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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16일(2) -첼시 경기 직관, 다시 스탬퍼드 브릿지로

눈을 뜨니 오후 4시,

기지개 켜고 정신을 차린다. 카메라는 놓고가자...

(티켓 구입 시, 카메라는 반입금지 라고 적혀있었다. 혹시나 했지만, 검색에서 걸리면 큰 낭패를 보기에 일단 두고 가기로 한다.)

vauxhall 역에서 fulham 역 까지, 약 20분 정도 걸린다.

fulham 역에서 stamford bridge 까지 걸어가는 내내 축제 분위기다.

거리 노점상에선 첼시 머플러 (vs 리버풀전 기념 머플러인듯) 을 팔고, 유니폼 레플리카 (아마 짝퉁이겠지..) 도 팔고 있다. 매치가 매치인만큼 암표상들도 많다.

(주, 역에서 경기장까지 걸어가는 10분 동안 암표상만 두세번 붙었다. 가만히 다가와 'ticket, ticket'... 암표상이 맞겠지?)

한국에서 첼시 경기 구매대행 할 때, 다행히도 회원가입이 같이 되어, 매표소에서 찾으면 된다. 티켓 박스에서 직원에게 여권 보여주고, 표를 받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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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에서 받은 티켓. 첼시 vs 리버풀

표를 받고 바로 팬샵으로... 오늘만큼은 첼시를 응원해보기로 한다. (주, 네덜란드 여행때 세웠던 원칙, 운동경기는 무조건 홈구장을 응원.) 첼시 티셔츠로 너무 튀지 않고 입을 수 있는걸 하나 사고, 축구 좋아하는 지인들 선물 몇개 산다.(... 라기보다, 조카 2명 포함한 남자들 선물을 거의 여기서 샀다.) 조카 2명(올해 한 살)은 특별히 유니폼에 이름 마킹도 했다 하하. 기쁜 마음으로 이것 저것 지르니 150파운드가 조금 넘는다. 살짝 놀랐지만, 모든 일정은 오늘로 다 끝나고, 내일은 주변이나 둘러볼 예정이기에 기분좋게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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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티셔츠를 지르고, 스탬퍼드 브릿지 입구에서

들어가기 전 시계를 보니 오후 6시... 살짝 고민된다. '이 엄청난 쇼핑백들을 모두 들고다닐까? 숙소에 갔다올까?' 결국 숙소에 갔다오는 걸 택한다. 다행히 vauxhall 역으로 가는 열차는 한산하다. 숙소에 짐들을 놓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출발, 경기 시각에 임박했는지... Victoria -> Fulham 가는 지하철이 만원이다. 모두들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있었지만, 중간중간 리버풀 팬들이 보인다. 6명정도 되는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온 사람도 보이고... 정말로 이나라 아니 유럽 사람들이 축구에 미쳐산다는게 실감된다.

사람이 많아졌는지 전철역에서 전용 출입구를 열어두었다. 표 검사도 안하고 일단 사람들을 밖으로 빼내고만 있다. 혼잡을 최소화 하는듯....

다시 스탬퍼드 브릿지로 돌아와, 입구를 찾는다. West Stand Lower, 서쪽 관중석 1층 7번 구역 이다. 표를 보여주고 입장... 여긴 어째 암스테르담 아레나 보다 입구가 훨씬 빡빡하다. 부정입장을 방지하려는건지는 몰라도, 남자 한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정도? 여튼 들어오니 매점들이 있다. 맥주 한잔과 핫도그 하나를 산다. 다 먹고 관중석으로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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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들어서자 마자.

경기장의 분위기는 뭐라고 해야할까... 스틸야드 정도라고 해야하나? 투어떄는 꽤 크고 웅장해 보였지만, 두번째 와보니 느낌이 살짝 다르다, 약간 아담한 기분도 든다.

(주, 당연히도 스탬퍼드 브릿지가 스틸야드보단 크다. 그것도 2배가 조금 안되게 크다.)

카메라가 없는 아쉬움을 달랠겸, 폰카로 사진 몇장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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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몸 푸는중 왼쪽에 다비드 루이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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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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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탬퍼트 브릿지 맨 앞에서.

사진 몇장 찍고, 자리를 찾아본다, 위로 조금 올라간다. 아쉽지만 뭐 어쩔 수 있나... 라이브로 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자리에 앉으려... 하니 옆에 아저씨가 말을 건다... 상당히 신사적이고 예의바른 인상(이부분 잊지 마세요 '신사적이고 예의바른 인상' 입니다.) 자리를 바꿔달라네... 친구들이랑 같이 오셨나... 일단 바꿔드린다. (그래봐야 바로 옆좌석이다.) 영국인 아저씨도 약간 멋쩍었는지 이런저런 말을 건넨다. 어디서왔냐, 첼시팬이냐, 한국에 유명한 선수 있지 않느냐, 박지성은 멋졌고, 손흥민도 잘하더라...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것도 아니고 말주변도 많지않아 가볍게 대답하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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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서 바라본 피치,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뭐 그런 자리다.

경기 시간이 거의 다 될때쯤, 입장 세레머니를 시작한다. 경기장 내 조명이 모두 꺼지고, 파란 조명들이 움직인다. Blue, 첼시의 색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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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이 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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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빛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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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s...

다시 경기장의 조명이 켜지고, Anthem 이 울리며 과 함께 선수들이 입장한다. 내 주변의 모든 팬들이 기립하여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컨트리 풍... 이라고 해야하나? 여튼 음악이 귀에 착착 감겨 축구 보러온 기분이 산다, 궁금하신분은 아래 음악을 재생해보시라...

Blue is the colour, football is the game~

가사를 모르기에 난 박수만 쳐준다. 음악이 끝나고, 선수들이 서로 악수를 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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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세레머니

경기 내용은.... 솔직히 말하자면 작년(2015년) 아약스 경기, 그리고 K리그랑 크게 다르지가 않았다. 비슷한 실력의 팀들이 맞붙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어처구니없게 패스미스나고 홈런도 뻥뻥 치고 골문을 살짝 스쳐가기도 하고 그렇다... 다만 한가지 다른건, 관중석 분위기... 경기장이 거의 꽉 찬건 기본, 서포터즈/일반관중 따로 구분 없이 다 같이 박수치고 소리 지르며 각자의 축구를 즐긴다. 네덜란드 에서처럼 위닝 일레븐의 관중석 소리와 똑같은듯...

전반에만 리버풀이 두 골을 몰아넣는다. 매우 아쉬웠지만, 리버풀의 두번째 골은 정말 멋지게 들어가, 나도모르게 환호성을 지를 뻔...했다.(다행히 허억... 하는 수준에서 이성을 차렸다... 다행이다.)

바로 옆의 '신사적이고 예의바른인상' 의 영국 아저씨가 흥분하신듯.... 입에서 욕이 나온다.

Fuck, Shit, Fucking, Fucking Pass, Fucking Conte(Conte 는 첼시 감독 이름)

(주, 이런 화끈한 분위기는 확실히 스틸야드 이상이다... 포항아재들도 관중석에서 이정도로 욕은 안한다.. 하하)

좀 더 충격적인(?) 사건도 이때 벌어졌는데, 바로 앞줄에 아버지 와 함께 온 듯한 백인 여자아이(나이가 많아봐야 중학생 정도로 보였다.)도 흥분했는지 욕을 시전한다.

Fucking, Fucking, Fucking...

역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첫인상은 믿을게 못된다... 그걸 보는 내 기분이 어땠냐면...

이런걸 라이브로 보는기분....

나름 볼거리가 풍성했던 전반이 끝난다. 내가 뛴것도 아닌데 목이 마르고 배가 고파온다. 맥주 2잔, 핫도그 하나 구입한다. 화장실 갔다 온 후, 다시 관중석으로... '신사적이고 예의바른 인상' 의 영국인 아저씨는 아직도 분이 안풀렸는지 같이 온 친구들과 계속 Fucking 을 연발한다. 빅매치인데 전반에만 두골을 줬으니 그 기분은 오죽하랴, 모르긴 몰라도 2011년 플레이오프 전반에 PK 두개 날려먹는 포항을 보는 내기분과 비슷하리라...

다행히 후반에 한골을 만회하여 0패는 면한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경기 흐름이 2-0 상황에서 2-1 로 되는 경우였는데, 이후 추가골 없이 경기가 끝난다. 이제 다시 숙소로 갈 시간... Fulham 역으로 가는길에 리버풀 팬들과 마주쳤지만, 서로 사이좋게 욕만 주고받고 끝난다. 여기도 단관 문화가 있는듯.... 숙소 가는길에 리버풀 팬을 태운 관광버스만 7~8대다...

엄청난 인파를 뚫고 숙소 도착, 런던에서의 마지막 밤의 여운을 즐기며 맥주 한잔 마신다. 이제 런던에 조금 익숙 해 진 것 같은데... 아쉽다. 이 밤을 즐겨보려 조금 늦게 자려다가 실패... 눈꺼풀이 미친듯이 내려온다.

내일은.... 딱히 갈 곳이 없다. 내일 일어나서 생각해보자.

2016년 9월 16일 이야기 종료.

from http://captainthomas.tistory.com/138 by cc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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