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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의 아침

토픽셀프 2018. 10. 21. 08:32

펜트하우스의 아침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초고층 빌딩을 가능하게 한 기술은 무엇일까? 하나는 강철과 철근 콘크리트이며, 다른 하나는 엘리베이터이다.

도시에서는 자동차보다 엘리베이터를 더 많이 이용한다. 적어도 하루에 10억 명 이상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72시간마다 전 세계 인구를 실어 나른다는 이야기도 있다. 19세기에 등장한 엘리베이터는 누가 봐도 철의 산물이다.

▲도르래

엘리베이터의 원조는 도르래이다. 도르래가 우물물을 길어 올리는 데 사용되다가 사람이나 화물을 수직으로 운반하는 엘리베이터로 발전한 것이다. 초창기의 엘리베이터는 증기 방식이었다. 결점은 줄이 끊어지면서 추락 사고를 빈번히 발생시켰다.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 난제를 해결한 사람은 미국 버몬트 출신의 엘리샤 오티스(1811~1861)이다. 그는 1854년, 뉴욕 세계박람회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다 줄을 끊어 버린다. 관람객은 경악했으나 엘리베이터는 추락하지 않고 곧바로 정지한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엘리베이터의 신기술을 극명하게 보여준 이후로 오티스는 엘리베이터의 거인으로 등장한다.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뉴욕 맨허튼에 102층짜리 '엠파이어 스테이트'가 들어설 수 있었던 핵심은 67개의 엘리베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엘리베이터는 뉴욕 인구를 1천만이 넘는 거대 도시로 만들기도 하고, 초고층 펜트하우스에서 찬란한 아침의 햇살을 맞게 해준다. 황홀한 아침은 누구나 원하는 행복이다. 세계 초고층 빌딩 '부르즈 할리파'에도 57개의 엘리베이터가 초속 10미터로 운행 된다. 수 많은 관광객들은 아무 불편없이 두바이 도심의 풍경을 안심하고 관망할 수 있다.

▲ 런던 로이드 빌딩

런던 로이드 빌딩의 유리 엘레베이터는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1967년 존 포드만이 설계한 '애틀란타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도 회전식 옥상 레스토랑까지 올라가는 유리 캡슐 엘리베이터가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구름보다 높은 공간에서의 연인, 혹은 가족과 함꼐 즐거운 식사를 만끽하는 모습은 환상적인 일이다.

한국의 승강기 역사는 100년이 넘었다. 1910년 조선은행(현 화폐금융박물관)에 설치된 화폐 운반용 엘리베이터가 최초이며, 승객용은 1914 웨스트 조선호텔(옛 철도호텔)에서 처음으로 운행됐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승강기는 50~60만 여대를 넘는다. 인구 100명당 1대꼴이다. 승강기 보유는 세계 8위이다. 경남 거창에는 승강기대학교와 특화산업단지인 승강기 밸리까지 생겼다. 이처럼 엘리베이터 시장이 넓은 한국에서는 국내 토종기업과 오티스, 티센크루프, 비쓰비시 등 세계 유명 엘리베이터 업계가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상하 좌우로 움직이는 승강기가 등장했다. 티센크루프(ThyssenKrupp)의 작품이다. 이 승강기는 건물의 효율성을 크게 높인 멀티(MULTI) 엘리베이터로 불린다.

'멀티' 엘리베이터는 건축가들에게 새로운 건물 디자인의 욕구를 자극한다. 철강기업들도 엘리베이터의 진보와 발을 맞출 수 있는 신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세계의 도시화율은 현재 약 50%라고 한다. 2050년이면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도시에 거주하게 된다는데, 엘리베이터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엘리베이터 자체도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술개발과 소재의 선택이 더욱 디테일 해 지고 있다.

"매년 뉴욕시 직장인들이 엘리베이터 탑승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을 합치면 무려 16.6년이다." 독일의 철강그룹 티센크루프의 PR문구를 다시 음미해 보면 철의 산물 엘리베이터를 무심하게 쳐다볼일이 아니다. 우리의 철강재를 어떻게 참여 시킬 것인지 궁리가 필요해 진다.

글 : 김 종 대(스틸프라이스 대표. 철강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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