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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여행 1일 - 첫날은 쉽게쉽게 구경하기

첫날은 쉽게쉽게 구경하기

몇달 전 며칠간 다녀온 Seattle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DC와 종종 헷갈리는 워싱턴 주의 대도시로, 스타벅스 (Starbucks) 의 본점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고, 보잉사 (Boeing) 나 세계 최고 갑부들의 회사인 아마존 (Amazon) 과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가 주변 도시에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뭐 이런 몇가지로 이 유명한 도시 및 그 주변을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싼 티 나는 설명이 아닌가 싶다. 나름 미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나 다양한 산업과 요즘 뜨고 있는 부동산, 그리고 언제나 청청한 자연환경 등을 빼고는 이 도시를 다 설명할 수가 없다. 나 역시도 이렇게 설명하긴 싫다만, 그래도 이곳을 구경해본 적이 없는 분들이라면 이런 몇가지 점만 들어도 이 지역을 간략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몇 가지만 들어봤다. 그렇다고 해서 시애틀의 인구는 2018년 기준으로 73만명 정도에, 광역권을 포함하면 387만명으로 미국에서 15번째로 큰 지역이고, 기후는 대륙서안기후로 쉽게 말해 여름에 덜 덥고 겨울에 덜 춥고... 이런 설명은 인터넷으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내용이니 생략하도록 하겠다. 간간히 입이 간질간질하면 아는 내용들을 조금씩 추가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참고로 이번에 찍지 못한 사진들이 몇 장 있어서 예전에 왔을 때 찍은 사진도 간간히 넣었다. 그러다 보니 주변 사람들 옷이 여름 옷에서 겨울 옷으로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시간이 조금 달라 보이기도 하는데... 귀엽게 이해해주시라 믿는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 보통 이곳 시애틀에 올 경우 워싱턴 주나 인근 주에서 오는 사람이 아니라면 보통 항공편을 이용할 것이다. 주변 큰 공항으로는 Seattle-Tacoma International Airport (SeaTac Airport라고도 하며, SEA는 IATA 코드명) 이 있다. 나름 국제공항이지만, 미국의 다른대도시의 국제공항 정도의 사이즈는 아니다.

공항에 내려서 시애틀까지 가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대략 30~40분 정도가 걸린다. 솔직히 어디나 그렇겠지만, 미국선 도시마다 특색이 있어서, 어느 도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좋고, 어느 도시는 렌터카를 이용하는게 좋기도 하다. 시애틀의 경우는 렌터카가 나을 것이다. 참고로 시애틀은 언덕이 많고 걷기가 그닥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도시 외에 바깥쪽도 구경할 곳이 많이 있다. 또한 주차비도 크게 비싸지 않다는 것. 이 도시를 여러번 와봤지만,도시 여저저기에 주차공간이 넉넉한 편이다. 주차를 못해 차를 뱅뱅 동려본 적은 거의 없었다. 물론 Uber나 Lyft (카풀 옵션은 대략 $12~$30 사이, 택시 옵션은 $26~$35 정도 (2019년 1월 기준)) 같은 택시를 이용해도 좋겠지만, 솔직히 $35 정도면 요즘 미국에서 하루 중간급 승용차 렌터카 값하고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Pike Place Market에 갈때는 주로 Pike Place Market Parking Garage를 이용한다. 마켓에서 제공하는 주차장이기에 가깝기도 하지만, 가격도 그닥 비싼 편은 아니다. 1~2불 아끼자고 멀리 주차하면 이동하는 시간이 더 든다는 것. 결국 시간이 돈이기에 가격 차가 크지 않다면 가까운 곳에 주차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차를 하고 엘레베이터를 이용하여 Pike Place Market에 가면... 정말 우리네 시장같은 곳이 나온다. 먼저 제일 잘 알려진 Pike Place Market의 시장 입구. 사실 별거 없다. Pike Place 길에 있는 Market 이란 거고, 다른 이름으로는 Public Market Center, 즉 공동 마켓 정도? 내부로 들어가보면 우리나라 수산물 시장과 별 다를게 없다. 얼음에 생선을 넣어두고 파는 신선한 생선들이 즐비하다. 물론 워낙에 관광지다보니 가끔 생선을 파는 모습이 쇼를 보는 것과 같은 연출을 하기도 한다. 시선을 끌기 위한 것이랄까?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바쁠 지경이 된다. 별건 없어도 한 30분 시장에서 왔다갔다 하다보면 왁자지껄한 곳이 나온다. 거기 가서 사진을 찍으면 될듯. 생선도 괜찮긴 한데... 생각보다 사이즈가 대단들 하다. Airbnb나 residence hotel 등에 머물지 않는다면 사실 생선 사다가 먹을 곳이 그닥 마땅치가 않다.

잠시 시장 밖 Pike Place에 나와 보니, 작은 공연이 진행중이었다. 식구인듯 식구아닌 사람들이 모여 작은 공연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수준 높은 공연은 아닌데 가족 공연 수준이다보니 사람들도 지나가며 듣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 Pike Place Market을 다니다보면 돼지 동상이 종종 보인다. 이 시장의 마스코트 정도 수준이랄까? 사실 그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 시장과 뭐 딱히 관련이 있는건 아니다. 이 녀석들의 이름은 Rachel the Piggy Bank. 처음엔 한마리로 시작해서 이젠 시장 구석구석에 여러마리가 배치되어 있다. 사연인 즉, Pike Place Market Foundation에서 지역의 저소득층 지원을 위해 1986년에 만든 동상 겸 저금통이다. 이 단체가 워싱턴 주의 Whidbey Island 출신 조각가 Georgia Gerber에게 부탁하여 제작하였다. Rachel이란 이름은 1985년 당시 Island County Fair에 그가 데리고 나온 750 파운드 (대략 340 kg)의 돼지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그의 이름으로 이 돼지 저금통 동상을 만든 것이다. 현재는 이 지역의 비공식 마스코트가 되었으면 1년에 대략 1만불 정도를 모은다고 하니, 아주 크지는 않더라도 이 지역 저소득측에 톡톡히 도움이 되는 녀석임에는 틀림이 없는듯 하다. 군데군데 잘 찾아보기 바란다. 현재 알기로 3마리인데, 더 생겨났을 수도 있고, 다른 곳으로 옮겼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젠 이곳의 최고의 명소(?)인 스타벅스 본점을 찾아봐야겠지? 생각보다 크게 기대할 것은 없다. 아래와 같이 그냥 좀 오래된 스타벅스 매장만 있을 뿐이다. 스타벅스 컵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듯, 스타벅스는 1971년에 설립되었으며, 이곳 Pike Place에 첫매장을 오픈하였다. 우리가 종종 마시는 medium roast coffee의 이름이 Pike Place인 것도 사실 이 길 이름을 쓴 것이다. 운이 좋게 이번엔 매장에 사람이 많지 않았다. 사실 아래 사진 정도면 사람이 없는 수준이다.

역시나다. 계속 사람이 없을 줄 알고 잠시 다른 곳을 다녀왔더니 저 앞에 보이는 것처럼 매장에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만들어진 줄이 장난 아니다. 이 Pike Place 길에 있는 이 빌딩의 아케이드에서 오직 이 스타벅스 매장만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고로, 만약 이곳에 갔는데 사람이 별로 없다면 신의 은총이 따른 것! 바로 들어가 매장 구경하면 될듯 하다. 그런데 큰 기대는 금물. 솔직히 여느 동네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소품이 조금 더 있고, 스타벅스 초기 갈색 로고가 있는 머그컵을 파는 정도를 제외하면 다 똑같다. 심지어 커피 맛도 똑같으니, 시간이 없다면, 동네에서 맛보는 스타벅스 맛 생각하고 그냥 나와도 좋을 것이다.

이건 지난 겨울에 갔을 때 밖의 모습... 역시 신의 은총은 자주 오지 않는다는 것 ㅋㅋ

그런데, 이 스타벅스 매장이 있는 이 아케이드에 나름 괜찮은 매장들이 몇개 있다. 첫번째로 Piroshky Piroshky로 러시아식 빵가게다. 스타벅스 매장을 정면으로 바라봤을때 오른쪽에 있는 상점이다. 대략 20여 종류의 빵들을 팔고 있는데, 고로케 같은 음식들도 많이 있다. 모든 빵을 시도해볼 수는 없었지만, 고로케나 몇가지 음식은 맛이 꽤 좋았다. 단점은 계속 만들면서 손님을 받는 관계로 타이밍이 안맞으면, 아래아래 사진처럼 종종 빈 칸이 보일 때가 있다. 늦지 않은 시간이라면 계속 만들겠지만, 문 닫는 시간 즈음에 가면 좀 안좋을 수도. 여기도 나름 줄을 서서 들어가니 스타벅스 매장에 줄이 너무 길면 여기를 먼저 다녀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하다.

다음은, 스타벅스에서 Piroshky 매장을 지나 한 블럭 건너가면 있는 Beecher's Handmade Cheese. 매장에서는 이름 그대로 치즈를 만들면서 판매도 하는 곳이다. 그와 더불어 Mac & Cheese를 판매하는데, 이곳 역시 사람이 많은 편이다. 맛은 좋은데 단점은 자리가 그닥 많지 않다는 것. 자칫 음식을 받고 나가서 먹어야할 수도 있는데, 그보다는 조금 기다리면 자리가 금방 난다. 음식 자체가 간단해서 오래 먹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 가능하면 매장에 들어갔을때 오른쪽에 유리창 자리를 잘 확인하자. 치즈 만드는 모습이 유리창 건너편으로 잘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번엔 바닷가에서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찾아보자. 조갯살로 만드는 죽인, clam chowder. 스타벅스에서 Beecher's를 지나 걸어서 대략 1분거리, 스타벅스로부터는 걸어서 2분 거리다. 구조상 Pike Place Market의 뒷길에 있는 곳이라 조금 복잡할 수도 있어, 아래 지도를 확인하면서 가면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다. 매장 이름은 Pike Place Chowder. 이곳 역시 사람이 무척이나 많다. 최소 30분은 줄을 서서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두고 가는게 좋다. 마찬가지로, 아케이드 구조의 건물에 있는 곳이다보니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자리가 마땅치 않다. 복도에 있는 간이 테이블이 몇개 있는데, 미리 자리를 잡아두기도 참 미안할 정도로 매장에서 받은 식판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선진 시민답게 너무 일찍부터 자리 잡아 다른 사람들도 먹기 힘들게 하는 일은 조금 피하는게 좋지 않을까 한다.

30여분을 기다려 도착한 주문대 앞. 생각보다 간단한 메뉴판에 선택을 고민할 필요가 줄어드는 안도감이 느껴진다. Chowder 쪽은 다 괜찮은 편이니, 재료에 맞게 본인의 취향을 고려하여 시키면 될 듯하다. 보기 좋게, 먹기 좋게 빵에다가 넣어 달라고 (메뉴판 오른쪽 아래 그림처럼) 할 수도 있는데, 보기에 괜찮지만 그닥 효율은 떨어지니 빵을 하나 추가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암튼 본인의 취향대로 즐기면 될듯.

오늘은 시애틀 시내 구경을 요정도로만 하는 걸로 하고 점심을 먹으러 출발~. 사실 어디가 제일 맛있다 이런 말을 하기 쉽지 않다. 개인 취향이 너무나 다르니 말이다. 하지만 시애틀에 가면 종종 들르는 식당이 있는데, Lecosho라는 미국 식당이다. 위치는 아래 보는 바와 같이, Pike Place Market에서 나와 남동쪽으로 가다보면 나온다. 아랫길을 이용할 경우 나중에 위로 계단을 이용해 걸어 올라와야 하니, market을 나올때 윗길을 이용하는게 아무래도 편할 듯 싶다.

매장은 그냥 평범 혹은 약간 좋은 비주얼이다. 손님들도 대체로 좀 차려 입고 오는 곳처럼 보인다. 여기는 돼지고기 음식들이 맛이 좋다.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으니 여행객의 마음으로 들러보면 좋을 듯 하다.

오늘은 두장소만 더 소개를 하기로 하자. 하나는 스타벅스의 자매품(?) Starbucks Reserve Roastery. 요즘은 스타벅스 본점보다 이곳 Starbucks R이 더 유명한 듯 싶다. 스타벅스 본점에서 걸어가기는 조금 무리일 수도 있으나 못걸어갈 거리는 아니다. 차가 없다면 걸어가도 괜찮을 듯 싶다. 차가 있다면 Starbucks R 매장 밖 주변에서 길거리 주차를 하면 될듯 싶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여기는 주차공간을 찾는데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는 점은 고려를 하자.

스타벅스와 달리 Starbucks R은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어, 매장 아넹 진열해 놓은 자체 상품들은 동네 기념상품 정도인 스타벅스 머그컵과는 비교가 안된다. 안에서는 직접 로스팅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과거 기차역 플랫폼에서 다음 열차를 보여줄때 '다다다다다다~' 하며 넘어가는 다음 열차표시하는 것과 같은 녀석이 여기선 커피 로스팅 상황을 보여주는데 이것 역시 나름 보기 좋다.

하지만 주의할 것은, 일반 스타벅스보다는 커피 값이 조금 더 비싸다는 점. brewing 하는 방식이 좀 다양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요즘 pour over 만 하는 곳보다는 여기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내려주는 곳이 많기 때문에 크게 신기한 것은 좀 적을 것이다. Tasting Journey를 주문해놨다. 쉽게 말해 sampling이라고나 할까? 세가지 커피 맛을 즐겨볼 수 있는데, 가격은 $28.50. 여기에 tax와 tip을 더해야 하니 솔직히 sampler 세개 먹고 낼 가격으로는 많이 센 편이다. 단지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해볼만 하지만, 뭔가 큰 기대를 하고 주문을 하겠다면 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두 가지 향과 세 가지 향을 맛보는 tasting journey를 주문했다.

매장 한 가운데 아일랜드식 테이블을 깔아놓고, 그 안에서 직원들이 일을 보는 구조이다.

주문을 받은 직원이 아래와 같이 직접 그 앞에서 커피를 내려준다. 솔직히 화려해보이지만 요즘 많이 쓰는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는거니 그냥 눈으로 즐기면 될듯 하다. 참고로 이 직원들은 좀 많이 친절하다. 미국서 괜한 공짜 친절은 없다. 나중에 tip 많이 달라는 말이니, 그 친절에 모두 반응하면 그만큼 tip을 많이 줘야 한다는 것도 같이 생각해두면 좋을 듯 싶다.

먼저 나온 세 가지 향 tasting journey와 바로 뒤따라 나온 두 가지 향의 tasting journey. 또 하나 참고 사항. 앞서 말했듯, sampler 정도의 커피들이 나온다. 그렇지만, 맥주도 sampler로 작게 여러번 먹으면 취하는 것처럼, 커피도 하나하나의 양은 적지만 다 합치면 그래도 보통 커피 이상의 양이다.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주문 시간도 참고를 잘 하는게 좋지 않을까 한다.

사실 Starbucks Reserve가 한국 사람들에게 그렇게 신기한 것은 아닐 것이다. 서울 홍대입구 역에도 하나 있고, 강남의 COEX에도 하나가 있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매장들은 이곳 시애틀에 있는 Starbucks Reserve와는 좀 다를 것이다. 여기서 구경할 수 있는 roastery도 괜찮은 경험일 듯 싶다. 시간이 된다면 한번 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저녁이 돼, 저녁을 먹을 곳을 찾아 나섰다. 솔직히 clam chowder를 먹은 것 빼고는 아직까지 바닷가에 왔다는 느낌이 드는 음식은 먹지를 못했다. 차도 있겠다 하여, 차를 몰고 시애틀 북쪽으로 차를 돌렸다. Chinook's at Salmon Bay. 시애틀 북쪽 부둣가에 있는 식당이다. 고급식당은 아니었지만, 나름 이 주변에서 인기가 꽤나 있는지 가족단위 식구들이 엄청 많았다.

매장에 들어오니 고기잡이 사진으로 한껏 도배를 해놨다. 직접 저렇게 잡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데코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부둣가에 있는 식당답게 바닷가의 신선한 해물을 먹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들뜬다.

두 가지 요리를 주문해봤다. 잘 모를때는 역시나 today's special이 최고. Blue Plate Special이 있길래 이 녀석 하나와 새우와 연어를 곁들인 샐러드를 주문했다. 역시 동네서 사먹는 냉동생선과는 많이 달랐다.

맛있게 배를 채우니 깜깜한 밤이 됐다. 다시 차를 몰고 숙소로 돌아갈 시간. 내일이 또 기대되는 밤이다.

from http://taji-saenghwal.tistory.com/16 by cc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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