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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비서실장 UAE행 진짜 이유는 ‘카타르산 LNG’ 때문?

최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51)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방문을 두고 온갖 의혹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임 실장도 이에 대해 명쾌하게 해명이나 설명을 하지 않아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마치 큰 실수라도 저지른 것처럼 인식되고도 있다.

이렇게 뒷말이 무성한 가운데 이른바 한국과 맺은 ‘원자력발전소 건설계약 취소설’은 UAE가 외교관계를 단절한 카타르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해 관심을 모은다. 임 실장의 UAE 전격 방문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본질은 한국이 아니라 카타르와 UAE의 갈등에 있다는 해석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정부 때 계약해 UAE에 짓고 있는 ‘원전 수출’과 국내 수입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 확보’ 사이에서 국익을 저울질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는 얘기도 된다.

24일 정부와 정치권 등의 말을 종합하면, 중동지역 국제관계 문제로 UAE가 카타르의 제2수출국인 한국과의 교역 문제를 들고 나왔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UAE가 외교 갈등 중인 카타르의 ‘돈줄’을 끊기 위해 한국의 카타르산 LNG 수입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 한국이 UAE에 수출해 내년 초 완공을 앞둔 바라카 원전(총사업비 74조원 규모)을 볼모로 삼는다는 주장이다.

이런 경우 UAE 원전 논란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선언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 조사 여파가 아니라, UAE·카타르 양국관계 악화로 파생된 ‘종속변수’에 더 가깝다는 풀이가 가능해진다.

한국무역협회 집계 결과, 한국은 지난해 전체 LNG 수입량(3345만t)의 36%를 카타르에서 들여왔다. 2·3위인 호주(14%)·인도네시아(13%)에 비해 약 2.5배 많아 카타르에 수입 의존도가 높다. 같은 기간 카타르의 수출에서 한국 비중은 15.7%로 일본(19.4%)에 이어 두번째다. 카타르가 한국에서 거둔 무역수지 흑자는 82억9300만달러(8조9564억여원)다.

지난 6월 UAE와 사우디, 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은 카타르를 상대로 국경 폐쇄와 함께 육상·영공·영해를 통한 출입국과 수출입 차단을 선언했다. 카타르가 GCC 회원국들과 적대관계에 있는 이란과 무슬림형제단(서구화에 반대하는 이슬람 근본주의 조직)을 옹호하자 이를 ‘테러단체 지원’으로 못 박은 것이다.

문제는 최악의 경우 카타르산 LNG를 포기한다면 국내에 안정적인 LNG 수급이 가능하냐는 점이다. 정부는 ‘전력 생산단가가 더 비싸도 환경과 안전을 먼저 고려하겠다’며 2030년을 목표로 에너지 전환 방침에 따라 전체 발전량에서 원자력은 줄이고 LNG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청와대 당국자는 임 실장이 대통령 특사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를 예방한 데 대해 지난 19일 “큰 틀에서 양국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UAE에서 진행되는 원전사업은 문제가 없다”고 일각의 의혹 제기를 일축했다. 일부 언론은 이 전 대통령 때 이 원전 계약의 ‘부당성’을 현 정부가 뒷조사하다가 UAE 왕실의 노여움을 사서 국익을 훼손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UAE와 카타르 간 외교 갈등과, 한국을 사이에 두고 에너지 사업 교역을 둘러싼 역학관계가 최근 의혹을 푸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25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방문을 두고 UAE와 카타르 간 갈등 속에서 우리 국익과도 연관된 부분이 있어 이를 조정하기 위해 UAE로 갔다는 보도에 대해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처럼 의혹이 번지자 고위관계자를 통해 "모든 추측성 기사와 야당이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임종석 실장은 문 대통령이 중국 순방을 떠난 13일부터 18일 오전까지 근무한 뒤 18일 오후부터 21일까지 '연차 소진차' 휴가를 냈다.

여기다 지난 19일 UAE 왕세제의 조카인 자예드 만수르가 한국에 입국했다 21일 출국하며 임 실장과의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임 실장의 휴가 기간과 자예드 만수르의 방한 기간이 겹쳐서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우리 정부와는 무관한 일정"이라며 "UAE 왕세제 조카와 임 실장의 접촉은 전혀 없었다"고 일축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일각에선 임 실장이 각종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직접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었지만 임 실장은 ‘조용히’ 업무에 복귀했다.

임 실장은 휴가를 마치고 지난 22일 업무에 복귀, 충북 제천 화재 피해 사고수습 등 현안점검회의를 주재했다. 그러나 임 실장은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배경을 놓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별도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임 실장은) 오늘 회의에서 다른 현안은 모두 접고 제천 화재 사고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 언론이 UAE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대통령 특사 파견을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외교 의전상 특사를 파견하는 국가가 상대국에 먼저 제안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임 실장의 UAE 방문 배경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충분히 설명을 했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한 언론의 ‘UAE 왕세제가 방문 날짜를 직접 지정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사실이 아니다. 방문 시기는 우리 정부가 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언급, UAE 방문은 우리 정부가 주체적으로 추진했음을 밝혔다.

또 ‘UAE가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국교 단절 가능성을 제기해 임 실장이 급하게 방문한 것 아니냐’는 설에 대해서는 한국수력원자력측이 부인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최근 불거진 UAE 방문 각종 의혹에 대해 이렇게 부인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속시원하고 명쾌한 해명 또한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의 알 권리와 국익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와대의 모습에서 왠지 ‘감춰야할 꿍꿍이속’이 더 부각돼 보인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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