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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시그널 감상 후기(줄거리 스포 주의)

시그널

tvN|16부|2016.01.22.~2016.03.12.|연출 김원석|극본 김은희|출연 이제훈, 김혜수, 조진웅, 장현성, 정해균, 김원해, 이유준, 김민규 등

현재와 과거를 잇는 시그널. 우연히 발견한 낡은 무전기, 작동할 리가 없는 이 무전기는 어김없이 같은 시간에 소리를 낸다. 해영은 무전기를 통해 과거에 있다는 형사 이재한과 소통한다. 각자의 시간에서 같은 사건을 다르게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 밤도 늦은 11시 23분, 무전이 시작되면 미제 사건들도 재조명된다.

박해영|배우 이제훈

과거의 일로 세상을, 특히 경찰들을 불신하지만 정작 직업은 프로파일러 경위다. 버려질 예정이었던 무전기 하나를 가지게 되고, 장기 미제 전담팀의 팀원이 되면서 해결되지 못한 사건들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처음에는 팀원들과 어울리지 못하지만 점점 동화되어 간다.

차수현|배우 김혜수

베테랑 중 베테랑 형사. 그런 수현에게도 쩜오라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잊지 못할 사람도 있다. 재한의 존재를 아는 박해영이 수상하기 그지없다.

이재한|배우 조진웅

상남자라 하던가, 우직이라는 단어만큼 그를 잘 설명할 단어도 없다. 말도 안되는 해영과의 무전을 통해 과거에는 안됐어도 미래에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진다.

그 외에도 더 높은 자리로 오르고자 하는 욕망으로 가득찬 김범주(배우 장현성), 범주와 함께 이재한과의 인연이 있는 안치수(배우 정해균), 오합지졸 취급을 받지만 미제 사건을 함께 해결해가는 김계철(배우 김원해), 정헌기(배우 이유준)까지.

시그널은 김원석 PD와 김은희 작가가 함께한 작품이다. 김원석 PD는 세상이라는 바둑판에 던져진 현실 속 미생들을 그린 <미생(극본 정윤정)>의 PD로도 유명하다. 김은희 작가는 한국형 의학수사물로 소문난 <싸인(장항준 공동)>, SNS가 만든 역기능과 그에 대한 경고를 담은 <유령>, 실종된 대통령과 경호원의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 <쓰리 데이즈> 등을 집필했다.

미제 사건을 조심스럽게 다룬다. 과거와 현재가 무전으로 이어진다는 설정, 재한과 해영의 조합은 둘을 <롱디스턴스 커플> 약칭 <롱디 커플>로 불리게 했다. 재한을 향한 수현의 마음과 눈물나는 재회까지. 하지만 시그널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사랑은 아니다. 시그널의 시작은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미제 사건 피해자들과 그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것이었다고 한다. 장르물의 대가라 불리는 김은희 작가는 시그널을 쓰면서 참 힘들기도 참 힘들었다고 한다. 고민도 많이 한 듯하다. 혹시라도 특정 지역을 연상시킬 수 있다며 실재하지 않는 지역 이름을 쓴 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경기남부나 계수동은 실재하지만 홍원동이나 인주시는 실재하지 않는다. 모 작품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고, 특정 지역의 이름을 제목으로 사용한 한 작품을 예로 든다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설정이다. (여기저기서 주워보고 주워들은 내용들이라 이 부분들의 출처가 정확하지는 않은 점은 양해를 부탁드린다...)

방송 초기 이제훈의 발음이 워낙 단정하고 딱딱 박히는 지라 연극톤이라든가 어색하다든가 하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귀에 콕콕 박히는 대사 처리, 후시 녹음인가? 16회가 마치 하나의 영화처럼 완벽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음악도, 영상도, 연기도, 이야기도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다. 시즌 2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신다면 이 배우들 그대로 나오기를 소망한다. 다만 아주 중요한 역할의 배우가 출연하지 않겠다는 식의 의사를 밝히기도 해 미리 아쉽기도 하다. 본인이 그렇다면 또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1화, 2화 무전의 시작(김윤정 유괴 및 살인 사건, 서형준 살인 사건)

톱스타의 스토커 혐의로 진양서 차수현 경위에게 끌려간 남자는 사실 북대문 지구대 소속의 경위 박해영이다. 진양서를 나서던 해영은 낡은 무전기에서 나는 소리에 응답하고, 무전기 너머의 이재한이라는 남자가 말한 사건이 궁금해진다. 게다가 무전기가 방전 상태였다니... 결국 자신이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재한이 말했던 곳으로 찾아간 해영은 놀라고 만다.

15년 전 그 날은 비가 내렸다. 초등학생 해영은 낡은 우산을 펼치는 것이 부끄러워 그냥 비를 맞고 가다가 뒤를 돌아봤고, 윤정은 어떤 여자와 함께 사라졌다. 하얀 블라우스에 무릎을 덮는 치마, 붉은 하이힐을 신은 여자와 함께... 윤정의 엄마는 차갑게 식어서 돌아온 딸아이의 억울함을 풀고자 오랜 시간 같은 자리에서 호소했다. 그리고 이제 그 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나려 한다.

3화 장기미제사건전담반(경기남부 연쇄살인 사건)

경찰청에 장기미제사건전담반이 신설되고, 수현이 팀을 떠맡게 된다. 수현과 같은 팀에 있던 계철 역시 함께 인사이동하고, 증거물감식요원 정헌기도 팀원으로 합류한다. 팀이 처음 배정받은 사건은 1987년 12월 3일, 경기 남부 오성산 인근 논두렁길에서 발견된 최초의 피해자를 시작으로 3년동안 10명의 희생자들이 발생한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 모두 등 뒤로 손발이 결박된 채 목이 졸리고, 독특한 매듭, 특정 옷 색깔이 표적이라는 사회적 괴담까지 떠돌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경찰이 천여 명이나 투입되고도 해결하지 못한 데다가, 증거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20년이 흐른 사건을 해결하라는 것도 속 터지는데 해영까지 팀원이라고 나타나 수현과 계철의 속을 긁는다. 완벽한 구성이자 엉망인 팀 하나가 꾸려졌다.

경기남부 연쇄살인 사건은 재한의 첫 사건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수현은 재한이 더 생각난다. 해영은 여전히 재한을 찾기 위해 이재한이라는 이름을 가진 경찰들을 모두 뒤지는 중이다. 그리고 늦은 밤, 해영은 그토록 찾아 헤매는 재한과 또 다시 무전을 주고받는다.

4화 과거에서 무전이 온다면(경기남부 연쇄살인 사건)

해영은 방금까지 보고 있던 자료의 내용이 바뀌는 일을 겪고 혼란스러워 한다. 터무니 없지만 무전이 과거에서 왔을 거라 생각하고, 그 생각은 점점 확신이 된다. 과거의 재한 역시 해영이 알려주는 단서들과 답들에 머리가 복잡하다. 제 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없고, 사건은 해영이 말한대로 흘러가니 미칠 지경이다.

현재에 있는 해영과 수현은 사건의 실마리가 될지 모를 당시 버스 안내원 황민주의 동료 정경순을 찾아가지만 이미 숨을 거뒀다. 과거에 있는 재한은 사건의 용의자 취급을 받아 유치장에 갇히고, 그 안에서 해영이 일방적으로 보내오는 무전을 들으며 고통스러워 한다.

그들은 무슨 죄가 있어 떠나가야 했는가. 어떤 이들은 마음 한 번 제대로 전하지도 못하고 떠나가야 했고, 떠나보내야 했다.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삶이라 해서 죄가 씻어지는가. 어긋난 마음이 더 큰 재앙을 불렀다.

5화, 6화 이 무전은 시작되지 말았어야 했어요 (계수동 고위층 연쇄절도 사건_대도 사건, 한영대교 붕괴사고)

마지막 무전 이후 일주일이 흘렀다. 해영이 있는 현재는 7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재한이 있는 과거는 6년이나 지났다. 둘은 대도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해영은 재한에게 대도사건이 미제사건임을 알린다. 그렇게 열심히 잠복하며 찾고 헤맸건만... 재한은 해영이 준 힌트를 통해 범인을 특정하지만 모든 것이 얽혀버린다.

7화, 8화 우리가 이런다고 세상은 바뀌지 않아요 (대도 사건, 한영대교 붕괴사고, 신다혜 실종 사건)

TV에서 수현을 보고 찾아왔다며, 과거 자신의 약혼녀 신다혜를 찾아달라고 부탁하는 남자. 죽은 신다혜가 살아있다고 믿는 약혼남 민성의 이야기에 계철과 헌기는 조사를 반대하지만 수현과 해영, 의경까지 찬성을 하면서 조사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 일에 대도사건이 연관되어 있다.

9화, 10화, 11화 일부 내가 도와줄게(홍원동 연쇄살인 사건)

한 야산에서 열 구가 넘는 시체가 거의 동일한 살해 수법과 매장 방법으로 발견되었다. 수현은 홍원동에서의 일이 떠오른다. 당시 홍원동 살인 및 시체유기 사건을 조사하다가 피해자가 될 뻔 한 수현은 지금도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바스락 거리는 비닐봉투 소리가 두렵다. 기억해야만 하는, 기억하고싶지 않은 그 날.

11화 일부 진짜 이유를 대면, 믿으실 겁니까?(인주 여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

재한의 존재에 대해 집착하는 해영을 이해할 수 없는 수현은 해영을 다그치고, 해영은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않는다. 자신도 믿기 어려운 일을 수현에게 이야기한다고 수현이 이해할까.

인주 여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해영의 형 선우가 관련된 사건으로, 해영은 진실을 알고싶어 한다. 치수와 재한이 서로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도 바로 이 사건을 통해서였다.

극 중 계철은 계속해서 오대양 사건을 수사하자고 이야기한다. 오대양 사건은 실제로 1987년 8월 29일, 경기도 용인군(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북리의 오대양 공예품 공장에서 발생한 집단 자살 사건을 이른다. 32명의 관련자들이 집단 자살, 사이비 종교가 연결되어 있다. 당시 타살이라는 의견도 있었고, 그 유명한 구원파의 이름도 여기에 등장한다. 구원파 역시 사이비 종교 중 하나로 개인의 구원 체험을 강조하는 집단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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