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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분노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섬뜩한 진실의 미스터리 TOP 15

점점 갈수록 흉악해져가는 범죄들과 그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처럼 보이는 법. 물론 모든 범죄자들이 법의 허점을 파고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든 현실이 그렇다는 것만은 아니다. 이번에는 법의 허점, 사회의 시선, 국가의 폭력, 이 모든 것을 망라해서 읽는 사람조차 무기력하게 만드는 미스터리 조명해보고자 한다.

TOP 15

안젤라 신드롬/이재찬

인간 극장에 나오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돼지 소녀의 실종. 전국에서 소녀의 실종에 주목하지만 소녀는 되돌아오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의 관심을 사그라들고 그 안에 남은 건 피해자 가족들의 고통뿐. 어느날 딸을 보여주겠다는 사람이 영복의 앞에 나타난다.

자제할 줄 모르는 언론,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려드는 정치인, 흑색선전과 비방과 폭력이 자리잡고 있는 현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는 작품. 첫 시작부터 돼지소녀의 실종과 정치인, 언론의 모습을 나타내면서 그 모습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하층민이자 흥신소 직원 하철의 시선으로 국가의 위선과 폭력을 드러낸다. 결말에 이르고 나서 책을 덮고 난 뒤에는 씁쓸함만이 남는다.

TOP 14

2월 30일생/김서진

현재는 고향 J시에서 불륜 상대였던 혜린과 조우한다. 자신을 뒤따라 온 것이라고 착각한 현재는 혜린에게 폭언을 퍼붓고 사라진다. 다음날, 숙취에 시달리는 현재에게 경찰이 찾아온다. 혜린의 죽음. 현재는 용의자로 끌려나간다.

지역 이기주의와 한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시국 스릴러. 사람의 욕망이 갈때까지 간다면 어떻게 되는지 그 현실을 여실없이 보여준다. 선동하는 사람과 선동당하는 사람을 세심한 필력으로 그려내고 있다. 진실과 거짓이 정교하게 뒤섞여있으며, 결말에 이르러서도 독자를 끊임없이 의심케 만든다.

TOP 13

재림/안치우

한 예술가의 죽음, 의미심장한 예술가의 그림. 독고잉걸, 권민, 강승주는 의뢰를 받아 예술가의 죽음을 뒤쫓는다. 예술가의 죽음 뒤에 숨겨져 있는 연쇄살인의 증거들. 기독교적 교리에 미친 광신 살인마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난다.

강승주, 독고잉걸과 권민의 만남. 그리고 유학생의 실종.

신촌이나 홍대에 나가기만 해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예수천국 불신지옥'의 현주소. 타인의 말에는 귀기울이지 않는 이기적인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가차없이 묘사하고 있다. 이쯤 되면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는 것보다는 하나의 세력 확장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외국인의 실종에는 별 큰 관심이 없는 외국, 무력하고 노력조차하지 않는 대사관. 그런 그들에게라도 사정하며 사라진 가족을 기다리는 가족들. 계속 읽고 있으면 입맛이 쓰다.

TOP 12

와일드 소울/가키네 료스케

1960년대 일본 정부는 많은 사람들을 브라질로 이민을 보낸다. 브라질에 도착한 사람들은 새로운 터전을 일굴 생각이 기쁨으로 가득 차지만 이내 질병과 굶주림으로 고통받으면서 천국이라 생각했던 장소는 점차 지옥으로 변해간다. 아내와 자식을 잃은 에토는 일본 정부가 경제 정책이라는 미명하에 자신들을 버렸다는 사실을 깨닿고 일본 정부를 향해 복수의 칼날을 닦기 시작하는데.

625전쟁 반사 이익으로 일본은 다시 일어섰지만 여전히 가난했다. 그리고 사람들을 다른 나라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일본보다 살기 좋은 이상향이라는 거짓말로 설득해서. 국가가 나서서 국민을 버린 행위는 용서될 수 없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도 알게 모르게 이런 일들이 빈번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 작품이다.

TOP 11

라일락 붉게 피던 집/송시우

어린 시절 아름다운 추억을 꽃피우던 장소, 수빈은 그 장소를 떠올리며 신문에 칼럼을 실는다.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수빈은 그때 부대끼며 살았던 사람들을 찾아가 취재하기로 결심하고, 조사에 착수한다. 하지만 추억은 점점 추악한 진실로 변주하기 시작하고, 그 섬뜩한 이면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본격 주인공이 트롤링하는 작품. 추억은 추억 그대로. 재밌게 봤던 작품은 다시 들춰보지 않는 법이다.

TOP 10

검찰 측 죄인/시즈쿠이 슈스케

베테랑 검사 모가미는 한 가지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기숙사 관리인의 딸 유키의 죽음을 밝혀내지 못했던 것. 당시 용의자였던 마쓰쿠라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그러던 어느날, 모가미는 70대 노부부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도중 마쓰쿠라가 용의자로 재등장한다. 모가미는 그를 추궁하여 유키의 죽음에 관한 자백을 받지만 시효가 지난 후였다. 그 사실에 모가미는 분노하고, 그를 심판하기 위해서 위험한 일을 꾸미기 시작한다.

공소시효라는 법 체재때문에 범죄자를 재판할 수 없는 모순. 시간이 흐르면 자신의 죄를 뉘우친다고 누가 그랬을까. 이 책을 읽고나면 결말에 대해서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모가미가 추구하던 정의와 오키노의 정의는 무엇이 그렇게 달랐던 것일까?

TOP 9

채텀 스쿨 어페어/토마스 H 쿡

채텀 스쿨에 새로운 선생님 엘리자베스이 찾아온다. 헨리는 그동안 교장인 아버지에게 억압적인 삶을 강요받고 무기력하게 살고 있었지만 그녀와의 만남을 통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헨리는 엘리자베스에게 빠져들고, 엘리자베스는 유부남 리드 선생과 위험한 사랑에 빠진다.

작중 내내 음습하고 질척한 분위기를 구성하고 읽는 독자를 늪으로 몰아세운다. 일관된 사람들의 시선과 폭력의 두려움을 상기시키며, 그 끝에는 오로지 파멸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몽환적이고 우수에 잠기는 문체로 독자를 매혹시키는 팜므파탈같은 미스터리.

TOP 8

최후의 증인/김성종

황바우가 감옥에 출감한다. 그리고 양주업자 양상호가 살해당한다. 양상호의 본부인은 첩 쫓아낸다. 유능한 형사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가득 차있는 오병호가 외롭게 진실을 추적한다. 점점 사건을 파고들수록 황바우의 혐의는 짙어지고, 끔찍한 진실들이 고개를 들고 일어선다.

전쟁 이후, 소위 빨갱이들의 삶에 대한 모습을 현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순진한 황바우라는 인간의 삶의 파탄과 주변 인간들의 모습을 통해서 그 끔찍함을 그려낸다. 이념이라는 것이 때로는 얼마나 추악하고 섬뜩한 것인지 상기시켜주는 작품.

TOP 7

살인자의 편지/유현산

도시 한복판에 가출 청소년이 살해당한다. 죄를 지은 자들이 하나 둘씩 참혹한 방식으로 살해당한다. 박은미는 살해현장에서 살인자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편지를 발견한다. 신문 기자 유제두와 함께 살인자의 뒤를 쫓는다.

세세하게 살아있는 자세한 디테일과 플롯이 돋보였다. 죄를 지은 자들이 단죄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폭력은 정당한 가라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 내가 생각하는 거지만 정말 바닥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올라오는 것도 참 쉽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TOP 6

죽어야 사는 남자/손선영

이지훈은 IMF로 인해서 거액의 빚을 지고, 세상을 등지고 어둠으로 숨어들어간다. 그런 그가 세상에 다시 나올 생각을 하게 된 건 한 여인때문. 그는 큰 용기를 내서 자신의 주민등록을 살린다. 하지만 그는 이지훈이 아니라 살인자 이대훈이 되버리고, 자신의 빼앗긴 삶을 위해서,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도망친다.

지문 관리에 대해서 처음으로 생각하게 된 작품이다. 솔직히 그전까지는 당연히 지문 관리가 철저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손선영 작가님의 논리가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렸다. IMF와 지문 관리가 이렇게 끔찍한 일들을 벌일 수 있구나하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는. 어설픈 추적 스릴러와 비교했을때, 이 작품 훨씬 훌륭하다.

TOP 5

화차/미야베 미유키

한 여자가 사라진다. 혼마는 친척을 통해서 사라진 여자 쇼코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조사를 시작한다. 그녀를 조사할수록 이면의 모습들과 시스템의 굴레에 빠진 여인의 비극적인 과거가 수면에 드러나기 시작한다.

역시 사회파의 여왕의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 시스템이라는 톱니바퀴에 빠진 여인의 삶을 통해서 일본 버블 경제의 붕괴 이후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이제는 뉴스에도 언급이 안 될 정도로 흔한 모습이지만 그만큼 일상적이라는 것이 나는 더 충격적이다.

TOP 4

천사의 나이프/야쿠마루 가쿠

히야마의 아내는 3인조 강도 그룹에게 살해당했다. 3인조 강도는 14살소 안 된 미성년자. 소년법에 의해서 강도 그룹은 풀려난다. 분노에 휩싸인 히야마는 매스컴을 통해 자신이 그들을 직접 단죄하고 싶다고 소리친다. 그로 부터 시간이 흐르고, 히야마에게 경찰이 찾아온다. 3인조 강도 중 하나가 살해당했으며, 히야마는 용의자라고. 히야마는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서, 아내의 죽음을 뒤쫓기 위해서 조사를 시작한다.

소년법에 대해서 치우치지 않고 균형잡힌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단점과 장점을 드러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트릭과 반전, 속도감만큼은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점을 잊고 읽어도 큰 상관이 없을 정도. 그래도 다 읽고 난 다음에는 소년법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

TOP 3

우행록/누쿠이 도쿠로

누구나 부러워했고, 질투했던 한 엘리트 가족. 그들이 끔찍한 방식으로 살해당한다. 그로 부터 1년 후. 친구, 이웃들을 통해서 새로운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반전이 탁월했고, 엘리트 가족들을 조명하면서 드러나는 진실들이 워낙 크지 않지만 충격적이었던 작품이었다. 솔직히 인터뷰에 임하는 사람들이 엘리트 가족에 대해서 열등감을 나타내고 있어서 왜 저러나 싶나,라는 생각도 들정도였다. 역시 사람이라는 건 남은 낮게 보고 싶고, 그러면 또 머리 아래에 두고 싶기 때문에서인가,가 원인인 듯 싶다.

TOP 2

13계단/다카노 가즈아키

사형 집행 3개월을 앞두고, 그의 무고를 밝혀주면 거액의 현상금을 지불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난다. 살인죄를 저지르고 풀려난 준이치와 교도관 난고는 둘이 힘을 합쳐 사건을 재조사하기 시작한다.

사형 제도에 관한 문제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자칫하면 무거울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탄탄한 전개와 탁월한 반전과 맞물려서 다카노 가즈아키는 훌륭한 사회파 미스터리로 재창조해냈다. 그야말로 마스터 피스.

TOP 1

난반사/누쿠이 도쿠로

바람이 몰아치던 날, 나무가 쓰러져 소년 겐타를 덮친다.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아이는 죽어가고, 설상가상으로 길은 막힌다. 가까스로 병원에 도착하지만 병원은 환자를 거부하고, 다른 병원으로 이송중 아이는 사망한다. 가야마는 겐타를 죽음으로 몰고간 사람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위 처럼 써놓기는 했어도, 범인들은 초반부터 모두 공개가 됩니다. 사건 발생일로부터 몇 달은 떨어진 날부터 이야기는 시작해요. 오히려 이런 구성이 독자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듭니다. 책임을 지우려는 사람과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사람. 과연 누가 겐타를 죽였을까요?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여기까지 제가 소개한 작품들입니다. 지금 밖에서는 비바람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상당히 음습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그런 감에서 몇 시간에 걸쳐서 이 포스팅을 완성합니다. 목아프고, 졸리고, 괜히 누워있고 싶네요. 이 글 많은 사람들이 읽어줬으면 합니다. 여러분 사랑해요!

from http://novelgood.tistory.com/294 by cc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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