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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필의 정체성과 소신.커밍아웃 스타들. 김조광수 청첩장

영화제보다 자신의 정체성과 소신이 더 중요했던 '석호필 커밍아웃'

커밍아웃한 스타들 누구누구 있나

국내 팬들에게 '석호필'이란 애칭으로 알려진 '웬트워서 밀러(41)의 커밍아웃이 화제가 되고 있다.

▒ Who?

1972년 6월2일 영국에서 태어나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자란 밀러는 프리스턴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인 95년 LA로 이주했고, TV 프로그램을 만드는 프러덕션 개발부에서 일했다. 그러다 연기를 시작해 ‘버피 더 뱀파이어 슬래이어’ ‘ER’ 등 인기 TV 시리즈물에 출연했다. 인기를 얻는데는 실패했다.

이후 영화 ‘언더월드’ TV ‘잔다크’ ‘고스트 위스퍼러’ 등에서 일회성 배역을 전전한 밀러는 ‘프리즌 브레이크’에 등장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국내에서의 인기도 엄청났다. 국내 팬들은 ‘프리즌 브레이커’ 속 밀러의 이름인 ‘마이클 스코필드’의 성을 한국식으로 음차해 부르며 남다른 관심을 보내기도 했다.

▒ 커밍아웃 계기

웬트워스 밀러는 러시아 세인트 피터즈버그에서 열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영화제에 초대받았지만 동성애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 때문에 초대를 거절하고, 이에 대한 편지를 영화제 측에 보냈다.

밀러는 인터네셔널 필름페스티벌 총감독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영화에 초대해 준 것은 고맙다. 예전에 러시아에서 즐겁게 지냈던 한 사람으로서 초대에 응하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알지만 동성애자로서 초대를 거절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러시아 정부가 동성애자를 대하는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러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용납될 수 없으며 나와 같은 동성애자들이 기본권을 무시당하는 나라에서 열리는 행사에 설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밀러는 "만약 상황이 좋아진다면 나는 얼마든지 다른 선택을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웬트워스 밀러는 커밍아웃한 배우 루크 맥팔레인과 교제한다는 소문이 계속 돌면서 동성애자설이 제기되곤 했다.

이렇게 자신의 정체성을 커밍하웃한 스타들 또 누가 있을까?

▒ 미국 프로레슬링 현역선수 최초 커밍아웃 '대런 영'

미국 프로레슬링(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 사상 처음으로 현역 선수가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커밍아웃'을 했다.

대런 영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LA공항에서 자신의 수하물을 기다리던 중 현지 연예매체 TMZ와의 인터뷰에서 "WWE의 슈퍼 스타로서 정직하게 이야기 하겠다"며 "나는 게이이며 매우 행복하다"고 밝혔다.

영은 "타인의 성적 취향은 중요하지 않다"며 "사람 자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WWE 측은 공식 발표를 통해 "영의 고백이 자랑스럽다. WWE의 스타인 그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우리나라와 인식과 문화가 참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 미국 프로농구(NBA) 현역선수 최초 커밍아웃 '제이슨 콜린스'

콜린스는 2013년 4월 30일(한국시간) 미국의 유력 스포츠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를 통해 “나는 흑인이자 게이입니다”라고 털어놔 미국 스포츠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콜린스는 2012-13 시즌 위싱턴 저즈에서의 활약한 뒤 자유계약선수(FA) 명단에 올라 타팀 이적을 추진 중이었다. 그리고 커밍아웃에 앞서 동생이자 같은 농구선수인 제런 콜린스에게 먼저 이 사실을 고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콜린스의 커밍아웃은 NBA 뿐 아니라 미국 프로스포츠 현역 선수 중 처음있는 일이라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으며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NBC 등 주요 언론들은 “콜린스의 발언이 스포츠 역사를 바꿨다”고 높이 평가했다. 미국의 저명 인사들도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콜린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용기에 감명받았다”고 격려했다.

▒ 복싱계 최초 커밍아웃 '올랜도 크루즈'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복서 올랜도 크루즈(31)가 커밍아웃했다. 복싱계에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힌 것은 크루즈가 처음이다. 그는 2012년 10월 한 웹사이트에 "24년 넘게 동성애자라는 사실과 싸워왔다. 이제는 나 자신에게 진실해지고 싶다"라는 글을 올렸다.

▒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밝힌 배우 '조디포스터'

배우 조디 포스터(51)가 커밍아웃(동성애자임을 밝히는 것)을 선언했다. 조디 포스터는 2013년 1월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LA 비버리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0회 골든글로브에서 공로상인 세실 B. 드밀상을 받았다.

그리고 시상식 수상소감을 통해 동성애자임을 밝혔다. 이날 수상소감을 말하던 조디 포스터는 "오늘 나는 모두에게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던 것을 고백하려 한다. 자랑스럽게 당당히 공개하고 싶고, 여러분이 나를 지지해주기를 바란다"며 "사실 오래 전 주변 사람들에게는 커밍아웃했다. 소녀 시절부터 믿을 수 있는 친구와 가족, 동료에게는 내가 동성애자임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 모든 유명인은 사생활을 기자회견이나 리얼리티쇼에서 사생활을 드러내지만 나는 이렇게 됐다"며 특별한 시상식에서 커밍아웃한 벅찬 마음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동안 수차례 동성애자 의혹에 휘말린 그녀는 공개석상에서 이를 고백함으로써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 라틴팝의 황제 '리키마틴'

가수 리키 마틴(42)은 유엔본부에서 열린 동성애 혐오증 대책회의에 참석, 대중 앞에서 당당히 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날 리키 마틴은 "성(性) 정체성 때문에 투쟁의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발견하는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그동안 숨겨왔던 속내를 드러냈다.

▒ 영국 팝스타 '미카'

가수 미카(30)도 커밍아웃을 했다. 지난해 8월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게이라고 묻는다면, 네 맞습니다"라고 고백했다. 미카는 그동안 꾸준히 '게이설'에 휘말렸다. 그는 지난 2009년 네덜란드 동성애자 잡지 '게이 앤 나이트'(Gay&Night)의 커버를 장식하면서 의혹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 미국인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앤더슨 쿠퍼'

미국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앤더슨 쿠퍼도 당당히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고백했다. 그는 “사실 나는 게이다 나는 내 자신에 대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편안하며 자랑스럽다”고 당당히 밝혔다. 앞서 커밍아웃한 할리우드 스타들의 열광적인 지지도 얻었다.

앤더슨 쿠퍼는 세계 최대 케이블뉴스 채널 CNN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인 '앤더슨 쿠퍼 360°'를 진행하고 있다. 앤더슨 쿠퍼는 예일대 졸업 후 ABC방송 기자를 거쳐 2001년 CNN에 입사했다.

이후 앤더슨 쿠퍼는 국내외 재난재해 지역부터 전투지역까지 직접 발로 뛰며 생생한 현장 취재와 보도를 해오며 미국을 대표하는 저널리스트로 유명해졌다.

해외스타들의 고백은 세간을 놀라게 하지만 고민이었던 자신의 남다른 정체성을 진정성 있게 밝혀 대중의 지지를 받기도 하는 것 같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당당한 고백, 대한민국은?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동성애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홍석천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자신이 동성연애자임을 밝힌 1호 커밍아웃 연예인이다. 하지만 후폭풍은 대단했다. 그가 출연했던 방송에서 퇴출당하고 3년 동안 방송출연을 할 수 없었으며, 그를 가까이 하던 사람들은 모두 떠났다.

사실상 방송가에서 퇴출을 당한 이후 먹고 살 길이 없어 레스토랑을 시작했고 현재는 일 매출 1000만원에 육박하는 레스토랑을 이태원 홍대 등지에 7개나 소유하고 있는 레스토랑 재벌로 성공했다. 한 인터뷰에서 성공 비결을 묻자 “편견과 싸운 집념과 용기”라고 답했다.

하지만 커밍아웃한지 10년이나 지난 지금도 홍석천은 비난을 받곤한다. 트위터에 양학선 선수와 가족에 대한 다큐를 보고 감동한 나머지 식사 초대하고 싶다는 글을 올려 악플러들에게 이유 없는 공격을 받았다.

그는 “게이인 내가 남자선수들 응원하면 그런 시선으로 볼 수도 있구나. 놀랐네요. 축구팀 응원해서 초대한다 하면 11배 욕먹겠네”라는 불편한 심경을 고백했다.

동성애자들에 대한 인권운동과 수많은 캠페인으로 인식이 많이 변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는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힐링캠프] 홍석천 편 다시보기

http://vod.sbs.co.kr/sw13/vod/player/vod_player.jsp?vodid=V0000350336&order=DESC&cPage=1&filename=et1706f0008000&mode=

▒ 공개결혼 앞둔 영화감독 겸 제작자 '김조광수'

영화감독 겸 제작자인 김조광수는 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커밍아웃을 한 과정을 드러냈었다.

"2001년에 영화 시사회를 하는데, 기자가 물었다. '당신이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있는데, 당신 때문에 그런 캐릭터가 설정된 것이느냐?'라고 묻는데, 아니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털어놨다.

김조광수는 이어 "내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기획사에서 편견 때문에 캐스팅하기 어려워지거나 투자자들이 투자하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 거짓말을 하고 집에 왔는데 나 자신을 긍정한 지 꽤 됐는데 기자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너무 슬퍼서 밤새도록 울었다"라고 말했다.

또 김조광수는 "그때부터 착실히 준비를 하고 5년 뒤 커밍아웃을 하게 됐다. 시사회 하는 날 당당하게 커밍아웃을 하고 인생이 확 바뀌었다. 동성애자로서 너무 행복하다. 누가 내게 '게이인 걸 알지만 당당하게 보여서 너무 좋다'라고 말해주면 너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김조광수 청첩장>

그렇게 2006년 커밍아웃을 한 김조광수는 오는 9월 동성애인과 공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그리고 석호필의 커밍아웃으로 떠들석했던 오늘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앞에서 성소수자 4대 인권입법과제 실현 촉구 및 김조광수·김승환 결혼식 국회의원 초청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동성 커플 김조광수 감독·레인보우팩토리 김승환 대표와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차별금지법재경연대, 다양한 가족형태에 따른 차별해소와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연구모임,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 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가 참석했다.

두 사람은 성소수자 4대 인권입법과제인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성적지향·성별정체성 포함한 차별금지법 제정,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 성전환자 성별변경 관련법 제정 등을 소개 및 주장했다.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은 오는 9월 7일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공개 결혼식 '당연한 결혼식-어느 멋진날'을 올린다. 결혼식 사회는 변영주·김태용·이해영 감독이 맡았고 강허달림, 신나는 섬, 이디오 테잎, 허클베리핀이 축가를 맡았다.

사랑은 그저 사랑일 뿐

개인적으로 동성애를 나쁘게 보는 차원을 뛰어넘어, 일부 기독교 단체와 시민 단체는 격렬하게 동성애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 예로 동성애자의 삶과 고민을 담은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 대해서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은 이 드라마가 동성애를 조장하며 젊은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내 아들이 게이 되어 에이즈 걸리면 SBS에서 책임져라!” 라고 강도 높은 비난 광고를 실어 화제가 된 바 있다.

또 지난 4월 내한콘서트를 가진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동성애’를 장려한다는 이유로 내한 공연을 앞두고 일부 기독교 단체와 시민 단체의 반대에 부딪쳤다.

`아임 유어스(I‘m Yours)`로 유명한 제이슨 므라즈의 내한 공연 역시 그가 동성애자의 인권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일부 기독교 단체의 반대의 움직임이 일어나기도 했다.

제이슨 므라즈는 내한공연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동성애자 인권에 대한 소신 발언을 해 화제가 됐다. 그는 “나는 동성결혼을 지지한다. 두 사람이 진실 되게 사랑을 하면 다른 사람이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두 사람의 사랑문제는 둘째 치고 사람으로서 기본적으로 받아야할 존중과 권리를 보장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큰 이슈가 됐다.

의학적으로는 동성애를 정신이상으로 보지 않는다. 동성애자들을 상대로 두뇌 MRI(磁氣共鳴映像; 자기공명영상)와 유전자검사를 하면 극히 정상이고 어떤 이상도 두뇌에서 발견되지 않는다. 그들은 틀린 것이 아니라 우리와 조금 다른 것일 뿐인 것.

최근 레즈비언 이였다고 알려진 마를린 먼로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사랑은 그저 사랑일 뿐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보수적인 분위기상 과거 커밍아웃 선언은 부정적으로 묘사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홍석천씨의 커밍아웃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그런 인식은 다소 누그러 졌다. MBC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와 '무릎팍 도사'에서 홍석천과 워쇼스키 남매가 공중파에 나와 당당히 성 소수자로서의 비애와 애환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했고 실제로 큰 호응을 얻었다. 물론 여전히 우리 사회가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개방되기 까지 길이 멀었다. 하지만 아주 조금씩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까지 동성애자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지금, 많은 관심을 받는 스타들의 커밍아웃이 이어지며 그들의 용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와 국내의 문화적인 차이를 떠나서 같은 인간으로써 그들을 '틀림'이 아닌 '다름'의 시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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