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지하철 타고 인천여행, 동인천역#1

인천 구석구석 다양한 곳들을 교통카드 한 장만 있으면 저렴한 가격에 길이 막힐 염려도 없이 지하철로 떠날 수 있는데요. 인천은 인천지하철과 최근 개통된 수인선 등 지하철로 곳곳이 잘 연결되어 있어 차가 없어도 얼마든지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역에 내려서 산책하듯 주변을 구경하고 그곳에 알려진 맛집이나 명소를 찾는 재미도 쏠쏠한데요. 오늘은 <지하철 타고 인천여행>의 두 번째 목적지인 맛집,멋집이 많은 동인천역으로 떠나보도록 할게요.^ㅡ^

동인천역의 본래 역명은 ‘축현역’이었는데 이는 당시 역 주변에 저명한 지형지물이 한성으로 가는 고갯길인 싸리재가 있어서 싸리재를 한자 이름으로 바꾼 축현(杻峴)을 사용하였어요. 1926년에 역명을 공모해 종착역인 인천역과 인천부의 위쪽에 있다고 하여 상인천역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광복 후 일본인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 싫다는 여론에 의하여 축현역으로 잠시 바꾸었다가 다시 인천역과 인천부의 동쪽에 있다고 하여 ‘동인천역’이라는 역명이 붙었어요.

구한말 인천부 지역의 동쪽에 있어서 이 일대를 동인천이라고 불렸지만,현재의 인천 행정구역 상으로는 오히려 서부 지역에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요. 하지만 이 일대는 통상적으로 ‘동인천’으로 지칭되며, 인근에는 천주교 인천교구 주교좌 답동성당, 대한성공회 내동성당, 신포국제시장, 대한서림, 애관극장, 초기 감리교회인 내리교회 등 다소 오래된 구시가지가 있습니다. 특히 신포동 일원에는 구한말 일제 강점기 개화기 유적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동인천역은 크게 남부역과 북부역으로 구분되는데, 남부역 앞(신포동 방향)은 역 남광장을 중심으로 답동사거리까지 지하상가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어 있고, 북부역 앞(송현동 방향)은 창영동 배다리 인근까지 중앙시장(일명 양키시장)과 송현시장 등 재래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상권이 많이 위축되어 현재 같은 노선의 주안역이나 부평역, 인천 도시철도 1호선의 인천터미널역 주위보다는 작은 규모로 전락하였어요.

동인천역 역 건물은 1989년 문을 연 인천백화점과 연결되어 있는 민자역사로 인천백화점은 동인천역 일대 주민은 물론 인천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백화점으로 유명세를 떨쳤는데요. 하지만 IMF 구제금융사건 당시 부도를 맞고 사라진 이후 쇼핑몰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으나 과거의 영광을 되찾진 못했고 현재는 다시 복합쇼핑몰 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대한서림은 동인천역에 내리면 한 눈에 보이던 5층 건물에 위치하고 있어 인천의 대표적인 만남의 장소였는데요. 핸드폰이 없던 시절 대한서림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하고 상대방이 늦을 경우 이 곳에서 책을 읽으며 기다리곤 했었어요. 대한서림은1953년 처음 문을 열었고, 서점의 전문화, 대형화를 미리 예견하고 업계 최초로 전산화 작업을 했으며,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손님들을 반겼습니다. 이렇게 발전된 책방은 전국에서 손 꼽힐 정도로 대형서점으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의 급격한 보급과 이를 통한 온라인 서점의 급성장 등의 이유로 2013년 8월부터 1, 2층을 빵가게에 내주고 3, 4층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때 폐업의 위기까지 갔었지만 인천 시민들에게 대한서림은 추억의 장소이자 지켜주고 싶은 특별한 장소였기에 폐업 소식이 돌자마자 수많은 인천 시민들이 폐업을 말렸고, 대한서림의 김순배 대표는 고심 끝에 계속 대한서림을 이끌어 나가기로 했습니다. 대한서림에 대한 인천 시민들의 특별한 애정이 결국 대한서림을 살린 것 입니다.

인천만큼 먹자골목이 많은 곳도 드문데요. 그 중에서 학생교육문화회관 뒷길은 매일 저녁 고소한 삼치구이 냄새가 진동합니다. 이 골목길이 삼치거리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1966년 ‘인하의 집’이 현재의 자리에 약간 떨어진 곳에서 삼치와 막걸리를 팔면서부터인데요. 이곳에는 일제강점기에 후까미 양조장, 해방 후에 ‘소성주’라는 인천막걸리의 토대가 된 대화주조라는 양조장이 있었고, 안주로는 인근 부두에서 싼 값에 팔리는 삼치를 튀겨 내놓은 것이 동인천 삼치골목의 시작이었습니다.

가게마다 조리방법이 각각 다르지만 큰 삼치를 한 접시에 푸짐하게 담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서너명이 마음껏 먹어도 2~3만원이면 충분할 정도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서민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곳이랍니다. 지난 2001년부터 ‘동인천 삼치골목’으로 지정되었고 공공미술프로젝트를 통해 가게마다 개성 넘치는 간판과 외벽으로 보는 즐거움도 더하고 있습니다.

‘먹방’, ‘쿡방’이 대세인 요즘 TV 속 맛집으로 인천의 오래된 유명 맛집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잉글랜드 왕돈까스’는 ‘응답하라1988’에서 정환이네 가족이 외식을 하러 갔던 돈까스집과 ‘수요미식회’의 돈까스편, 그리고 ‘백종원의 3대천왕’ 등에서 소개되면서 더욱 유명해진 곳인데요.

잉글랜드 왕돈까스는1981년 문을 열고 현재까지 음식부터 식당 내부 인테리어까지 시간이 멈춘 듯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완두콩 색을 띄는 크림스프와 두툼하고 큰 돈까스, 그리고 옛날 다방과 같은 소파와 식탁, 추억의 LP판 등 이 곳을 찾으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온 듯 8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인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TV를 통해 유명해지기 전부터 ‘응답하라1988’에 나왔던 장면처럼 부모님 손을 잡고 가족들과 함께, 또는 연인과 데이트를 위해 외식장소로 한번쯤 가봤을 정도로 유명했습니다. IMF 이후 잠시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은 듯 점심시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고 있어 가게를 올라가는 계단부터 돈까스를 맛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동인천 인근에는 제물포고등학교, 인일여자고등학교, 인성여자고등학교 등 많은 학교들이 모여있어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을 위한 착한가격의 분식집들이 많은데요. 그 중에서 30여년의 오랜 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신신분식’은 당시 주 고객이었던 고등학생들이 이젠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여 아이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찾는 추억의 맛집입니다.

이 곳에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우선 가격에 놀라는데요.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그 양과 맛에 더욱 놀랄 수 밖에 없습니다. 5,500원의 저렴한 가격이지만 주문한 왕돈까스가 나오면 그 두께와 양을 보면 다른 곳에 비해 굉장히 저렴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서너명이 이 곳을 찾으면 1만 3천원으로 푸짐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왕돈까스, 떡볶이, 쫄면 등 어렸을 적 먹었던 추억의 맛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동인천역 부근은 인천에서 가장 번잡했던 곳이었는데요. 경인열차가 정차하고 거의 모든 시내버스가 경유했기 때문에 차량의 원활한 소통과 안전한 보행을 위해 1967년 6월 3일 동인천지하도가 개통되었습니다. 본래 동인천지하도는 민방공 대피용 목적이었지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문데요. 이후 이 지하도와 72년 동인천 지하상가가 연결되었고 이후 74년 동인천, 77년 중앙로, 80년 인현, 83년 신포지하상가까지 모두 5개의 지하상가가 조성되어,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지하상가가 되었습니다.

당시 이 곳은 인천 최대의 상권으로 서로 부딪히며 다닐 정도로 사람이 많았고, 새 옷과 새 신발을 사기 위해 꼭 이 곳에 들릴 정도였습니다. 90년대 초반 만해도 젊음의 거리로 불리며 옷과 신발, 패션소품, 안경점, 보석점, 핸드폰가게, 레코드가게, 팬시점 등 다양한 점포가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동인천역부터 신포패션문화의 거리, 신포국제시장 등을 잇고 있는 지하상가에는 예전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젊은 사람들도 꽤 눈에 띄고, 최근에는 이 곳을 찾는 외국인들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신포지하상가를 거쳐 신포패션문화의 거리 맞은편에 위치한 애관극장은 ‘보는 것을 사랑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한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스크린을 가진 극장으로 당대 스타였던 신성일과 엄앵란이 무대 인사를 할 정도로 유명한 영화관이었던 이 곳은 현재는 멀티플렉스로 변모하고 여전히 성업 중입니다.

애관극장은 영화 상영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미스터유니버스 선발대회, 국정홍보, 피아노연주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와 정치행사도 자주 열렸던 곳으로 인천에 대형멀티플렉스가 들어서기 전까지 연인들의 필수 데이트코스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시네마천국으로 불렸던 추억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신포아치를 지나 신포문화의 거리에 들어서면 남녀 정장부터 캐주얼 및 스포츠 매장뿐만 아니라 보석과 안경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패션의 천국이 펼쳐지는데요. 특히 최근에는 인천항을 드나드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 곳까지 이어져,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매장도 생겨나면서 이국적인 풍물을 보여주며 퓨전식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신포재래시장과 신포지하상가, 중앙지하상가로 이어지는 이 곳은 예부터 ‘인천의 명동’으로 불리며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습니다.

신포국제시장은 19세기 말에 형성되어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시장인데요. 개항 당시 신포동은 인천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던 곳으로, 1890년 최초의 어시장을 개설하면서 시작되었고, 농업에 종사하는 중국인들이 이 곳에서 야채시장을 장악하였다. 일제강점기에는 공설 제1일용품시장과 공설 제2일용품시장이 되었다가, 광복 후에 지금과 같은 신포재래시장이 형성되었습니다.

이 곳에는 쫄면과 닭강정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가게들이 있는데요. 신포국제시장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는 닭강정은1985년부터 이곳에서 자리를 지킨 ‘신포닭강정’에서 양념치킨이 아닌 닭강정을 최초로 만들어낸 곳으로, 오전부터 이어지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길 줄을 모릅니다. 또한, 19731년 더 일찍이 시작된 ‘신포우리만두’는 쫄면이 탄생한 곳인데요. 냉면의 면을 두껍게 뽑아낸 실수가 오늘날 쫄면의 원조가 되었고, 만두와 함께 대표 인기 메뉴가 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공갈빵, 오색만두, 수제핫바 등 신포국제시장은 먹거리로 유명합니다.

오늘은 <지하철 타고 인천여행>의 두 번째 목적지인 동인천역과 동인천남부역 일대를 둘러보며 소개해 드렸는데요~ 남부역 앞은 지하상가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 다양한 점포들이 많이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90년대까지 인천 상권의 중심지였던 동인천역 일대가 다시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즐겨 찾아 주시길 바라면서,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동인천북광장 주변의 명소들을 소개해드릴게요~감사합니다.^ㅡ^

from http://idtc.tistory.com/1216 by ccl(A)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