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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시진핑이 종로에서 해장국 먹으면 감복하지 않겠나"

[보도자료] 노회찬 원내대표, 12/20(수)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 전문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3부

[사회적 배려자]

문재인 방중, 국민의당 통합론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은?

-노회찬 원내대표 (정의당)

김어준 : 설명이 필요 없는 노르가즘.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노회찬 : 안녕하십니까?

김어준 : 한 주 간에 벌어진 일들을 논평해 가는 시간인데 아무래도 방중, 워낙 말이 많았어요. 홀대론, 혼밥론 등등등. 할 말이 많으시죠?

노회찬 : 그런데 그 홀대론인가요? 대접을 초라하게 받았다고 하는데 아마 대접을 화려하게 받았으면 초라하게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화려하게 받았으면 또 외화내빈이다. 결론은 정해 놓고.

김어준 : 겉만 번지르르.

노회찬 : 그렇죠.

김어준 : 당했다.

노회찬 : 그런데 실제 중요한 것은 한중관계에 어떤 변화를 모색하고 또 실현해냈는가 이런 실속을 따져야 되는데 그런 걸로 봐서는 6개월 전하고 비교해 보면 6개월 전만 하더라도 한중관계가 걱정스러운 관계였잖아요. 파탄 직전의 관계를 어찌 보면 극적으로 지난 가을부터 회복시키고 그걸 확인하는 그런 방중이었기 때문에 반환점을 돌았다, 분기점을 넘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그런데 왜 그러면 국내에 주로 보수매체 중심으로 처음에 제기가 됐고 이런 이야기가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까 다른 미디어들도 홀대론 논란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이 됐는데 왜 이런 홀대론을 들고 나왔을까요? 국내 언론, 특히 보수 언론들이?

노회찬 : 팩트, 사실에 입각해서 보도한다기보다는 정치적인 공격을 하고 흠집을 내기 위해서 모든 걸 다 끌어다 쓰다 보니까 스스로 논리도 엉켜 버리고. 이번에도 혼밥? 저는 사실 역대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이벤트 중에서 이번에 아침을 중국 서민 식당에 가서 먹은 것은 최고 이벤트라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중국 내에서도 평가가 아주 높은 걸로 알고 있는데.

노회찬 : 저도 사실 그거 좋아하거든요. 중국 가면 저는 호텔에서 아침 안 먹고 호텔에서 보면 보여요. 인근에 출근하는 어머니가 애를 자전거에 싣고 애는 유아원 데리고 가고 자기는 직장가면서 둘 다 식당에 들어가요. 중국 사람들은 아침을 거의 집에서 안 먹거든요. 가서 주로 가장 많이 먹는 게 유조라고 중국말로는 다르게 발음하지만 중국식 꽈배기예요, 설탕 안 묻힌 꽈배기. 그리고 중국식 홍국. 찍어서 먹기도 하고 만두탕 먹기도 하고 이러는데 어찌 보면 외국 대통령이 국빈으로 방문해서 수행원들하고 같이 중국에서 가장 서민적이고 가장 대중적인 식당 가서 먹은 거예요. 시진핑이 우리나라 방문해서 그냥 호텔에서 주는 화려한 한정식 안 먹고 종로 청진동 가서 해장국을 수행원들하고 먹었다. 그러면 그 노력, 그 자세, 그 열의에 대해서 감복할 거 아니에요?

김어준 : 국내 언론의 칭송이 자자했겠죠.

노회찬 : 그러니까 이 이벤트는 중국 인민들, 중국 국민들을 향한 이벤트지 한국의 일부 언론을 향한 이벤트는 물론 아니었죠. 그러니까 중국 국민들 눈에는 굉장히 신선하게 보이는 거고, 다녀간 뒤에 제가 다른 뉴스를 보니까 문재인 세트라고 해서 중국 사람답게 이런 걸 세트로 해서 상술에 이용하기도 하는 모양이던데 그만큼 반향이 있었다는 얘기 아니겠어요?

김어준 : 그걸 우리 보수매체가 몰랐다기보다는 그게 혹시 긍정적으로 국내에 보도될까 봐 미리 혼밥이라고 하는 굉장히 기가 막힌 프레임을 짜서 열심히. TV조선이었던가요? ‘일곱 끼 중에 다섯 끼가 혼밥이었다.’ 이런 식으로 보도했어요.

노회찬 : 점잖게 얘기하면 부처 눈에 부처만 보이는 거죠. 실제로 일본에 보면 외톨이가 돼서 밥도 혼자 먹고 혼자 밥 먹는 걸 사람들이 쳐다볼까 봐 두려워서 화장실에 가서 밥 먹는 경우도 있어요.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도 그런 분이 있었잖아요. 프랑스 가서 외국 갈 때마다 전자레인지를 호텔방에 갖다 놓고 혼자 데워서, 뭘 데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가져간 거 데워서 혼자 먹는. 그게 일본으로 치면 혼자 화장실 가서 밥 먹는 아이와 같은 상태라고 보는 거죠. 그런 걸 혼밥이라고 불러야지. 지금 이건 어찌 보면 굉장히 저돌적으로 중국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기 위해서 나는 이렇게 노력한다는 것을 처절하게 보여주는 거거든요.

김어준 : 맞습니다. 총리하고 아침밥 먹는 것보다 백 배 효과적인 전략적 외교 선택한 거라고 보고 실제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다면 보수매체는 이걸 가지고 아주 입이 마르게 칭찬했겠죠. 했을 텐데, 진짜 혼밥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초라하고 외교도 못 하고 평가도 못 받고 외국에 나가 봐야 같이 밥 먹어 주는 사람도 없다. 이런 이미지를 덧씌우려고 한 거였겠죠. 그런데 이걸 엄청나게 보도했어요, 엄청나게. 혼밥이라고. 정말 악의적이었는데. 이렇게 성과를 깎아내는 이유 중 하나가 곧 지방선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사실은?

노회찬 : 사실 비판할 게 별로 없다 보니까 이걸 비판하는 거 아니에요?

김어준 : 그렇긴 한데.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계속해서 써먹는 걸 보면. 그러면 이 중국 방문에서 여전히 남은 과제는 뭐라고 보십니까?

노회찬 : 일단은 더 나쁜 관계로 변질되는 걸 막았다는 점에서 사드 문제를 둘러쌌던 긴장과 갈등을 일단은 봉합을 한 거죠. 그런데 왜 봉합하냐, 완전히 해결해야지. 그런데 지금 당장은 완전히 해결할 방법이 없는 거예요, 사실은. 없기 때문에 더 악화되지 않도록 일단 만들어 놓은 것도 저는 성과라고 보고 이걸 잘 관리해 나가는 게 앞으로의 숙제인 것이죠. 그런 점에서 제가 볼 때는 양국 다 노력을 나름대로 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김어준 : 원래 중국은 외교 문제가 있으면 외교 문제라는 게 예를 들어 전쟁이 나서 어느 한쪽이 항복하기 전까지는 봉합이거든요, 대부분의 외교 문제라는 게. 어떻게 각자 이해가 다른데 완전히 해결합니까? 전쟁 나서 한쪽이 이겨서 한쪽이 점령하기 전까지, 혹은 항복하고 누군가 어느 일방의 요구를 굴욕적으로 들어줄 때까지.

노회찬 : 최선이 안 되면 차선이고, 최악을 막기 위해서 차악을 선택하는 게 외교인거죠.

김어준 : 그런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봉합. 봉합 이상의 해결책은 사실은 없어요, 현재는.

노회찬 : 일단은 봉합이죠. 전쟁할 때도 보면 휴전을 하는 것이지 불가침조약을 맺는 게 아니잖아요. 한 단계는 그렇게 나가는 것이고. 이번에 저는 아까 말씀드렸습니다만 아침을 충칭인가요? 아침을 중국의 가장 서민적인 식당에 가서 먹은 이벤트, 혼밥 이벤트를 만든 사람은 상 줘야 된다고 봅니다.

김어준 : 상을 줘야 된다, 오히려. 혼밥 이벤트라고 하시면 안 되고 서민 식당 이벤트.

노회찬 : 그렇죠.

김어준 : 그 평가는 그렇게 하시고. 지금 정치권에서 핫한 게 두 가지가 하나는 ‘통합 곧 한다. 곧 선언할지도 모른다.’ 크리스마스 선물,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고요. 본인에 대한 선물이겠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선물이 아니라. 선물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또 한 가지 덩어리는 자유한국당에서 당협위원장 교체, 당협위원장 교체라는 게 일반인들한테는 크게 와닿지 않는데 국회위원들한테는 생존권이거든요. 굉장히 큰 일이 있었습니다. 그거 관련해서 내부에서 이걸 왜 했느냐, 누가 바뀌었느냐, 누군 들어가고 못 들어갔느냐. 말들이 있는데 우선 통합 선언하겠죠? 여기까지 왔는데?

노회찬 : 일단은 선언은 하겠죠. 그런데 그 선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언이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를 이행해야 법적인 효력을 가지는데 그 이행하는 것에는 난관이 여러 가지가 있는 거죠.

김어준 : 지금 반대하는 사람들은 전당대회를 하자고 하고요. 안철수 대표는 아마도, 뭐라고 부릅니까? 전 당원 투표요? 당원인 사람 모두 투표권을 가지고, 왜냐하면 호남 지역에서는 지지하지 않는; 통합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다른 지역의 여론은 다를 수 있으니까 전 당원 투표를 하자고 하는 것 같고 반대하는 쪽에서는 ‘무슨 소리냐. 당헌당규 상 전당대회를 해야 되는데.’ 이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 합의가 안 되면 사실 이혼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져 있습니다.

노회찬 : 그렇죠. 그러니까 바른정당 입장에서는 선거연대까지도 할 수 있다라는 가장 약한 결합에서부터, 그러면서 가장 세게는 일부에서는 ‘이혼하고 와라. 오히려 그게 더 낫다. 일부를 도려내고 오는 것이 더 낫다.’ 이렇게 보는 쪽까지도 있는데 일단은 완전한 통합은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양쪽 다.

김어준 : 이 드라이브로 계속 가서 통합까지 가려고 하면 국민의당 내부에 당에 남아 있을 수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죠. 그러니까 산수, 그러니까 지금 각각 소속 의원들의 산술 합으로, 통합된 당의 의원들 수가 유지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적어도.

노회찬 : 그렇죠. 지금 39명 중에서 14명 정도는 완강하게 반대하는 분들이니까.

김어준 : 최소한 열댓 명 정도 나가 버리면 들어오는 것보다 많아지니까 숫자가 더 줄어들거든요. 숫자가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하려는 이유가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노회찬 : 그렇죠.

김어준 : 보수 재편의 그림 속에서 진행되는 게 아닌가.

노회찬 : 결국 중도보수로 규합해서 범보수로 확장하는 그걸 대권 전략으로 보는 거죠.

김어준 : 안철수 대표는 진보 진영의 유권자들, 그쪽에서 지지 기반이 본인이 약하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그래서 떠나는 겁니다, 지금 사실은.

노회찬 : 본인의 정체성을 새롭게 발견한 거죠. 알고 보니 보수였다. 자기가 하려고 했던 새 정치는 새 보수정치였다. 방랑 정치죠.

김어준 : 자유한국당의 사정은 어떻게 보십니까? 지금 홍준표 대표가 사실은 친홍 체제를 차근차근 구축해 나가면서 친박들은 계속 쳐내고 있어요. 친박을 제압해 가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공 했습니다 실제.

노회찬 : 그렇죠. 그런데 사실 친박 자체가 말이 친박이고, 부자 망해도 3년 간다고 하는데 그래서 당분간 갈 것으로도 보였지만 실은 이미 수장이 지금 서울구치소에 있는 것이고 나머지들도 거의 뭐 체포 동의안이 제기되거나 또는 조사를 받아야 될 처지에 놓이거나 다 이런 처지이지 않습니까? 사실상 궤멸했다고 봐야죠.

김어준 : 그럼 남아 있는 양축은 홍준표 대표하고 김무성 전 대표 이 정도 되는 거 아닙니까?

노회찬 : 지금 그렇죠. 그게 신 주류 세력이라고 봐야죠.

김어준 : 그런데 홍준표 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가 그렇다고 친박 몰아내고 당권을 장악하는 데까지는 가지만 둘이 잘 지내기만 하지는 않을 거 아닙니까?

노회찬 : 그건 다음 시즌이죠. 다음 시즌에서 싸울 상대죠. 이번 시즌에는 힘을 합쳐야 되는 거고 다음 시즌에는 서로 싸워야 되는 그런 운명적 관계죠.

김어준 : 류여해 최고위원이 당협위원장에서 탈락한 것은 어떻게 보십니까?

노회찬 : 아마 그런 게 일종의 포퓰리즘이죠. 제물로 바친 거죠. 로마 원형 경기장 같은 데서 관중들이 손가락을 땅 쪽으로 향하는 그런 상황에서 제물을 던져 준 거죠.

김어준 : 류여해 최고위원은 제물라고 지금 표현됐는데 저희가 한번 연결해 볼게요, 나중에. 제물이라고 표현됐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홍준표 대표 본인도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일 모레 나오는데.

노회찬 : 네. 이번 주에 주요 재판들이 대법원에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고 이건 아무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 같습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욬 파기환송이 되면 안철수 대표에게 좋은 겁니다. 유승민 대표하고. 그렇죠? 자유한국당이 흔들려서 나중에 구속력이 약해지면 흡수하려고 하니까요, 떨어져 나온 분들. 좋은 거고. 만약에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해 버리면 그럼 홍준표 체제가 더 공고히 되겠죠?

노회찬 : 파기환송이 되면 자유한국당의 친박이 되살아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바른정당 같은, 자유한국당을 모태로 해서 보수를 개혁해 보겠다는 그런 계획을 가진 사람들에게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주는 측면도 있죠.

김어준 : 맞습니다. 이렇게 되면 바른정당이 오히려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야 된다는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노회찬 : 그런 분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밖에 없죠.

김어준 : 그렇죠. 그래서 안철수 대표의 계획도 안 될 수도 있겠네요 또. 바른정당이 저쪽을 더 바라봐서. 지난 시간에 꼭 얘기했어야, 앞으로 꼭 얘기해야 되는 내용 중 하나가 개헌문제 있지 않습니까? 선거구제 개편. 어려운 얘기여서, 그리고 아직 시간이 좀 남아서 안 하고 있는데 정의당 입장에서 만약에 개헌을 한다면 지금 자유한국당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어렵습니다. 어렵긴 어려운데 원래는 자유한국당이 먼저 꺼낸 얘기죠, 개헌은?

노회찬 : 먼저 꺼낸 얘기고요, 요즘 개헌 시기가 쟁점이 되어 버렸는데 ‘내년 2018년 지방선거까지 개헌을 완료한다. 지방선거 투표하는 날 개헌 국민투표도 함께하겠다’ 라는 것에 대해서 모든 대선 후보들이 약속을 했고 특히 홍준표 당시 대선 후보는 문서로 서명까지 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약속은 지켜야 되고.

김어준 : 박근혜 전 대통령이 들고 나왔었고, 자유한국당이 그때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었고. 사실 지금 개헌하자는 데 반대하는 정당은 아무도 없었어요, 그때.

노회찬 : 그래서 지금 이 개헌을 안 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김어준 :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지금 안 하겠다고 하는 거죠.

노회찬 : 그래서 저는 약속은 지켜야 되고 약속 못 지키겠으면 면허 반납해야 된다는 거죠. 이건 정당 등록 취소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자유한국당는 왜 반대할까요?

노회찬 : 내세우는 것은 지방선거에 불리하다는 건데 헌법을 30년 만에 고치는데 일개 지방선거, 지방선거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선거 한 번에 유리하냐, 불리하냐를 가지고 할 부분이 아니고 그리고 어차피 자유한국당은 내년 지방선거 불리해요. 개헌 안 한다고 해서 유리해지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불리한데, 더 불리할 것도 저는 없다고 보고 그래서 일단은 전국의 주도권을 정부 여당에 주게 될 걸 우려한다는 건데 그것도 저는 그것 때문에 개헌을 반대한다는 것 자체가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김어준 :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 어쨌든 개헌안이 통과될 수가 없지 않습니까? 지금 의석수 상. 모르겠습니다. 국회에서는 아예 합의가 안 될 것 같고.

노회찬 : 그래서 저는 자유한국당을 최대한 압박해야 다시 한다. 일단은 약속을 지키라고 해야 될 것이고 약속을 못 지키겠다면 국민들에게 사과해야죠. 약속을 못 지키게 됐다고. 그리고 개헌을 할 생각이 없다면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친 거 아니에요? 그건 정말 정당을 해산해야 되는 것이고. 그게 아니라 시점을 조금 바꾸면 좋겠다. 이때는 불리하니까 두 달 후에, 석 달 후에 하겠다고 한다면 그것까지는 봐줄 수 있다는 거죠. 그렇다면 그 약속을 국민들 앞에 공언하라는 거죠. 그런 점에서 개헌 절차를 멈출 이유는 없다. 개헌 절차가 6월 지방선거 때 투표하기로 했다면 6월 13일 역에는 서야죠.

김어준 : 안 설 생각인 것 같아요.

노회찬 : 안 설 생각이라면 그럼 그 다음 역이 어디냐. 그거라도 국민들에게 밝히라는 거죠.

김어준 : 밝혀도 지킬까요?

노회찬 : 그러니까 저는 그렇게 안 지킬 것 같으면 이 운동장을 떠나라고 얘기하는 거죠.

김어준 : 현실적으로 자유한국당이 개헌을 반대하는 한 개헌을 할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사실?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니까. 그건 부차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그건 그대로 두고, 만약에 개헌을 한다면 꼭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이 뭡니까? 정의당 입장에서. 선거구제 개편이죠?

노회찬 : 여러 가지가 사실 있습니다. 정의당은 기본권 신장과 지방분권을 강조하는 게 기본이고요. 특히 기본권과 관련해서 노동권을 복원시키는, 제헌의회 수준으로 우리가 정부를 처음 만들 때, 헌법을 처음 설계할 때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그래서 독재정권들이 들어서면서 부당하게 기본권들을 제약한, 특히 노동3권을 제약한 부분들을 회복시키는 내용, 그리고 선거와 관련해서 비례선거원칙을 선거에 못 박는, 헌법 전문에다 못 박는.

김어준 : 비례선거원칙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요?

노회찬 : 국민의 민심 그대로 선거 결과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이건 여러가지 측면에서, 하나는 선거 제도와 관련해서 지금의 선거 제도가 예를 들면 정의당이 7.3% 얻고 의석을 7.3% 가지는 게 아니라 의석은 2% 밖에 못가지는 이런 문제들. 그리고 인구대비 표의 등가성 문제. 농촌의 한 표가 도시의 두 표하고 비슷한.

김어준 : 그건 왜 그런지 설명해 주십시오.

노회찬 : 그게 선거구를 획정할 때 예를 들면 10만 명당 한 명 뽑는다고 하면 도시에는 20만 명당 한 명을 허용하는 거예요. 독일 같은 경우에는 1.5 이상이 되면 위헌이다. 1.25:1, 1.3:1 이렇게 비율을 정하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 2:1까지 허용하고 있거든요.

김어준 : 그러니까 농촌 지역이 어차피 인구가 좀 적어서 1:1로 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 비율이 너무 차이가 난다?

노회찬 : 그렇죠. 지금 2:1까지 허용하고 있는데 1.5:1 정도까지로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근접하게 만들어야 되는. 도시 15만 명이 농촌 10만 명하고 같은 대표성을 갖도록 하는 정도까지. 지금은 농촌 10만 명이 도시의 20만 명이 되는 꼴이 되기 때문에.

김어준 : 그러니까 농촌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유리하죠. 정치세력이.

노회찬 : 그렇죠. 그래서 농민들의 목소리를 정치에 반영하는 건 당연히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지금 이것이 농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구조가 아니라 농촌의 보수적인 기득권 세력들, 정치 세력들을 연명시키는 제도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 비례성 원칙을 되살리는 그런 헌법 조항을 삽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거죠. 지금 국회개헌특위에서도 국회 자문위원회 안으로 나와 있습니다.

김어준 : 요는 결국은 표를 받은 만큼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진출해야 되는 게 맞고 또 하나 도시와 농촌을 비교하자면 농촌이 보수당 때문에 보수정치세력에 유리하게 짜여져 있는 비율을 낮춰야 된다. 그런 말씀이신 거죠? 비례성의 원칙은, 명칭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독일 정당명부제부터 시작해서 많은 명칭이 있는데 뭐라고 부르든 간에.

노회찬 : 그리고 권력구조에 대한 여러 가지 안들이 나와 있지만 어떤 권력구조가 채택되든 국회의 권한이 다소 지금보다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그렇다면 국회의 권한을 지금처럼 잘못된 선거제도를 가지고 뽑힌 국회의 권한을 더 높이는 것은 더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민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선거제도가 전제된 후에 그 속에서 새로 뽑힌 국회의원들의 권한이 다소 높아지는 거라면 몰라도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국회의 권한이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정의당 입장에서는 내각책임제도 지금 현재 1당이 될 수 없으니까 내각책임제도 괜찮다, 좋다는 입장이죠?

노회찬 : 이론적으로 보면 내각책임제가 가장 우수한 제도라는 것은 이론이 없습니다. 누구나 다 인정하는 거고요. 문제는 타이밍의 문제인데, 그것을 지금 우리 국민들의 요구, 그리고 정치문화, 그리고 국회에 대한 신뢰 정도. 여러 가지를 종합했을 때.

김어준 : 국회의원의 실력도 넣죠.

노회찬 : 그렇죠. 정당정치의 발전 정도 이런 것들이 지금 당장에 그걸 실현할 정도가 되느냐, 안 되느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판단이 사실 있는 것인데.

김어준 :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회찬 : 저는 내각제가 훌륭한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당장 국민들의 동의를 얻기에는 여론조사 결과에 나타나는 것처럼 쉽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는 있습니다. 물론 방향은 내각제 방향이지만. 그런데 더 위험한 것은 소위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이름 하에 숨어 있는 이원집정제. 대통령은 외치, 그리고 수상은 내치, 그리고 대통령은 권한을 20% 갖고 국회에서 선출된 국무총리는 80%의 권한을 갖는. 저는 이건 굉장히 위험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4천만 명의 국민이 뽑은 사람은 20%의 권한을 갖고, 300명의 국회의원이 뽑은 국무총리는 80%의 권한을 갖고. 그리고 내치 외치를 어떻게 구분합니까? 개성공단은 내치입니까? 외치입니까? 한미 FTA는 내치입니까? 외치입니까?

김어준 : 그 뒤에 깔린 의도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노회찬 : 그건 대통령 당선되기 힘든 집단들이 권력을 서로 나눠먹기 위해서 너는 20% 짜리 권한을 갖는 대통령. 우리끼리 모여서 우리는 80%의 권한을 갖는 실세형 총리. 그래서 자기들이 모이는 약속 장소를 제3지대로 붙이고 제3지대에서 모여서 뭔가를. 그래서 새로 뽑히는 대통령은 임기를 5년이 아니라 줄이겠다. 줄인 다음에 개정된 헌법을 가지고 분권형 대통령제를 실시하겠다는 것이 지난 대선에서 일부 당선 가능성 없는 연합의 과제였죠.

김어준 : 단독으로 당선이 안 되니까 자기들이 힘을 모아서, 힘을 모으니까 이해가 달라지니까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가운데 그런 아이디어가 나온 거죠.

노회찬 : 그래서 저는 정리를 해야 된다고 봅니다. 대통령의 권한이 과도하게 헌법 상에 많이 있다면 그걸 국민이나 국회로 또는 지방정부로 넘기는, 그런 권력을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봐요. 그러나 그것의 대안으로 이원집정부제 이런 것을 대안으로 내놓는 것은 굉장히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김어준 : 나눠먹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발상이죠.

노회찬 : 국민을 위한 개헌이 돼야 하는데 일부 정치인을 위한 개헌이 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김어준 : 오늘 심각한 얘기를 좀 했습니다. 개헌 이야기는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 싶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시간이 별로 없어요.

노회찬 : 이제는 해야 됩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해 온 약속이고 마지막 개헌한 지 30년이 됐습니다. 그 이전에 40년 동안 9번 개헌하고 30년 동안 개헌 한 번도 안했거든요. 묵은 숙제를 털어버리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어준 :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정의당의 노회찬 원내대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회찬 :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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