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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월을 마무리하며 쓰는 글 2 : 보컬 연습 리뷰 27V한승희

21개월을 마무리하면서 쓰는 글 2 : 보컬 연습 리뷰

안녕하세요. 크림슨 27기 보컬 한승희 입니다. 메인이 끝나고 이것저것 바쁘게 살다 보니 어느새 민간인으로서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 쓰기로 약속한 글이 2개나 남았기 때문에, 끝났다는 허무함을 뒤로한 채 마저 매듭을 짓고자 합니다.

사실 저번 주에 이 글을 다 쓰려고 했습니다만, 주저리주저리 쓰다 보니 괜히 혼잣말 하는 것 같아 글을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공연후기 때처럼 길게 쓰기보다는, 간단하게 제가 어떤 것들을 시도했는지 써보려고 합니다. 반 병쯤 남은 위스키를 이 글을 다 쓸 때까지 비울 예정이기 때문에, 문장들이 다소 난잡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글에 앞서 꼭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저는 노래를 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실 이 글을 올리기에도 많이 부끄럽습니다. 목적은, 앞으로 많은 보컬들이 이 게시판을 채워주는 것 입니다. 크림슨이라는 동아리가 오비들의 애정과 지식을 원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이지요.

제가 시도한 방법들은 크게 운동, 발성, 실가창의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운동은 복식호흡을 위한 코어운동, 폐활량을 위한 유산소 운동, 그리고 올바른 호흡 사용을 위한 호흡운동으로 나뉩니다. 발성은 유투브를 많이 찾아봤지만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네요. 실가창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가사집을 만들고, 녹음을 하는 과정입니다.

1. 운동은 매일 해야 한다.

학생 신분으로 하는 밴드이기 때문에, 항상 연습할 시간은 없고, 요구되는 능력은 많습니다. 특히나 저는 통학이었기 때문에, 일단 집에서 나오면 씻을 곳이 없어 무조건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씻어야 했습니다. 운동은 매일 해줘야 체력이 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1) 10분 ~ 20분 정도 뜁니다.

보통은 집 앞 공원에서 뛰었습니다. 뛰면 땀이 나고 숨이 가빠오며 호흡이 위로 올라올 텐데, 뛰는 동안 계속해서 호흡을 내리는 것에 신경 써야 합니다. 또한 운동 후에 찬물은 마시지 않고,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물을 마셔야 목에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나중에는 30초마다 2초 들이마시고 8초 내쉬는 호흡운동을 혼합하여 진행했습니다. 헬스에 다닐 때에는 10km/h 로 10분 뛰고, 12km/h 로 나머지 10분 뛰었습니다.

2) 플랭크 + 레그레이즈

플랭크는 원래 일정 시간 동안 뻐기는 것이 목적입니다만, 정식 방법으로 하면 자꾸 어깨와 목 부근에 힘이 들어가서 지속적으로 배와 등에 힘이 들어가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플랭크 정식 자세에서 2초간 허리를 밑으로 내리고, 2초간 허리를 위로 올리는 방식으로 했습니다. 이를 처음에는 20회 했고, 점차 늘려 40~50회 했습니다.

레그레이즈는 엉덩이 밑에 손을 빼고 해야 복부에 힘이 더 많이 들어갑니다. 역시 20회 했고, 점차 늘려 40~50회 했습니다. 플랭크와 번갈아 하면서 각각 3세트 진행합니다.

3) 호흡 운동

2초 빠르게 들이마시고, 8초 내쉽니다. 앞쪽 배, 옆구리, 등 각각을 중심으로 3번씩 반복해줍니다.

다음으로 10초 천천히, 최대한 들이마신 뒤 30초 참고 20초 내쉽니다. 내쉴 때 명치 기준 위쪽으로는 힘이 들어가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호흡이 나가는 길은 머리를 최대한 거치도록 합니다. 이 부분이 설명하기 많이 어려운데, 코를 막고 코로 호흡을 내보내려고 힘을 주면 귀에 압력이 들어가고 먹먹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이 때와 비슷한 느낌으로 내쉬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코와 입에서 동시에 공기가 빠져나갑니다. 10초 들이쉬는 것은 유지한 채, 참는 시간과 내쉬는 시간을 늘려갑니다. 저는 10초, 50초, 30초까지 했습니다. 역시 3회 이상 반복합니다.

여기까지 하면 기초 체력운동은 끝나며, 안하고 노래를 한 날과 하고 노래를 한 날의 발성이 엄청나게 많이 차이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여의치 않은 날이라면 호흡 운동이라고 해줘야 합니다.

2. 발성 (요약 : 장효진 영상 보세요)

저는 막 부르면 흉성으로 나오고, 호흡이 올라갔으며, 목에 힘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목이 쉽게 쉬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 곡을 혼자서 완곡하기가 힘들었고, 중음역대부터 많이 힘들어 했지요. 그래서 연습을 본격적으로 연습하기 시작할 무렵 발성에 관해 특히 많이 알아봤고, 유투브를 많이 봤습니다. 대부분은 자기 학원, 자기 레슨 받으라고 광고하는 영상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게 설명을 하더군요. (그런 영상들은 보통 발성이 안정된 사람들이 봤을 때 이해됩니다. 즉, 쓸 데 없습니다.) 그러던 중 장효진 영상을 봤습니다. 정말 시원하게 설명했고, 제 생각에 장효진 영상이 최고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합숙레슨도 받아보고 싶네요.

발성 부분은 사실 글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만나서 설명하기도 힘든데 글로 어떻게 설명할까요. 또한 저는 보통 말하는 정석적인 방식으로 발성연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힘드네요. 대충 말하자면, 위의 `호흡 운동` 에서 찾은 공기의 흐름을 그대로 이용하고 성대접촉을 정확히 하여 가성을 내보면 됩니다. 머리 어딘가에서 공명이 일어난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 공명점을 기억해서 같은 음을 내는데 조금씩 공기 압력을 세게 해주어 진성을 섞어줍니다. 처음에는 잘 안 될 것이기 때문에, 목을 조여서 내 본다면 소리가 나기는 할 겁니다. 그러나 이 때 공명점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손을 귀에 가져다 대면 어찌되었건 공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나이 많은 할머니가 내는 이상한 소리가 날 것인데, 여기서 목에 힘을 주는 것을 점차 줄이면 됩니다.

스케일 연습은 발성연습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딱히 적을 카테고리가 없어 여기에 적겠습니다. 스케일 연습은 기타로 치면 `튜닝` 입니다. 노래의 정확한 음을 알고 노래하는 것 이전에, 그 음들을 정확히 낼 수 있게 튜닝하는 것이지요. 때문에 스케일 연습도 매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 기타프로로 mp3를 만들어 연습했는데요. 피아노 기준 1옥타브 도레미파솔파미레도 를 반음씩 올려 3옥타브 도레미파솔파미레도 까지 연습했습니다. 연습을 계속 하다 보면 음역대가 올라가는 것도 느낄 수 있습니다. 원래는 컨디션이 좋아도 3옥타브 도부터 힘들었지만, 메인 끝날 때쯤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끝까지 무난히 할 수 있었네요.

3. 실가창

1) 곡 따기

제발 부탁입니다. 핸드폰으로 가사 보지 마세요. 자기 가사집을 만들기 바랍니다. 기타가 곡을 딸 때를 보시면 됩니다. 곡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바이브레이션이 어떤 속도로 들어가는지, 음을 찍는지 올려 넣는지, 끝처리를 흘리는지 끊는지, 음색은 클린으로 들어가는지 살짝 긁는지 혹은 아예 긁는지, 어디서 호흡을 끊고 어디서 다시 호흡을 들이 마셔야 하는지, 강약 조절은 어떻게 하는지 등 모두 봐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가 어떤 곡들을 땄는지를 적고(쓰다 보니 너무 노가다 네요), 제 노트의 몇 곡들을 첨부하겠습니다. 3번 카테고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1> 노랑이 - 1학년 11월까지 쓰던 노트입니다.

Queen – the show must go on (처음으로 방법을 적용한 곡이네요. 호흡조절이 힘듭니다.)

로펀 – 몽유병 (콧소리가 특징입니다.)

유정석 – 질풍가도 (이건 2학년이 되어서야 완곡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박린킨 – given up (왜 했지)

Sonata arctica – paid in full

브발 – noname (이서현의 클린톤 솔로ㅋ)

브발 – get your gun (반 특유의 톤과 어택감, 마지막 28마디 장음이 힘듭니다. 아니 못해요.)

Soad – tentative (이 곡은 사실 따는게 문제가 아니고 당시에는 음이 너무 높아서 힘들었습니다.)

Mcr – dead

브발 – 알루미늄 (절대 쉽지 않습니다. 마지막 장음까지 하려면 체력이 좋아야 합니다.)

신해철 – 그대에게

이승기 - J에게 (은근히 쉬운 노래)

27 th – 화사

2> 합주곡 노트 – 1학년 후기부터 합주용 곡들을 연습한 노트입니다.

큰아재 – take cover (쉰 듯한 목소리, 끌어올리는 바이브레이션, 고음에서 스크래치)

Toto – hold the line (이 곡을 한 뒤로 소울에 대한 욕심을 완전히 접습니다.)

오지오스본 – bark at the moon

윤도현 – 박하사탕 (체력을 요구하는 노래)

Trivium – dying in your arms

Mcr –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원래는 노래를 연습했으나 기타를 치게 된 노래.)

로펀 – 이 밤이 지나면

Helloween – power (쉬는 구간이 없어서 은근히 어렵습니다.)

Muse – Stockholm syndrome (음색과 가성의 음압감에 신경써야하는 노래)

오지오스본 – 미친열차 (노래가 워낙 쉬우니 연습을 안하…ㅁ…읍읍)

Hoobastank – the reason (중간 고음을 완벽하게 소화한다면 복식호흡 완벽한 사람)

Stratovarius – unbreakable (어렵지는 않으나 집중하지 않으면 훅가는 노래)

Europe – the final countdown (원곡 말고 김경호 커버버전으로 땄음)

윤도현 – 붉은 노을 (쉬운 노래)

Muse – mk ultra (쉬운 노래)

27 th – snow flower (멜로디를 직접 썼지만 라이브가 힘들었던 곡)

Within temptation – titanium

Shinedown – diamond eyes (ㅗㅗ)

김광석 – 먼지가 되어 (평창 ㅗㅗ)

30초후 화성 – attack (이 곡으로 드디어 동기들이 저에게 긁는 노래를 시키지 않게 됩니다.)

넥스트 – 해에게서 소년에게 (쉬운 곡, 이펙터를 잘 사용해야 함)

Rhapsody – emerald sword (대충 부르려다 은근히 어려워서 연습 좀 한 곡)

원옼랔 – the beginning (체력을 많이 요구하며, 일본어 외우기 어렵다.)

원옼랔 – nobody’s home (공연 1주일 전에 맞춘 곡이라 가사 다틀렸다.

3> 연습곡 – 다양한 곡들을 시도해 보고, 자신에게 가장 맞는 방향을 찾은 뒤, 그 방향을 파내는 작업입니다. 곡을 연습함에 따라 그 가수의 특성도 알 수 있고, 자신에게 맞는 발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고음충이기 때문에 고음 위주로 연습했습니다.

김경호 – 아버지 (정말 좋은 노래입니다. 그냥 들어도 좋은 노래 이고, 연습에도 좋은 노래입니다. 김경호의 창법을 중음역대에서 연습해 볼 수 있습니다. 미성, 뜬 호흡, 바이브레이션, 걸치기, 발음에 따른 공명점 차이 모두 느낄 수 있습니다.)

A7x – acid rain (고음에서 긁고, 그 다음 바로 나오는 고음에서 클린을 내야 하는 곡입니다. 긁는 음색 연습하기 좋은 곡입니다.)

Stratovarius – black diamond (지쳐도 바이브레이션을 챙겨야 하며, 찍는 음들 조심해야 하고, 마지막 고음까지 체력분배를 잘 해야 합니다.)

김경호 – 금지된 사랑 (완곡하기 진짜 어렵습니다. 입실렌티 때 이 곡으로 부탁 받아서 넙죽 받아 무대에 섰다가 또 다른 트라우마를 만든 곡입니다.)

Kamelot – under grey skies (아버지와 같은 곡입니다. Tommy 의 음색, 흉성스타일, 끝처리 등을 정말 잘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마지막 코러스 전 장음까지 하는 데에 4개월 걸린 것 같습니다.)

Stratovarius – paradise (패기와 함께 시작했지만 폐기된 노래)

Stratovarius – forever is today (인생곡입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두성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곡이 달라집니다.)

김경호 – 영원의 성 (너무 쳐지지 않고 절제된 감정을 살려야 합니다. 어렵습니다.)

Journey – separate ways (음역은 높지 않기 때문에 불러볼 만 합니다. 김경호 버전으로 따면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습니다.)

Dio – rainbow in the dark (중음~고음 만 나오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듭니다.)

Stone sour – through glass

Stryper – to hell with the devil (김경호 버전으로 했습니다. 샤우팅 연습하기 좋습니다.)

하현우 – lazenca save us (2월에 연습하기 시작해서, 겨우 가을정기 때 완곡했네요. 다 쉽습니다만 체력분배를 정말 잘 해야 마지막 샤우팅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국카스텐 – 나 혼자

Stryper – the way (바이브레이션, 음 찍기, 체력, 중고음 발성, 체력 모두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곡을 오디션 곡으로 하면 어떨까 합니다.)

Edguy – vain glory opera

Kamelot – insomnia (음역이 높지 않기 때문에 부르기 쉽지만, 음색과 분위기를 살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 입니다.)

국카스텐 – 한잔의 추억 (할 만 합니다만, 하현우의 고음스크래치를 살리기도 어렵고, 나가수 버전의 마지막 부분은 체력적으로 아직도 못하겠네요.)

Dio – man on the silver mountain (김경호 cover)

버즈 – 겁쟁이

Stryper – in god we trust (중고음이 없고 중음과 고음밖에 없습니다. 도전해 볼 만 합니다.)

하현우 – 매일 매일 기다려 (쉬운 줄 알았습니다만, 연습할수록 어려운 노래입니다. 디테일 챙기자니 체력 분배가 안되고, 마지막 고음을 하려면 그 전 고음을 싹 대충 불러야 하는데 그러면 곡의 완성도가 망가지고… 그런 곡입니다. 고음 잘 하고 체력도 좋다면 도전해보세요.)

Helloween – I want out (공명점을 자유자제로 움직일 수 있어야만 부를 수 있습니다. 2학년 1학기 때는 제대로 부르지 못했지만, 여름 넘어가면서 할 수 있게 됐네요. 원곡은 다들 별로라고 해서 sonata arctica 버전으로 공연했습니다. Sonata arctica 버전은 반음 낮춰있어서 좀 더 여유롭게 했던 것 같습니다.)

Skid row – youth gone wild

Stratovarius – will the sun rise (I want out 의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정말 어려운 곡입니다.)

Stratovarius – find your own voice

(써놓고 보니 그렇게 많은 곡들을 연습하지도 않았네요.)

<예시1 : Queen - The Show Must Go On - 1p>

<예시2 : Rhapsody - Emerald Sword>

<예시3 : Kamelot - Under Grey Skies>

2) 녹음 – 마지막 잔을 따랐습니다. 내일 체크아웃은 잘 하겠죠.

녹음 정말 중요합니다. 보컬은 특히 부르면서 모니터링이 안되기 때문에, 자기가 잘 부르는지 아닌지 잘 모릅니다. 또 다른 사람이 들은 것과 자기가 부르면서 느낀 것은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에, 녹음을 한 뒤 직접 들어봐야 합니다. (물론 나중에 되면 대충 자기가 어느 정도 불렀는지 감이 옵니다. 발성에서 느끼는 것 때문에 말이지요.) 처음에 녹음한 것을 들으면, 답이 없습니다. 다 틀렸고, 잘 불렀다고 생각하는 부분들도 음이 나가있고, 발음도 들어주지 못 할 수준이니 말입니다.

물론 연습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녹음하고 다시 듣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주일에 한 번, 연습곡들을 죽 부른 뒤 녹음한 것을 들으며 가사 노트에 보완점들을 적었습니다. 혹은 그냥 2시간동안 연습하면서 녹음기를 켜놓고, 집에 가면서 주요 부분들만 듣고 다음 날 보완했습니다.

위에까지 써놓고 여행에서 돌아왔습니다. 후배님들을 위해 남기고 싶은 말들이 많지만, 딱 한 마디만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달려보세요.

이제 하나 남았군요. 보컬 이펙터 리뷰는 좀 더 서둘러서 써야 하겠습니다.

from http://rockcrimson.tistory.com/56 by cc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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