고 열린옷장 내부에서도

세탁 및 보관 등의 관리를 꼼꼼하게 하는 듯 했다.(재능기부를 해주는 세탁소도 있다고)

6. 옷 사이즈가 꽤 다양하다.

-> 예전에 KBS 인간의 조건에서 개그맨 김준현에게도 맞는 옷이 있었다.

나 역시 여자치곤(?) 덩치가 있는 편인데 고를 수 있는 폭이 넓은 것은 아니었지만

맞는 사이즈의 옷이 있었다.

인간의 조건에 나왔던 열린옷장 관련영상

7. 자원봉사자 상시모집 중

-> 자원봉사자에게 일정 봉사시간을 인정 해 주는(?) 듯하다.

봉사시간이라는 걸 받아본 게 까마득해서...뭐에 쓰이는 건지는 기억이....

열린옷장에서 정장을 대여한 과정과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아직도 대여한 정장을 입고 면접을 보러가야 하는가는 고민중이다. "면접이라는 것이 인성 뿐만 아니라 개인의 성향도 봐야하는 자리인데 천편일률적인 정장을 입혀 몰개성화하면 성향은 어떻게 보겠다는 것이냐아어어억"이라는 반항적인 생각이 꿈틀꿈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장이 내 스타일이 아니라는게 더 큰 이유겠지...후훗...벗뜨 뭐 어쩌랴 목마른 자는 나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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