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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사형 집행' 부활 52.8%, 현행 32.6%, 폐지 9.6%...사형집행...

최근 들어 강력사건이 자주 발생하면서 사형제도에 대해서 존치해야 되느냐 아니면 법제도를 개선해야 되느냐로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이영학 사건,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등의 흉악범죄가 잇따라발생하면서 사형제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이영학에게는 최근 무기징역이 구형됐지만 그보다 위인 사형제도가 남아 있다.

하지만 사형제는 이미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지 20년이 넘어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최고형으로 선고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흉악범죄가 잇따르면서 사형을 다시 집행해야 되는 거 아니냐 주장이 나오고 있다. 노컷뉴스와 리얼미터가 사형제 논란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가 다소 충격적이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최근 사형제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사형제는 유지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동안 사형집행은 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우리나라의 사형제도로 다음 중 어느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에 대해 가장 많은 응답을 나타낸 보기는, ‘흉악범죄를 줄이고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사형을 실제로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52.8%로 가장 많았다. 사형집행이 20년 넘게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한국은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어 왔는데, 이번 조사결과는 사형제 집행 찬성이 가장 많은 의견을 나타내고 있어 상당히 유의미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처럼 사형제는 유지하되 집행은 안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의견이 32.6%., 사형제를 완전히 폐지하자는 의견이 9.6%로 나타났다. 사형제에 반대하는 의견이 합쳐서 42.2%였다. 그런데 사형제 완전폐지 주장이 9.6%에 그친 것도 사형제를 집행하자는 의견만큼 유의미한 결과다.

▲ 인육을 먹고 불특정 다수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선고된 지존파 일당. 이들은 모두 사형이 집행됐다.

▲ 한겨레신문 1995.11.03일자(11.02) 지존파등 19명 사형집행 기사.

이번 결과는 최근의 잇따른 흉악범죄 발생으로 인한 여론의 변화 움직임이 엿보인다. 리얼미터측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경 조사를 했을 때, ‘사형제를 존치하느냐 아니면 폐지하느냐 양쪽 의견만 물었다. 당시에는 존치 의견이 66.7%, 폐지 의견이 21.5%였다고 한다. 폐지 의견만 보면 8년 전에 21.5%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9.6%로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여론조사와 현재의 여론조사가 똑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는 건 힘들겠지만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만 놓고 봤을 때는 그 폭이 상당히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최근의 흉악 사건 보도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그런데 연령별 통계를 보면 또 조금 충격적이다. 가장 진보적일 것 같은 20대, 30대가 사형제 유지와 집행 하자는 사형제 찬성 의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20대가 62.2%, 30대가 59.5%. 그다음 60대 이상이 53.5%였다. 보수적일 것같은 40대가 사형제 유지, 집행 찬성 의견이 가장 적은 42.9%로 나타났다. 그래도 40대 연령대에서도 가장 높게 나타난 의견은 바로 제도도 유지하고 사형제 집행을 찬성하는 의견이었다.

정당별로는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지지층이 사형제도 유지, 집행 찬성 의견이 높았다. 이념성향별로는 보수층에서 가장 높았고 그다음에 무당파층 또 이념성향이 없다는 층에서 높았다. 반면 진보층에서는 그 의견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월 3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8,149명에게 접촉을 해서 최종 511명이 응답을 완료했다. 6.3%의 응답율이다. 전화면접 및 유무선 자동응답 혼용 방식에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플러스마이너스 4.3%포인트였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형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다시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 원전 유지 때처럼 공론작업을 진행해볼 수도 있다. 이미 유명무실화된 사형제와 사형집행을 다시 부활하자는 의견이 52.8%나 나왔다는 건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다.

20년 이상 사형집행을 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인식’이 깨진 것이기도 하다. 이웃나라 일본 중국 등은 여전히 사형집행을 하는 국가로 꼽힌다. 한국도 사형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여론의 결집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지난 2008년 기준으로, 국제 사면 위원회는 사형제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4개 분류로 나누고 있다.

36개국 - 법이나 관행으로 사형제도를 유지, 채택하고 있다.

103개국 - 사형제도를 완전히 폐지하였다.

7개국 - 특수 범죄를 제외하고 사형제도를 폐지하였다.

51개국 - 일상적인 범죄에도 사형제도의 집행을 허가하는 법을 유지하고 있으나, 적어도 지난 10년간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앰네스티에 조사된 199개 국가 중에서 163개국이 사형제도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12월 30일이 마지막 사형집행일이었다. 올해 12월이 사형집행중단 20년이 된다. 이를 기념해 기념콘서트 등 각종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

from http://politicsplot.tistory.com/350 by cc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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