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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수]2016 유럽선수권대회 지역예선 C조 노르웨이 대 이탈리아 프리뷰

2012 년 키에프 . 푸른 색 유니폼을 입은 한 남자가 붉어진 눈시울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 그의 이름은 안드레아 피를로 . 스페인과의 유로 2012 결승전에서 0-4 로 패배한 후였다 .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같은 상대 스페인과 0-0 무승부를 거두었기에 더욱 아쉬웠을 터였다 . 충격적인 패배 앞에서는 기행을 일삼던 악동도, 근육 경련으로 경기를 중도 포기해야 했던 선수도 눈물을 훔칠 수밖에 없었다.

2 년 후 , 한층 강력해진 백 3 포메이션을 들고 다시 나선 2014 브라질 월드컵 무대에서 이탈리아는 3 경기 2 득점이라는 빈공에 시달리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 체사레 프란델리 당시 이탈리아 감독이 ‘ 우리는 결승전을 위해 디자인된 팀 ’ 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기에 더욱 아쉬운 성적이었다 .

이탈리아가 울분을 삼키고 유럽 챔피언의 자리에 다시 도전한다 . 유로 2016 예선 첫 경기에서 , 노르웨이를 상대로 프랑스를 향한 긴 여정을 시작한다 .

노르웨이 오슬로의 울레발 스타디온

경기장 : 노르웨이 울레발 스타디온

일시 : 2014. 9. 9, 20:45 ( 현지 시각 )

양 팀 역대 전적 : 13 전 6 승 4 무 3 패로 이탈리아 우세 .

최근 경기 : 2006 월드컵 예선 (2004.9.4, 2005. 6 .4)

1 차전 ( 팔레르모 ) 이탈리아 2-1 승 (1’ 용 카레브 , 4’ 데 로시 , 80’ 루카 토니 ), 2 차전 ( 오슬로 ) 0-0 무

안토니오 콘테의 리빌딩 , 그 첫 번째 실전모의고사

수아레즈의 이빨은 얄밉기만 했고 , 키엘리니의 어깨뿐 아니라 자존심에도 생채기가 났다 . 프란델리 감독은 성적 부진에 책임지겠다며 곧바로 사퇴했다 . 그리고 아주리 군단의 새로운 수장으로 안토니오 콘테가 부임했다 . 콘테 감독은 세리에 A 복귀 이후 칼치오폴리 이전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던 유벤투스를 다시금 독보적인 팀으로 만들었다 . 심지어 2013/2014 시즌 초반에는 승부조작 혐의로 벤치에 앉지 못했음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유벤투스의 3 연패 위업 달성을 이끌었다 .

콘테 감독의 전술 특징은 무엇보다도 강력한 백 3 포메이션의 밸런스다 . 2000 년대 중반 이후 이탈리아에서 백 3 가 재유행하는데 콘테가 선구적 역할을 했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 이미 제노아의 가스페리니 , 나폴리의 마짜리 등이 백 3 전술로 나름의 성공을 거둔 바 있었기 때문이다 . 그러나 백 3 로 가장 성공적인 성적을 거둔 감독이 바로 콘테다 .

그렇기에 새로운 이탈리아가 백 3 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임에는 틀림없다 . 이탈리아 대표팀의 주전 수비수 3 명이 모두 유벤투스 소속이며 , 프란델리 감독 시절에도 백 3 로 재미를 본 적이 많았다 . 가장 대표적인 예가 스페인과의 유로 2012 조별리그 경기다 . 말 그대로 ‘ 무적함대 ’ 였던 당시 스페인을 상대로 0-0 무승부를 거두었지만 , 경기 내용에서도 뒤지지 않으며 ‘ 골 없는 명승부 ’ 를 펼쳤다 .

다만 아쉬운 것은 공격력이다 . 간혹 대승을 거두는 경우가 있기는 했지만 , 아주리 군단은 기본적으로 골을 아주 많이 넣는 팀은 아니다 . 이번 월드컵에서도 단 두 골을 얻어내는 데 그쳤다 . 또 콘테가 유벤투스 감독으로 있을 때도 공격이 풀리지 않을 경우 정말 답답한 경기를 했다는 점도 상기해야 한다 .

아주리 군단의 성공적인 리빌딩을 위해 콘테 감독은 보다 실험적이면서도 공격적인 백 3 전술을 가동할 가능성이 있다 . 콘테 감독은 3-5-2 에서 양 측면 윙백을 보다 공격적으로 배치하면서 3-3-4 에 가까운 형태로 운영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 중앙을 완전히 틀어막고 팀 전체적인 전방 압박과 협력 수비로 상대 공격을 봉쇄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

공격은 치로 임모빌레가 큰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 이번 경기에서 마리오 발로텔리 , 스테판 엘 샤라위가 각각 징계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 이에 더하여 임모빌레가 버텨줄 때 수비진을 헤집어 줄 확실한 판타지스타가 있는지도 다소 의문이다 . 쥬세페 로시의 무릎은 저주를 받은 것이 분명한 가운데 , 세바스티안 지오빈코 , 시모네 자자와 같은 선수들이 수비진을 흔들어 줄 필요가 있다 .

월드컵 이후 첫 평가전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 평가전과 ‘ 대회 ’ 는 분명히 맥락이 다르다 . 원정이기는 하나 상대적으로 전력이 뒤처지는 노르웨이라는 상대를 만난 것은 콘테 감독 체제의 첫 번째 모의고사 난이도로 나쁘지 않아 보인다 .

강하지는 않지만 , 만만하지도 않은 노르웨이

노르웨이가 유럽 축구의 중심이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 유로 대회를 놓고 보아도 유로 2000 에서 스테판 이베르센의 골로 스페인을 격침한 것 외에는 얼른 떠오르는 경기가 없다 . 그러나 노르웨이도 꾸준히 수준급 선수를 배출해 왔던 나라다 . 모르텐 감스트 페데르센이나 욘 아르넨 리세 , 욘 카레브 등은 EPL 이나 유럽 클럽대항전 등을 통해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들이다 . 또 ' 동안의 암살자 ' 로 유명했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는 잉글랜드로 돌아와 카디프시티 감독을 맡고 있다 . 솔샤르는 카디프시티로 오면서 마츠 묄러 달리 , 마그누스 에이크럼 , 잉게 베르게트 등 노르웨이 출신의 선수들을 데려오기도 했으며 , 이들도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

최근에는 EPL 보다는 분데스리가에서 노르웨이의 수준급 선수들을 많이 볼 수 있다 . 김진수의 팀 동료 엘 유누시 , 함부르크에서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었던 페어 스켈브레드 , 묀셴글라드바흐의 노르트바이트 등이 현재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다 . 그 외에도 마르쿠스 헨릭센 등이 네덜란드에서 뛰고 있다 . 자국 리그 팀들도 챔피언스리그까지는 아니지만 린 오슬로 , 트롬쇠 IL 등이 유로파리그에 꾸준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는 나름의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20 대 초 ∙ 중반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 나가고 있다 . 일주일 전 ,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있었던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 나선 선수들을 살펴보아도 그렇다 . 잉글랜드가 여러 모로 과도기를 거치고 있는 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홈에서 1-0 진땀승을 거두었다는 것은 노르웨이도 절대 만만하게만 볼 팀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한다 .

풋블러의 예측.

원정 거리가 상당하겠지만, 전력상 이탈리아가 경기를 주도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이탈리아에 부상병이 많다는 점이 변수다. 바르찰리, 키엘리니 등 수비진의 주축 선수들이 모두 부상으로 빠졌고 이 외에도 전력 이탈자가 많다. 리버풀에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인 발로텔리도 징계로 결장하며, 마르키시오도 마찬가지다. 복귀가 점쳐지고 있기는 하지만, 피를로의 공백은 어떻게 메워낼 지는 콘테 감독 하의 이탈리아가 풀어야 할 숙제다. 따라서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홈팀의 페이스에 말릴 가능성이 있다.

반면 노르웨이는 잉글랜드를 상대로 나름 끈끈한 모습을 보였기에 전략을 잘 세워 대처해야 한다. 이탈리아 최전방의 트라이던트가 무뎌졌다 한들, 전력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앙 미드필드에 위치한 스켈브레드와 이트가르드 젠센 등이 얼마나 이탈리아의 빌드업을 잘 방해해 주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무방하다. 페데르센과 마츠 달리 등이 포진한 측면을 활용하여 역습을 잘 노린다면, 원정팀에게 상당한 어려움을 안겨줄 수 있다.

양 팀의 키 플레이어는 임모빌레와 스켈브레드를 꼽겠다. 이들의 활약도가 경기 내용과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예상 스코어는 1-0 이탈리아의 신승.

from http://thefootblr.tistory.com/117 by cc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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