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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발란서] 음악요정? 파리지앵? 순정마초? '정재형'은 '정재형'이다

'정재형'이라는 이름 앞에는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가수, 작곡가, 에세이스트, 영화음악 감독 그리고 피아니스트까지. 그리고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정재형은 기존에 '정재형'라는 이름 속에서 느껴지는 아우라를 한꺼풀 벗겨내는데 성공한다. 그 전에 우리는 정재형에게 이런 예능감과 패션 센스가 있는지 미처 알지 못했다.

어느 한 단어로 규정 지을 수 없는 정재형. 당신이 몰랐던 정재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며칠 전 한 동영상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매번 신곡을 낼 때마다 이슈의 정점에 섰던 'UV(유브이)'의 신곡이 공개된 것.

UV (유브이) - Who Am I (with 정재형, 유희열)

'정봉원', '음악요정', '가래요정', '3초에릭'… 이는 모두 정재형을 향한 다양한 닉네임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UV의 신곡은 UV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UV와 함께 활동 중인 UV LAND(유브이 랜드)와 유희열이 편곡을, 유희열과 정재형이 피처링에 나선 것이다. 비틀즈로 변신한 이들의 모습에 네티즌은 열광했다.또한 정재형 움짤, 바탕화면, 플레이어 등 정재형을 위한 갖가지 아이템들이 지금 현재도 업로드 되고,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팬들은 열광한다. 한창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 가수도 아닌 정재형에게 왜 사람들은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5대5 가르마, 근거 없는 자신감, 예민하고 까칠한 것은 물론 수줍음까지 많은 성격에 이상한 웃음소리까지.

에 출연하기 전 ,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봉원'으로 활약하며 자신의 매력을 일부 선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정재형을 만천하에 알린 예능 프로그램은 뭐니뭐니해도 . 에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정재형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형돈을 만나 파리돼지앵을 결성하면서 지금껏 꼭꼭 숨겨왔던 정재형만의 예능감을 발휘한다. 시청자 역시 그의 예능세계에 중독되어 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무한도전 제8의 멤버로 추진하자는 의견이 쏟아낼 정도다.

'안테나 뮤직'에서 개최한 '안테나 뮤직 콘서트-대실망쇼'에서 정재형은 0점을 맞았다 (사진 출처: 종점다방)

그래서일까? 이런 의문이 든다. 정재형은 준비된 예능인이 아닌가 하는.

정재형의 행동 하나하나는 정재형의 진지한 자세에서 우러나오기에 우리는 더 정재형이라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고, 그의 예능감을 격찬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만약 정재형이 마음 먹고 시청자들을 웃기기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코를 파고, '유느님 모독', '짜증나 너', '화요일 개화동', '부분 가발' 등의 어록을 탄생시켰으며, 스카프에 걸려 자빠질 뻔한 몸개그를 선보였다면, 아마 우리는 그를 숨겨진 예능요정이라 말하지 않을 것이다.또한 정재형은 예능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긴 했으나, '음악의 신(神)'이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정재형은 1990년대를 주름잡았던 남성 싱어송 라이터이자 작곡가 그리고 영화음악가로 활동 중이며, 피아니스트로까지 영역을 넓힌 진정한 뮤지션이다.

초등학교 1학년 짝사랑하던 희야를 따라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음악을 알게 됐다는 정재형.

그는 1995년 데뷔한 혼성그룹 '베이시스(Basis)'의 멤버로, 故서지원의 를 작곡하는 등 1990년대 정재형은 김동률, 이적, 유희열, 김현철과 함께, 일명 '지능형 발라드'를 이끄는 남성 싱어송 라이터로 활약했다.

베이시스( Basis) 로 활동하던 당시의 정재형. '정봉원'이라 불리는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베이시스 3집까지 발표하고, 국내에서 최고의 음악가로 인정받던 어느 날, 정재형은 돌연 유학을 떠난다.

1997년, 에꼴 노흐말 재학 중 정재형은 선우완 감독의 영화 <마리아와 여인숙>의 영화음악을 작업한다.

대중들은 그런 그를 쉽게 이해하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또한 90년대 당시 동료 가수들이 버클리로 유학을 떠나는 것에 비해 정재형은 파리를 선택하고, 파리고등사범음악원(Ecole Normal de Musique de Paris, 에꼴 노흐말)에서 영화음악 고등 디플롬과 작곡 고등 디플롬을 밟는다. 한양대 시절부터 영화 음악가가 꿈이었다던 그는 파리에서 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을 밟으며, 진지한 작곡 세계를 꽃 피우기 시작한다.이후 , , , , , 등의 영화에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기에 이른다.

베이시스 해체 후 발매한 정재형의 솔로 앨범들

그리고 1999년 베이시스가 해체한지 2년이 흐렀을 때, 정재형은 첫 번째 독집 음반 <기대>를 발표한다.

앨범 내 12곡 전곡을 작곡하고, 그의 절친한 동료 가수인 이적, 김동률, 노영심 등이 작사에 참여한 이 음반은 베이시스 시절부터 유지돼 오던 특유의 청승맞은 발라드가 유지되었음은 물론, 사랑의 상처, 슬픔의 서정이 가득한 앨범이었다. 귀국 후 발표한 2집 은 1집보다 한층 더 슬픔과 우울의 정서가 극대화되었다.

그의 음악은 단순히 '일반가요'로 분류하기에는 다소 난해하게 느껴진다.

이는 모두 정재형 자신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정재형의 파리 에세이 <정재형의 Paris Talk>

정재형은 뮤지션 뿐 아니라 어렷한 작가 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파리 유학 생활을 통해 한층 성숙하고, 유연한 모습으로 지난 파리 시절을 되돌아 보며 당시의 단상들과 여러 작업들 그리고 그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정재형의 Paris Talk>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그간 방송에서 보여지던 모습과는 다른, 정재형의 꾸밈없는 솔직한 모습을 에세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랜 시간 파리 유학 생활을 통해 한층 성숙하고, 유연한 모습으로 지난 파리 시절을 되돌아 보며 당시의 단상들과 여러 작업들 그리고 그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그간 방송에서 보여지던 모습과는 다른, 정재형의 꾸밈없는 솔직한 모습을 에세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정재형과 비슷한 가수들에 비해 덜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정재형은 베이시스 시절부터 클래식을 대중가요에 접목시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으며, 일렉트로닉, 노이즈 사운드를 도입하는 등 우직하게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펼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영화음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인재이기도 하다.

수십 만원짜리 명품 티셔츠도 정재형이 입으면 한 순간에 개화동에서 살 수 있는 티셔츠가 된다?!

출연 당시 정재형이 입은 구멍 송송 뚫린 흰색의 티셔츠는 심지어 '길에서 주웠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실제 티셔츠는 약 45만원 정도로 사실을 안 시청자들은 그야말로 아연실색. 심지어 당시 방영했던 SBS 드라마 에서 이민호가 입은 티셔츠와 같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재형과 이민호가 입은 티셔츠는 45만원 상당의 컬러만 다른 같은 티셔츠다

많은 연예인들이 내츄럴한 패션으로 주목받는 '공항패션'은 또 어떠한가. 정재형은 마치 집에서 입다 나온 듯한 그야말로 '이것이 바로 내츄럴이다!'를 몸소 보여준다. 무지 화이트 티셔츠에 말아올린 반바지 그리고 샌들에 양말까지.

(좌) 문제의 정재형 공항패션 / (우) <무한도전>에서의 정재형 스타일

그의 패션을 보고 혹자는 '패션 테러리스트다', '이보다 더 워스트 드레서일 수는 없다', '헌 옷을 주워입는다' 등등 혹평을 하기도 하지만, 사실 정재형은 꽤 오래 전부터 자신만의 패션세계를 선보였다.

지금이야 9부 바지를 입는 남성들이 많지만, 정재형이 파리 유학할 당시만 해도 시선을 한 눈에 받는 패션이었다. 그 당시부터 9부 바지에 스니커즈를 매치했다고 하니 새삼 정재형의 패션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앞서 소개한 정재형의 파리 에세이 <정재형의 Paris Talk>의 소제목 중 이런 제목이 있다.

'재형아 옷 좀 얌전히'

아마 많은 분들이 동감하는 부분이 아닐까? 브라운관에서 보여진 정재형의 패션은 그의 예능감 만큼이나 그간 접해보지 못한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정재형 패션 따라잡기 1. 양말은 전체적인 의상에 포인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도트 무늬, 줄무늬 등 프린트 양말을 매치하자

정재형 패션 따라잡기 2. 슬랙스에도, 청바지에도 어느 바지든 상관없이 긴 바지라면 발목을 드러낼 수 있게 한 단 이상 접어주는 것이 좋다

MBC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 출연했을 당시, 정형돈에게 '패션이 정말 제로다'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정재형의 패션에 대한 사랑은 여느 셀러브리티 못지 않다.

옷을 입을 때 남 상관을 별로 하지 않는다는 그의 패션 철학에 걸맞게 정재형의 패션은 내로라하는 패셔니스타들에게도 회자가 될 정도다.

정재형 패션 따라잡기 3. 수트를 입을 때는 딱 두 가지만 기억하자. 기본에 충실할 것, 의외의 포인트를 줄 것. 수트에 스니커즈 혹은 플립플랍을 매치하는 것 말이다

정재형 패션 따라잡기 4. 스카프, 페도라 등의 악세사리 매치를 두려워하지 말 것. 영 부담스럽다면 자신의 얼굴형에 맞는 안경테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정재형의 스타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심플함 속에서 포인트 아이템을 매치하는 것.

"중요하다기 보다 좋아하는 건 패션. 어쩔 수 없이 예쁜 게 좋다. 왜 좋으냐고 해도 설명할 수는 없지만 무용도 좋고 아름다운 거에 눈이 간다." 라고. 정재형 패션의 밑바탕은 무엇인가에 대해 궁금했다면, 적절한 답변이 될 것이다.

정재형의 피아노 앨범 <정재형의 프롬나드(promenade), 느리게 걷다>

2009년 발표한 정재형의 이 앨범은 정재형이 직접 컴퓨터를 사용한 사운드 프로그래밍을 활용한 앨범으로, 전체적으로 피아노, 첼로, 오보에의 사운드가 돋보이는 연주곡과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구성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 앨범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앨범 자켓을 비롯한 일러스트. 정재형이 직접 작업한 것으로 정재형의 풍부한 감수성과 개성을 엿볼 수 있다.

2009년 발표한 정재형의 이 앨범은 정재형이 직접 컴퓨터를 사용한 사운드 프로그래밍을 활용한 앨범으로, 전체적으로 피아노, 첼로, 오보에의 사운드가 돋보이는 연주곡과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구성되었다.뿐만 아니라, 이 앨범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앨범 자켓을 비롯한 일러스트. 정재형이 직접 작업한 것으로 정재형의 풍부한 감수성과 개성을 엿볼 수 있다.

'자극은 마이너처럼, 생각은 메이저처럼'

정재형은 항상 아슬아슬하게 경계 위에 서 있다. 파리와 한국 그리고 뮤지션과 대중가수. 그 간극은 굉장하지만 정재형은 비교적 그 경계를 안전하게 넘나들고 있다. 그가 예술성과 대중성을 넘나드는 정재형이 지향하는 예술성은 뭘까?

그는 망설임 없이 '균형'이라 말한다. 작품적으로 지켜야 할 완성도와 양보하지 못할 제한선을 두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No'라고 말하는 것. 또한 메이저로 활동할지언정 가슴 속에 마이너적인 생각을 가지고 간다는 정재형.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통해 담담하게 자신의 세계를 펼치는 정재형을 뉴발란스 블로그는 응원한다.

앞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물었던 <오보이(OhBoy!)> 질문에 대한 대답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다.

"음악 외에 중요한 건 그래도 음악 밖에는 없다."

정재형 공식 홈페이지 http://jungjaehyung.com

정재형 트위터 @le_petit_piano

정재형의 일상은 어떨지 궁금하다면, 그의 트위터를 팔로잉해 보자.

진솔하고 소탈한 그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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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포인트 아이템이 도트 무늬 양말이거나 핑크색 스카프거나 하는 등 의외의 선택을 하곤 한다. 스타일이란 바로 이런 예상치 못한 아이템과 조화를 이룰 때 더욱 빛나는 법이다. 정재형은 이를 무척이나 잘 활용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패셔니스타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일전에 와의 인터뷰에서 정재형은 음악 외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from http://nbkorea.tistory.com/411 by cc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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