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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조기 레임덕 오나?

추락! 추락! 추락!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심상치가 않다.

박 대통령은 취임 초기 인사 실패와 정부 조직 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으로 40% 중반이라는 나쁜 성적표를 받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패션 외교' 등으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지난 2013년 6월 <한겨레>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무려 75.9%('매우 잘하고 있다'(23.5%) + '잘하고 있다'(52.5%))에 이르기도 했었다. 당시 부정적인 평가는 고작 23.5%에 불과했다.

좋았던 시절은 다 끝난 것일까? 최근의 여론조사들은 박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을 의심케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우선, 최근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1. 리얼미터

기간 : 6월 23~27일

대상 :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

방식 :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전화(ARS).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한 뒤 성, 연령, 지역별 가중치를 부여.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2.0%p

2. 리서치뷰 + 인터넷신문 뷰앤폴3. 한국갤럽

기간 : 1~2일

대상 : 휴대전화 가입자 1000명

방식 : 컴퓨터자동응답시스템을 이용해 임의전화걸기(RDD)로 진행

표본오차 : 95%신뢰수준에 ±3.1%p

3. 한국갤럽

기간 : 1~3일

대상 : 전국 성인남녀 1,000명

방식 : 휴대전화 RDD 방식의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 16%

여론조사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숫자에 집중하기보다는 '추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의 여론조사 결과들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추세'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가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를 앞질렀다는 사실이다.

리서치뷰와 인터넷신문 뷰앤폴의 여론조사는 상대적으로 변화의 폭이 큰 편인데, 이미 지지율 역전 현상이 2013년 12월과 올해 4월과 5월에 나타났었다. '리얼미터'와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는 상당히 보수적인 변화 추이를 보였다. 한편, 두 여론조사 결과는 구체적인 수치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인 '추세'는 쌍둥이처럼 똑같다. 6월 3주를 기점으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른 것까지 동일하다. 참고로 이 시기는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로 인한 논란으로 대한민국이 한바탕 홍역을 치르던 때에 일치한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비슷한 시기에 실시된 세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가 동일한 추세를 보인다면 이는 신뢰할 만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확실한 답을 내릴 수 있다. 단언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추락하고 있다. 민심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좀더 자세히 여론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박근혜 정부의 위기를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는 50대의 이탈이 뚜렷하게 감지됐다. 지난 주(6월 4주)에는 긍정 평가가 53%, 부정 평가가 38%였지만 이번 주(7월 1주)에는 긍정 평가가 48%, 부정 평가가 43%로 그 격차가 15%에서 5%로 줄어들었다. 50대는 지난 대선에서 사실상 박 대통령을 탄생시킨 주역이었고, 그 이후에도 항상 과반 이상의 지지율을 지켜왔던 박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는 50대가 박 대통령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는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한편, 리서치뷰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50대(잘함 49.5% vs 잘못함 38.5%)와 60대 이상(잘함 60.0% vs 잘못함 26.5%)에서는 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더 높았지만 20대(잘함 24.6% vs 잘못함 71.9%)와 30대(잘함 16.5% vs 잘못함 76.4%), 40대(잘함 27.1% vs 잘못함 63.9%)에서는 부정 평가가 월등히 높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 · 경북(잘함 51.0% vs 잘못함 39.1%)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높았다. 여전히 긍정 평가가 더 높긴 하지만, 대구 · 경북에서도 부정 평가가 급격히 높아졌고, 그 차이는 고작 11.9%에 불과하다. 흥미로운 것은 새누리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산 · 울산 · 경남에서조차 부정 평가(54%)가 긍정 평가(40.8%)보다 훨씬 더 높았다는 점이다.

- <한겨레>에서 발췌 -

'지지율'에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사'인데, 거듭된 '인사 참사'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부채질했다. 박 대통령은 '인사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국회와 언론 탓으로 돌렸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그와 다른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국민들이 박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뚜렷하고 명확한 지지율의 변화는 '인사 참사'의 원인과 책임이 모두 박 대통령에게 있다는 것을 확인해주고 있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친일 논란'과 '식민사관 논란'을 불러 일으키면서 보수층도 박 대통령을 외면하게 만들었다. 국가와 민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보수가 문창극 후보자를 두둔하는 것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모순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창극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한 후,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던 정홍원 총리를 유임시키는 결정을 한 것은 패착 중의 패착이었다. 그 결정은 '대한민국 보수 세력에 총리를 맡을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확인과도 같았고, 이는 보수 전체에 엄청난 자괴감을 안겨주었다.

- <세계일보>에서 발췌 -

현재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은 박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과 보수층이 느끼는 자괴감이 더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떨어진 지지율을 반등시킬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 '쥐약'과도 같은 인사 문제도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2기 내각의 구성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위의 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박 대통령이 뽑아 놓은 장관 후보자들의 면면은 가히 참담한 수준이다. 지금도 온갖 비리와 범법 행위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 최소한 2~3명은 청문회 통과가 어려워 보인다. 물론 박 대통령은 그러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의 탓을 하기 시작할 텐데, 그럴 때마다 지지율은 뚝뚝 떨어질 것이다.

- <한국일보>에서 발췌 -

결국 박 대통령에게 주어진 카드는 '패션 외교'밖에 없다고 볼 때, 이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어느 정도나 성과를 거둘 것인지는 중요한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길들여둔 KBS의 각성으로 인해, 한 마리의 (엄청 큰) '앵무새'를 잃어버린 것도 박 대통령으로서는 뼈아플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최소한 '땡박뉴스'는 되지 않겠다는 KBS의 외침은 '비정상의 정상화'임에도 청와대와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러한 상황이 마뜩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형형색색의 패션을 선보이고 있는 박 대통령이 과연 조기 레임덕의 징후를 깰 수 있을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 보인다. 여전히 박 대통령은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가 자신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한 지지율 반등은 쉽사리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 선거 당시 매월 20만원씩 더 준다는 공약에 정말 기뻤다. 이를 믿고 대통령을 찍었는데 선거 이후 상황은 너무 실망스러웠다"

"기초생활수급자도 인간답게 살고 더 나은 생활을 하도록 기초연금이라도 주시길 부탁한다. 현재 수급비로는 밥만 먹고 잠만 자다 죽으라는 것"

박 대통령의 지지율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기초연금'이다. 7월부터 지급되는 기초연금의 경우, 현재의 제도대로라면 하위 70%에 속하면서도 혜택을 못받는 경우가 상당수 발생하게 된다. 이미 기초노령연금에서도 같은 이유로 대상자 중 33만 명이 수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두 연금에는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향후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이는 '기초 연금' 문제 등은 박 대통령의 굳건한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는 노인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민감한 사안이다. 이미 50대가 등을 돌리기 시작한 상황에서 60대 이상마저도 부정적인 평가로 돌아선다면 박 대통령은 버틸 재간이 없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서 이우진(유지태)은 오대수(최민식)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진짜 실수는 대답을 못 찾는 게 아니야.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 리가 없잖아." 국민들은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박 대통령이 틀린 질문을 그만두고, 제대로 된 질문을 하기를 말이다. 그래야 '대답'을 찾을 가능성이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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