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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청파동 하숙골목 논란을 바라보면서..

골목식당 - 청파동 하숙골목 논란을 바라보면서

1.

글을 쓰기 직전까지 고민했다. [ZUCCA의 思생활] 카데고리에 쓸 것인가 [리뷰] 카데고리에 글을 쓸 것인가..

짧은 고민끝에 내 주관이 많이 들어갈 것 같아서 [ZUCCA의 思생활] 카데고리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SBS에서 1년 여간 방송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예능인지 다큐인지 그렇다고 시사 고발 프로그램인지 분간이 잘 가지 않는다. 금요일 저녁에 하던 방송은 수요일 심야로 시간대를 옮겨 방송하고 있다. 이 시간은 근 10년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던 예능, 라디오스타와 겹치는 시간이다. 라디오스타와 정면으로 맞붙어 비록 몇달이지만 나름 선방하고 있는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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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의 진행방식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실력은 있지만 장사가 잘 되지 않는 골목상권을 찾아가서 요식업계 마이다스의 손 백종원 대표가 그들을 건져준다는 아주 심플한 진행방식인데, 아마 전작인 <백종원의 푸드트럭>을 조금 확장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듯하다.

대단히 간단한 방식이고, 어찌보면 <신동엽의 신장개업>과 같은 케케묵은 과거의 예능울 답습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일단 최근 예능 프로그램 중 '화제성'이라는 키워드로 놓고봤을때 아주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발암컨텐츠'로 대변되는 시청자를 속터지게 만드는 또는 화가나게 하는 컨텐츠를 좋아하는 가학적 성향의 시청자인 덕분에 필동의 멸치국수 사장님편을 통해 아주 자연스럽게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이 입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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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촬영지로 입소문을 한 번 타게되면 몇 개월간의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그 골목이나 식당은 여전히 손님이 많고, 유튜브에도 간간히 리뷰가 올라온다.

중요한 것은 각 회차별로 '빌런'이라 통칭되는 발암캐릭터들이 늘 등장한다는 것이다. 경영 카운셀러로서의 백종원과 해당 업체의 사장으로서의 의견이 첨예하게 부딫치는 상황은 당연히 존재할수있다. 하지만,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겠다고 골목식당 출연을 신청해놓고 그의 조언을 무시한다거나, 전혀 듣지않는 경우들이 생기는데, 여기서 사람들의 관심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예를 들면, 해방촌의 원테이블, 뚝섬의 경양식집, 대전 청년구단의 초통령 정도를 들 수가 있는데,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후기나 후일담이 올라오는 모습들을 보면 역시나 큰 변화를 이루지는 못한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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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에 언급한 '빌런'이라 통칭되는 가게들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빌런이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그 시작이 바로 포방터 시장의 홍탁집이었다. 포방터시장은 방송 첫주부터 여러모로 화제가 되었는데, 우선 그 골목에는 '우리나라 돈까스 끝판왕'이라는 가게가 있었다. 첫 주 방송이 나가자마자 맛집에 관심이 있는 식도락가, 촬영할 소재가 필요한 유튜버 등등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며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 (물론 그 화제는 현재진행형이다. 돈까스집의 대기실문제를 포함해서..)

포방터 시장의 홍탁집은 그동안 등장했던 빌런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빌런이었다. 게을러보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늙으신 어머니는 장사를 하는데 혼자 놀러다니는 모습, 과거 중국에서 했던 일(방송에 차마 말할수없는 일) 등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하기에는 안성맞춤인 여러가지 소재를 갖고 등장한 '완전체에 가까운 빌런'이었다. 관심있는 TV프로그램을 보고나서 해당 회차의 리뷰성 기사와 그에 달린 댓글들을 보는것을 매우 즐겨하는 편인데, 홍탁집을 소개하는 포방터시장의 첫 방송이 나간 후 각종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었다. 과거에 어떤 일을 했느니, 꼭 저런 사람까지 솔루션을 해야하는가 등등의 문제들로 상당히 많은 기사와 댓글들을 봤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완전체에 가까운 빌런' 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여러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차근차근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았고 '늙으신 홀어머니와 외아들의 이야기'라는 어디서 많이 본듯한 소재를 통해 시청자의 생각을 어느정도 바꾸어 놓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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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을 보는 모든 시청자가 홍탁집 아들사장을 '완전체 빌런'이라고 생각하고 있을때 최악의 빌런이 나타났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서울 청파동 하숙골목의 피자집사장이다. 4. 항목에서 홍탁집 사장을 '완전체에 가까운 빌런'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모두 청파동 피자집 사장에게 있다. 피자집 사장에게는 홍탁집 사장이 생각도 나지 않게 할만한 몇가지 단점들이 있었는데, 확실한 메뉴도 없고, 노력하는 모습도 없고, 그와중에 폐업할 생각도 없다. '역대 최악의 빌런'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만큼 이상한 마인드를 가진 사람인데 방송 후 건물주 논란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는 아주 난리가 났다. '저런사람까지 솔루션을 해줘야하는가'가 주제였다. 물론 이 논란들도 현재진행형이다.

6.

포털사이트나 커뮤니티에 달리는 댓글들을 보면, '왜 저런 나태하고 생각없는 사람들까지 솔루션을 해줘야하는가?' 라는 취지의 댓글이 엄청나게 많다. 당연히, 이는 홍탁집 아들사장이 논란이 되고 있을때도 마찬가지였다. 아직까지 청파동 피자집이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은것인지 아닌지는 명확하게 알려지고 있지는 않다. 솔루션을 받은 다른 가게들과는 달리 여전히 비정기적인 오픈과 마감을 반복하고 있는듯하다.

나 또한 한 사람의 시청자로써,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왜 저런 사람까지 솔루션을 해줘야하는거지?'라는 생각과 '골목식당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프로그램인가?' 라는 두 가지 생각이 겹쳐졌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골목식당'은 시청률에 따라 존폐여부가 결정되는 TV프로그램이다. 바르고 성실하지만 2%의 무언가가 채워지지 않아 장사가 어려운 사장님들을 바라보고 우직하게 걸어가는 공익 프로그램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내일이면 청파동 피자집이 솔루션을 받았는지, 20명의 손님과 함께 진행하는 테스트는 어떻게 되었을런지 좀 더 지켜볼일이다.

from http://zucca.tistory.com/95 by cc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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