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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스위스 신혼여행 6 (루체른, 리기산)

11월의 강을 끼고 있는 루체른의 아침은 안개가 자욱했다.

하지만 이미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치장한 거리의 분위기는 안개의 침울함을 몰아내고 활기를 띠고 있었다.

6일차 신혼여행은 루체른 강을 유람선을 타고 건너 리기산에 오르는 일정이었다.

유람선을 타는 선착장은 루체른역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유람선에 승선하고 유람선 실내 구경을 했다. 2단으로 되어 있는 선미로 나가니 연인으로 보이는 두 서양인이 다정하게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유람선 선미의 스위스 국기 또한 다시한번 유럽 최고의 여행지인 스위스에 와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실내로 들어간 우리는 테이블 형식으로 된 자리에 앉아 병맥 두잔을 시켰다. 술을 잘 먹지 못하는 우리지만 작은 병맥 두병으로 여행 분위기를 더 내고 싶었던것 같다.

아내는 작은 병맥하나로 이미 얼굴이 발그래해 졌다.

길지 않은시간에 유람선은 리기산을 오르는 비츠나우(Viznau)에 도착했다.

워낙 산악 여행이 발달한 곳이라 산을 오르는 방법은 산악열차를 타거나 케이블카를 타면되도록 관광객 편의는 보장되어 있다.

리기산을 오르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루체른에서 베기스(Weggis)를 거쳐 가는 케이블카 코스와 루체른에서 비츠나우(Viznau)를 거치는 산악열차 코스가 있다.

우리는 비츠나우를 거치는 산악열차를 타고 리기산을 올라 베기스로 향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올 계획이었다.

비츠나우에 도착해보니 아직 산악 열차 시간에 여유가 있었다. 선착장에는 백조들이 때를 지어 먹이를 구하고 있었고 그 풍경을 감상하며 잠깐 산책을 즐겼다.

산악열차로 편안하게 리기산까지 올랐다. 오르는 길또한 한국에서 쉽게 볼수 없는 경치들로 시간가는줄 몰랐다.

산악열차에서 내려서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걸었다. 걷다보면 두가지 갈래길이 나오는데 젋은사람과 노인이 각각 두갈래길을 바라보고 있는 표지판이 나온다.

젋은 사람이 바라보고 있는 길은 빠르지만 좀 가파른 길, 노인이 바라보고 있는길은 느리지만 경사가 완만한 길이다.

우리는 경치도 감상할 겸 노인이 바라보고 있는 길로 올랐다. 리기산에는 가족, 연인, 친구들끼리 여행온 사람들이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게 적당히 붐볐다.

그중에는 큰 개를 데리고온 서양인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유람선을 탈때까지만해도 안개가 좀 많이 끼어 있는 흐린날씨였지만 리기산을 오르니 중간에 이미 그 안개층을 뚫고 올라와 태양이 눈부신 맑은 날씨였다.

덕분에 산아래로 층이져 있는 구름층은 마치 그 위를 걷고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아름다웠다.

구름 사이로 멀리 보이는 강도 감상하고 산비탈로 이루어진 벌판도 감상하며 리기산을 내려왔다. 내려오는 중간쯤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 있다.

케이블카를 타러가니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다행이 많이 기다리지는 않고 케이블카를 탈수 있었다. 하지만 만원인 케이블카에서는 그리 여유롭게 경치를 감상할 수는 없었다.

리기산을 내려와 다시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역시나 백조들이 놀고 있었다. 아내가 백조 가까이 가니 어린아이 크기만한 백조가 푸더덕 하고 날아갔다.

리기산을 향해 왔던 강을 타고 유람선은 다시 루체른으로 돌아왔다.

루체른에서의 오후 일정은 시내투어였다. 빈사의 사자상이 유명하긴 했지만 별거 없을것 같은 생각도 들고 시간도 소요될것 같아 포기했다. 얻는게 있으면 버릴것도 있어야 하는법.

카펠교를 지나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한창인 루체를 시내로 들어갔다.

카펠교는 1333년 로이스강에 놓인 다리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긴 나무 다리로 길이가 200에 이른다. 다리 중간중간 탑들은 위급상황에 시민들에게 종을 울려 주거나 감옥으로 쓰기도 했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 시가지로 들어가니 어린 합창단들이 산타 모자를 쓰고 케롤 공연을 하고 있었고 구경하러 들어간 상점에서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초콜랫도 나누어 주었다.

또다른 거리에는 거리의 악사가 기타를 치며 버스킹을 하고 있었다. 멋진 공연에 대한 답래로 간소한 사례를 하고 돌아나왔다.

저녁으로는 스위스풍의 음식을 먹고 싶었다. 한국처럼 늦은 시간까지 음식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음식점을 빨리 찾아야 했다.

작은 골목들이 아기자기한 길들을 걷다보니 퐁듀가게가 나왔다. 별고민 없이 가게로 들어갔다. 메뉴판에는 역시 그림이 없었고 어느나라 글인지 모르겠지만 메뉴들을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겨우 퐁듀라는 영어와 닮은 메뉴를 시켰다. 다행이 우리가 원하는 퐁듀가 나왔다. 자그마한 솥에 치즈가 가득 담겨있고 그아래에는 작은 촛불로 온기를 유지하게 해주었다.

같이 나온 빵들을 치즈에 찍어 먹으니 고소하면서도 짭짜름한 맛이 났다. 그런데 조금 먹다보니 치즈가 끓으며 짜워지기 시작했다. 점원을 불러 좀 짜다고 했더니 원래 그렇다고 한다.

파리에서의 나폴리 피자도 그렇고 유럽인들이 우리나라사람들보다 음식을 좀 짜게 먹는다는 생각을 했다.

저녁을 먹고나니 저녁 6시쯤 되었다. 오늘은 루체른에서 취리히로 이동하는 날이다.

이제 여행의 마지막 여정인 취리히 여행을 하고 취리히에서 입국할 예정이다.

루체른의 호텔로 돌아와 짐을 찾아 기차를 타고 취리히로 이동했다. 취리히에 도착하니 이미 밤이 깊어 있었고 어둑한 취리히 거리를 따라 마지막 숙소로 향했다.

밤이었고 거리를 오가는 행인들도 거의 없었지만 워낙 치안이 안전한 나라라 별 걱정 하지 않고 걸어 갔다.

도착한 호텔은 파리와 루체른의 호텔과 마찬가지로 아담하지만 깔끔한 호텔이었다.

이제 유럽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많이 섭섭하고 생각이 많이 날것 같지만 평생 아내와 나의 추억으로 간직할 만한 훌륭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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