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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전 Hereditary, 2017 ] 기존 대비 확실히 차이나는 공포 영화

영화 <유전>은 할머니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 저주로 헤어날 수 없는 공포에 지배당한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2018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된 후 충격적으로 무서운 공포영화라는 평과 함께 영화비평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100%를 기록했다.

'유전' 포스터

장르 : 미스터리, 공포 | 미국 | 상영시간 : 127분 | 등급 : 15세 관람가

<유전>의 제작사인 A24는 세계 유수 영화제와 비평가협회상을 휩쓴 작품들을 통해 언론과 평단, 전 세계 영화 팬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할리우드의 신흥명가로 급부상 중이다. 설립 5년 만에 직접 제작, 배급한 <문라이트>로 제90회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A24가 2018년 첫 번째로 선보이는 공포인 만큼 단순히 놀래 키는 것으로 승부하는 영화가 아닌 뼛속까지 오싹하게 만드는 깊이 있고 독창적인 공포영화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스토리 라인

애니의 엄마가 일주일 전에 죽었다. 가족들은 애니의 엄마이자 집안의 비밀스러운 어른이었던 엘렌 리의 죽음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식하고 행동하며 불길함은 지속된다.

'유전' 스틸컷

애니는 엄마와의 관계에도 문제가 있고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느끼는 소외감의 원인도 알고 있지만 스스로의 파멸이 두려워 부정하고 외면한다. 디오라마 아티스트로 갤러리 쇼를 준비하면서 가족이 실제로 겪는 시련과 고난을 묘사한 조그마한 집 모형을 만드는 등 애니는 예술품을 만들며 불안감을 달래는데 이 또한 자기 삶과 경험, 기억에 대해 스스로가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완벽한 모형을 만들고자 하는 행동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유전' 스틸컷

애니의 남편인 스티브는 상담 센터에서 오랜 시간 상담하느라 잠깐 얼굴을 비출 뿐이고, 애니의 아들인 피터는 방황하는 고등학생으로 삶의 목표가 없고, 확실한 정체성도 확립하지 못하지만 영화 말미에 진짜 목적의식을 갖게 되는 것은 암울함 속에서 하나의 아이러니함을 전한다.

애니의 어린 딸 찰리는 깊은 상처를 입었고, 말수가 없는 데다가 사회공포증을 앓고 있으며 그 이상의 어두운 면이 드리워져 있다.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도 동물의 부위와 작은 장신구 등으로 불쾌감을 주는 토템을 만드는 괴상한 행동을 한다.

가족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애니에게 조안이 다가오면서 영화는 도발적으로 ‘유령 들린 집에 관한 이야기’로 방향을 바꾼다. 조안은 최근 가족의 사망으로 슬픔에 빠진 인물로 애니에게 산 사람들이 죽은 이의 혼령과 교류를 시도하는 ‘교령회’라는 모임에 참석하라고 설득하면서 후반부 초자연적인 상황으로 이어진다.

'유전' 스틸컷

영화는 빈틈없이 짜인 플롯 속에서 관객이 예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 잇따른 전환을 시도한다. 그 시도는 관객들을 계속해서 놀라게 만들고 끊임없이 뭔가를 펼쳐 내보여 도발적이고 무서운 순간을 지속적으로 선사한다.

영화 탄생 배경

감독은 가족들과 함께 3년 넘게 가혹한 시련을 겪은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를 구상했다. 감독은 “안 좋은 일들이 정말 끊임없이 일어나서 ‘우리 가족은 근본적으로 저주를 받은 게 분명해’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늘 개인적인 상황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이야기를 쓰기 때문에 ‘저주받은 가족’이라는 데서 소재를 착안해서 각본을 썼고, 그것을 공포영화라는 장르 속에 녹여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유전' 스틸컷

아리 애스터 감독의 세심한 연출과 구상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이 충격적인 데뷔작은 가정사를 오페라 풍의 공포 이야기로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6, 70년대의 고전 영화를 떠올리게 만든다. 실제로 감독은 6, 70년대 영화들 중 인물이 중심이 된 정교한 구성으로 전개 과정에서 서서히 충격을 주는 대표적인 영화 세 편인 <로즈메리의 아기>(1968), <지금 보면 안 돼>(1973), <공포의 대저택>(1961)에서 창조적인 영감을 받았다.

'유전' 스틸컷

그리고 여기에 <보통 사람들>(1980), <아이스 스톰>(1998), <침실에서>(2001) 등 다세대 가족이 죽음과 정신질환, 정서적 폭력 문제를 겪는 가슴 아픈 드라마의 핵심 주제를 결합한 후 이 주제를 공포 장르에 맞게 새롭게 변형하여 가족의 비극을 넘어선 또 하나의 소름 끼치는 공포영화를 완성시켰다.

공포물 경력직 배우들 출연

<식스 센스>에서 주인공 소년의 엄마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토니 콜렛이 알 수 없는 불안함에 사로잡혀 있는 엄마 ‘애니’ 역을 맡았다. 다수의 작품 속에서 크고 작은 역할들로 자신만의 존재감을 드러냈던 토니 콜렛이 미스터리한 엄마 역할을 맡아 혼을 쏟는 연기로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에 ‘미친 연기’(Screen International)라는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낸 바, 역대급 공포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심리치료 상담 센터에서 일하는 온화한 성품을 지닌 아빠 ‘스티브’ 역에는 <유주얼 서스펙트>, <밀러스 크로싱>의 영화와 드라마 [인 트리트먼트]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고, 에미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오른 40년 차 베테랑 배우 가브리엘 번이 열연을 펼쳤다. 감독은 가브리엘 번과의 작업에 대해 “제가 15살 때 가브리엘 번이 나온 작품들을 수도 없이 많이 봤다. 가브리엘 번과 함께 작업한다는 게 꿈만 같다”며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또한 에미상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 앤 도드가 초자연적인 것에 빠져 있는 수상한 이웃 ‘조안’ 역으로 등장해 명연기를 선보인다.

'유전' 스틸컷

할리우드에서 주목 받는 신예 배우들의 등장 또한 눈길을 끈다. <쥬만지: 새로운 세계>로 떠오르고 있는 신예 알렉스 울프는 뉴욕에서 진행된 오디션을 통해 ‘피터’ 역에 캐스팅 되며 정처 없이 방황하는 고등학생 아들 역할을 캐릭터에 맞게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사회공포증을 앓고 있는 딸 ‘찰리’ 역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마틸다]로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토니상을 수상한 배우 밀리 샤피로가 맡았다. 그녀는 무표정 속에서 깊이를 자아내는 능숙한 감정표현으로 소름 돋는 공포연기를 통해 남다른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공포물에 최적화된 음악

이 영화에서는 유명 색소폰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콜린 스텟슨이 음악 작업을 맡았다. 그는 <러스트 앤 본>(2012), <노예 12년>(2013), <더 로버>(2014) 등의 작품에서 실력을 발휘한 바 있었다.

아리 애스터 감독은 그의 음악을 동력으로 삼아 각본을 구체화했을 만큼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콜린 스텟슨의 연주에는 가혹함이 깊이 뿌리내린 것 같은 느낌이 있다. 단지 연주하는 것이 아닌 순환 호흡을 통해 소리를 내는 연주 등 놀라운 기법을 보여준다”라고 말하며 그의 음악에 대한 견해를 더했다.

영화를 제작하기 2년 전부터 시작된 감독의 끊임 없는 구애로 참여하게 된 콜린 스텟슨은 풍부한 관악기 중심의 선율이 담긴 음악을 통해 영화의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공포감을 극대화시켰다.

과하지 않은 세트 제작

영화의 주 무대라고 할 수 있는 목조주택은 절제된 공포스러움이 느껴지도록 제작 되었다. 너무 과하지 않게 오래된 집처럼 보이게 하였고 또한 너무 공포스럽게 보이지 않도록 집안 곳곳을 신경 써 가며 구성했다. 원하는 촬영 방식을 위해 영화에 맞는 세트로 만들어 완성도를 높였다.

유타주 파크시티에 위치한 스튜디오 안에 안방과 복도부터, 이 영화에서 끔찍한 분위기의 클라이맥스를 나타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찰리의 나무 위 오두막집’까지 감독이 구상한대로 완벽하게 재현했다. 촬영에 적합하도록 카메라 이동대가 들어가고 문을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복도와 방 등의 벽과 천장이 모두 이동을 자유롭게 해 집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포의 상황들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담아냈다.

영화의 중요한 흐름을 담고 있는 축소 모형은 시각효과를 담당한 스티브 뉴번이 디자인과 제작까지 담당해 많은 방과 복도, 러그, 벽지, 작은 장식품 등 복잡하면서 독특한 실내 장식까지 실제 세트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축소시킨 모형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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