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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바뀌자' 행동 나선 MBC·연합뉴스 기자, 그들은 왜 비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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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바뀌자 갑자기 '제작 거부' 나선 MBC 직원들, 비겁해 보이는 이유

지난 2일에 '기자 블랙리스트' 논란이 불거진 이후 MBC의 기자와 PD 100여 명은 '제작 거부'를 선언했다. MBC 사측은 이를 부인하다가 최근 "작성 관련자를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진상조사위원회 설치를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MBC의 기자와 PD들은 총파업을 앞두고 있다.

블랙리스트 파문이 불거진 계기는 실로 황당하다. 양윤경 MBC 기자에 따르면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는 배현진 아나운서와의 논쟁의 시발점은 "화장실에서 물을 틀어놓은 채 양치질을 한 것"이었다고 한다.

양 기자가 이에 대해 지적하자, 배 아나운서가 "내가 왜 선배 눈치를 봐야 하느냐"며, "나는 MBC 앵커라 당연하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이후 회사에 경위서를 쓰고 조사를 받은 사람은 양 기자였다. 양 기자는 "이 충돌 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갔다"고 주장했다.

진보·개혁 진영 지지자들은 MBC 구성원들의 행동을 응원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철 → 김종국 → 안광한 사장 등을 거치면서 MBC는 급격하게 '친박방송화'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구조적으로 굳어졌다.

7월 17일 '김장겸·고영주 퇴진 MBC 비상행동' 출범식을 진행 중인 MBC 노조원들 ⓒMBC노조

하지만 기자는 결코 MBC 구성원들을 응원할 생각이 전혀 없다. 오히려 이제야 행동에 나선 것을 보면서 "비겁하다"는 판단을 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 MBC의 마지막 파업은 2012년이었다. 이후 MBC 구성원들은 '친박방송'이 구조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5년 가까이 이를 방치했다.

▲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절에는 침묵하고 있다가, '세상이 바뀌자' 비로소 행동에 나선다고 외치고 있다. 만약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당선됐어도, 지금 시점에서 총파업을 거론했을지 매우 의문이 든다.

혹자는 기자에게 "네까짓 것이 뭔데 그들을 비난하느냐"고 반박할 수도 있다. 특히 대형 공중파 방송 직원의 관점에서 보면, '영세 인터넷 언론' 기자는 '사기꾼'이나 '듣보잡'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기자'라고 볼 가능성은 낮을 것이다.

하지만 기자는 그들을 비난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정치권력에 의해 처음으로 수난을 당했던 2008년 무렵 'PD수첩'을 격렬하게 옹호했고, 'MB정부의 방송장악 음모'에 대해서도 개인 블로거였음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취재했던 사람은 바로 기자였다.

그렇다면 당시 기자에게는 MBC 기자나 PD와 같은 조직력·자금력·배경이 있었을까? 당연히 전혀 없었다. 포털 사이트의 기류를 포착해 활용했을 뿐, 기자는 그런 힘이 없었다. 그것은 지금도 여전하다.

기자와 같은 사람의 관점에서는, MBC라는 조직력·자금력·배경을 두고도 침묵하다가 '세상이 바뀌자' 비로소 행동에 나서는 그들이 곱게 보일 수가 없다.

연합뉴스 기자들, '장충기 문자' 불거진 지가 언젠데 이제야…

같은 관점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지부장 이주영)를 중심으로 한 '연합뉴스' 일부 기자들의 경영진 퇴진 운동에도 쉽게 동조할 수 없다.

그들이 경영진 퇴진 운동에 나선 계기는, 시사주간지 '시사인'이 보도했던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서 일부 연합뉴스 경영진 및 간부들이 장충기에게 청탁을 하거나 정보를 공유해 준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하지만 '장충기 문자'는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연합뉴스'는 4월 13일 공판에서 장충기의 진술조서에 대한 증거조사를 하던 중 이미 거론됐던 적이 있다.

당시 특검이 공개했던, 장충기가 2015년 7월 8일 수신한 문자 메시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발신자는 황영기 당시 금융투자협회장(전 삼성증권 사장)이었다.

"밖에서 돕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창섭 '연합뉴스' 편집국장도 있습니다. 기사방향을 잡느라 자주 통화하는데, 진심으로 열심히 합니다. 나중에 아는 척이라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통화 중에는 '기사는 못 쓰지만 국민연금 관련 최고의사결정 관련자에게 들었는데 '돕기로 했다'고 합니다. 저는 '소액주주를 긁어모으는 데에 도움이 되는 기사를 실어 달라'고 했습니다."

즉 '연합뉴스' 일부 기자들은 3개월 여가 지나 '시사인'의 보도로 더 많은 독자들이 이에 관심을 갖자 비로소 행동에 나선 것이다.

14일 비상대책회의를 진행중인 연합뉴스노조 ⓒ연합뉴스노조

사실 기자도 당시에는 '연합뉴스'라는 매체명을 밝히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영세 인터넷 언론' 주제에 지나치게 용감할 경우에 박힐 미운털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영세 인터넷 언론' 기자라면 '연합뉴스'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에 대해 잘 알 것이다.

'갑 중에 갑'인 '연합뉴스' 일부 기자들이 3개월 여가 지나자 비로소 집단행동을 하는 것이 과연 곱게 보일까? 사실 이 기사를 쓰면서도 매우 두렵다. '연합뉴스'에 찍힐 경우의 후환은 일반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연합뉴스·MBC, 출입기자단 구성하는 '갑 중에 갑'의 집단행동이 비겁해 보이는 이유

'연합뉴스'는 '영세 인터넷 언론' 기자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취지에서 '갑 중에 갑'이다.

▲ 출입기자단은 '영세 인터넷 언론' 기자들의 주요 기관 취재에 대단히 배타적이며, 그 출입기자단은 통신사·공중파 방송·보도채널·주요 일간지들이 장악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그중에서도 '갑 중에 갑'이다.

▲ '연합뉴스'는 국고보조금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털 사이트에 전제료를 받아 기사를 송고해 속보전을 벌인다.

▲ '영세 인터넷 언론'은 포털검색제휴 통과만 해도 바늘구멍을 뚫어야 할 만큼 힘겨운 싸움이지만, 그렇듯 '연합뉴스'에 의해 구조적으로 짓눌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기자는 개인 블로거로서 취재를 했던 경력이 있고, 현재는 '영세 인터넷 언론' 기자로서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다.

'이태원 살인 사건' '정운호 게이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등의 재판을 취재하기 위해 법원을 다니는 과정에서도 '누군가'로부터 별로 달갑지 않은 눈빛을 받기가 예사였다.

만약 법정이 헌법에 의해 공개된 공간이 아니었다면, 법정 취재가 과연 가능했을지 의문일 정도였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재판 취재의 경우 선착순·응모 방청권을 확보하기 위해 고생하고 있고, 그런 과정을 거치더라도 취재가 쉽지만은 않다.

'영세 인터넷 언론' 기자 입장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언론 친화 정책'은 그저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문재인 정부의 언론 친화 정책은 대규모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는 기성매체에만 한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세 인터넷 언론'을 이끌고 있는 입장에서는 근본적인 고민에 휩싸인다. "언론의 자유는 대형매체에만 해당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출입기자단 제도와 '험악한 눈치'는 현실적인 장벽 역할을 한다.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 ⓒKBS

기자가 이런 하소연을 남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MBC와 '연합뉴스'에 다음과 같은 말을 하기 위해서다.

"저는 개인 블로거였고, 현재는 영세 인터넷 언론 기자입니다. 당신들이 사람 취급도 하지 않을 '듣보잡'입니다. 하지만 그 '듣보잡'은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MB정부의 방송장악 현실을 취재하고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 '영세 인터넷 기자'에 불과한 '듣보잡'입니다만, 삼성과 특검에 대해 아무런 두려움을 갖지 않고 눈에 보이는 대로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월급을 받고, 회사의 힘을 믿으면서 '영세 언론'의 주요 기관 출입조차 불쾌해 하는 당신들은 왜 저보다도 못한 것입니까? 가진 것이 많으면 겁이 많아진다던데, 진짜 그렇습니까?"

'세상에 바뀌자' 비로소 용기가 난 것인지, 이제야 행동에 나선 당신들, 언론의 자유는 당신들만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영세 인터넷 언론'은 평소에는 무시하다가 당신들이 필요할 때 당신들의 시위를 촬영해주고 홍보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세상이 바뀌자' 행동에 나선 그들이 얄미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법원 출입이 금지되는 일'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어느 기자가 이따금씩 아무 이유도 없이 기자를 노려봤던 그 눈빛과 인간 이하를 바라보는 듯한 냉소 담긴 그 눈빛을 영원히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의 눈빛을 볼 때마다 헌법에 매우 감사한다. 헌법이 아니었다면 기자는 법원을 다니지 못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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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ctzxp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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