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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는 인천공장

토픽셀프 2018. 10. 3. 13:46

황금알을 낳는 인천공장

▲동국제강 인천공장 전경

1960년대 말, 동국제강은 서울 당산동 공장과 18만평 규모의 부산 용호동공장 두 곳뿐이었다. 6~70년대는 전후(戰後)복구를 위해 전국에 건설의 메아리가 불어 닥쳤던 시기였다.

더불어 1970년대는 농로확장과 다리 건설, 주택 개량사업, 그리고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같은 굵직한 국책 사업들이 동시에 추진되었다. 철강업계는 건국 이래 최대의 호황을 맞은 것이다. 따라서 동국제강은 서울과 경인지역을 커버 할 수 있는 현대화된 철강 공장 건설을 서두르고 있었다.

▲1972년 한국강업을 인수한 직후 인천공장 큐폴라공장 앞에 선 직원들

이 시기에 동국제강은 두 개의 부실 철강기업을 인수하게 된다. 한국강업과 한국철강(동국제강 계열기업으로 분사)이다. 민간 기업이었던 한국강업은 전근대적인 큐폴라 공장을 가동하고 있었다. 5톤 규모의 큐폴라 설비 3기를 갖추었던 한국강업은 철강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었을 때 최신예의 설비 합리화에 주력하지 않고 설탕 수입 사업에 눈을 돌렸다.

철강 신규 설비를 갖추지 못해 부실해지던 한국강업은 결국 1970년도에 한일은행으로 경영권이 넘어가고 동국제강에 위탁 경영하기에 이르렀고 1972년 2월 인수된다. 동국제강은 한국강업을 인수한 이후부터 본격적인 설비 현대화에 착수했다. 우선 한국강업을 동국제강 인천공장으로 편입시키고 경쟁력이 없는 큐폴라 설비를 1974년도에 완전히 폐기 시킨다.

▲1970년대 인천제강소

그 자리에는 30톤 규모의 전기로 제강설비 2기를 설치(1976년 6월)한다. 현재 인천공장에 120톤 에코아크 전기로 공장이 위치한 장소는 그 옛날에는 큐폴라 공장이 가동되던 장소였다.

당시 30톤 전기로 공장 건설은 난공사였다. 공사 현장과 인천 앞 바다와의 간격은 불과 10m 전방이었다. 따라서 밀물 때마다 바닷물이 스며들어 굴토공사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는 중장비도 없었기 때문에 50명이 넘는 인원이 바닷물과 싸우며 둑을 막는 작업에 돌입했고, 바다 속에 넣은 4만MP의 수조가 수압에 못 이겨 터지는 사고를 겪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극복하고 탄생한 인천공장은 후일, 세계 미니밀 업계를 놀라게 한다. 1989년에 제강 단위생산량 세계 신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이 기록은 훨씬 앞서있던 일본 철강업계의 생산성을 넘는 기록이었다.

그리고 인천공장은 1990년대에 시작된 200만호 아파트 건설 현장에 동국제강의 철근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나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으며, 당시의 수익은 동국제강의 제2의 철강생산기지(포항제강소)를 건설하는 '씨드 머니'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1993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100톤 직류전기로의 조업 모습

1994년에는 장세주 회장이 인천제강소장(당시 전무)으로 부임하여 100톤 직류 전기로 공장을 직접 건설한다. 당시로서는 아직 태동단계였던 직류 전기로를 과감히 도입해 1인당 생산성을 2.2배로 높이는 혁신을 이루게 된다.

이 같은 기술의 진보는 2010년 3월에 이르러 국내 최초로 120회 연속주조라는 신기록을 수립하는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이전까지의 기록은 108회 연속주조였으며, 보편적으로 100톤 이상 전기로의 철근용 연주는 40~80회인 것을 감안하면 120회 연속 주조는 엄청난 기록이다.

당시 인천공장에서 근무했던 양성호 부장(봉강생산팀)은 "100톤 제강공장의 작업 시간(용강 1회 생산 시간)은 40분이며, 하루 30~31차지의 제강 생산 능력을 가졌다"고 밝혔다. 과거 1시간 이상 걸렸던 용강 생산을 20여 분이나 줄인 사실은 일본 철강업계에서도 주목하는 앞선 기술력이다.

▲인천공장 에코아크로

이처럼 인천공장은 끊임없는 신설비의 구축을 통해 국내 철강 기업 중 가장 높은 경쟁력을 지닌 철근 전문생산 공장으로 자리매김을 해왔다. 그리고 경영환경이 어려울 때마다 '*캐시카우'역할을 톡톡히 해내, '황금알을 낳는 공장'이라는 별칭도 갖게 됐다.<끝>

*캐시카우(Cash cow): 확실히 돈벌이가 되는 제품이나 사업

글 : 김 종 대(철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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