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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3, 갑작스런 발리여행 취소. 부랴부랴 삿포로행 항공권부터 알아보다.

여행...즐거움

올해 겨울에는 조금 따뜻한 곳에서 의미있는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보내기 위해 발리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올해 중순부터 계획한거라 항공권과 숙소 그리고 여행계획까지 다 잡아놓고 휴가 일정을 조율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터진 발리 화산 폭발. 처음에는 그리 걱정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생각됐는데 화산 분진으로 인해 공항폐쇄와 그곳에서 발이 묶인 여행객들을 위한 전용기 운용이라는 기사가 뜨는 걸 보니 꽤 심각한 수준이라는 판단이 되기 시작했다.

기사 링크 : [연합뉴스, 발리공항 29일 아침까지 폐쇄…분화구 용암끓고 화산재 확산탓]

이때부터 한 2~3일 정도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불안한 마음이 들어 일단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Airbnb와 항공권은 취소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거 같았는데 가장 큰 금액이 들어간 리조트 예약이 문제였다. 리조트 예약 취소를 문의해보니 극성수기 시즌이라 여행 날짜 2~3일전에 문제가 생긴게 아니라면 패널티 100%라는 답변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2~30만원의 수수료 정도는 각오하고 있었는데 100% 패널티라니. 일단,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리조트측에 직접 연락해서 취소 예약해 대해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 Sorry. '. 이곳 입장을 이해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 이슈가 있는데 취소가 안된다는 건 좀 억울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행사 - 리조트 그리고 우리와의 무한 반복 얘기를 하던 도중 리조트측에서 패널티 없이 예약 취소를 해준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그때부터 일사천리로 진행된 취소릴레이. 항공권/숙소/리조트 다 포함해서 10여만원의 취소수수료가 있었지만 일단 다행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문제는 이제 취소한 여행일정으로 인해 붕떠버린 크리스마스 기간을 어떻게 보내냐였다. 사실 발리 여행을 계획하기 전부터 아내에게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 답게 보낼 수 있는 곳'으로 여행가는 건 어떠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추천한 게 재작년 여행한 오스트리아의 짤쯔캄머굿. 그곳에서는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마켓이 열리는 데 오스트리아 특유의 호젓한 분위기와 합쳐져서 정말 내가 상상하는 완벽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날 거 같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와서 유럽여행 비행기표를 끊으려고 보니 이동시간부터 계획, 그리고 숙소까지 당췌 감당이 안될 거 같았다.

이제 다시 얘기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다시 하루이틀을 보내고 있었는데 아내가 '훗카이도' 여행을 권하는 게 아니가. 심지어 거기서 ' 삿뽀로 - 뮌헨 크리스마스 마켓 '이 열려서 내가 그렇게 원하던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듯 싶었다. 당연히 'Ok'. 이제부터 항공권 예약전쟁이 시작됐다.

일단, 네이버에서 해당 날짜(12/23 - 01/01)에 예약 가능한 항공권을 알아봤다. 가격이 참 아름다웠다. 아무리 극성수기라지고 하지만 일본 여행 항공권 왕복 가격이 140만원/2인 이라는 게 참...

날짜를 바꿔보자. 크리스마스가 목적이었으니 새해는 한국에서 보내는 걸로 하고 귀국 날짜 12/31로 바꾸고 다시 한번 검색해 보았다. 뭐 6만원 정도 바뀌긴 했지만 크게 차이는 없었다. 이거 너무한거 아닌가 싶었다. 그냥 이대로 예약을 해야 되는건가? 이게 최선인건가? 싶었는데 왠지 네이버가 아니라 각각의 오픈 마켓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를 찾아보면 더 저렴한 항공권이 있지 않을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130~140만원은 너무 비싸지 않은가.

그렇게 찾아헤맨 결과, G마켓에서 그나마 가장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항공권( 99만원, 현대카드 10% 할인시 90만원 )을 찾아냈다. 물론, 출발 날짜가 12/24일 오전으로 되어있었지만, 삿포로 - 오도리공원(크리스마스 마켓 열리는 곳) 근처에 예약하고 그날 일정은 삿포로 시내구경 조금과 크리스마스 마켓 일정으로만 해두면 큰 무리는 없어보였다.

갑작스럽게 취소된 여행일정과 여행 2주전에야 예약을 시작한 항공권까지 겹쳐져서 지금도 사실 정신이 없다. 여행을 가는 게 맞는지까지 고민되는 일정이었지만 그래도 시간이 허락할 때 다녀와야 나중에 후회도 없을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다시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제부터 일정을 짜야하는데... 갈길이 아직 멀긴 하구나.

from http://luciferwithu.tistory.com/92 by cc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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