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어떤 방문> 개봉에 붙여.

토픽셀프 2018. 11. 10. 03:30

<어떤 방문> 개봉에 붙여.

<어떤 방문>은 참 뻔뻔한 영화?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홍상수다. 홍상수를 빼놓을 수 없다. 홍상수를 빼놓으면 <어떤 방문>을 말할 수 없고, 이 영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관객들에게 도리가 아니다. 홍상수가 만든 절정의 단편<첩첩산중>. 이 단편영화가 포함된 바로 그 영화가 지금 소개하는<어떤 방문>이다. 혹자가 “<어떤 방문>은 어떤 영화인가요?” 라고 묻는다면 “아..그거요? 홍상수랑 다른 감독 둘이 만든 영화에요.” 라고 말할 것이다. ‘다른’ 두 감독님들에겐 죄송한 말이지만 어쩔 수 없다. 그게 세상의 이치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미 알아챘겠지만, 위의 짧은 문단에서 ‘홍상수’라는 이름이 다섯 번이나 나왔다. 인터넷 검색에 한 번이라도 더 노출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주연배우인 정유미, 이선균, 문성근에 소설가 은희경까지 총동원하여 다섯 문단의 낚시 바늘을 만들려고 했지만 참기로 했다. 블로그 담당 스태프에게 욕을 먹으면서까지 홍보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

(첩첩산중 촬영 中 잠시 후 저들은 영화를 찍는다.)

여기까지 읽었는데 영화에 대한 성의 있는 정보가 하나도 없다는 불만을 갖고 계신 독자님들을 위해 간략히 정보를 드리자면, <어떤 방문>은 홍상수와 다른 감독 둘이 만든 영화다. 이런 종류의 농담을 싫어하시는 독자들에게 사과를 드리며 진지하게 다시 정보를 드리자면, <어떤 방문>은 홍상수와 다른 감독 둘이 만든 영화다. 안되겠다. 잠시 다른 얘기를 하자.

전주국제영화제(이하 JIFF)가 기획, 제작하여 만드는 디지털영화프로젝트 <전주 디지털 삼인삼색>. 2009년 JIFF는 10주년을 기념하여 아시아의 감독들에게 작은 돈과 메가폰을 쥐어주며 대작을 만들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우여곡절, 헐레벌떡, 허둥지둥, 이건뭐야 등을 거치며 나온 작품이 바로 명불허전 <어떤 방문>이다. 영화제 상영 당시 초특급 전회 매진 사례를 보여주며 화제가 되었으며 해외영화제의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는 (해외배급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할 말은 아니지만, 초청 너무 많이 온다. 귀찮아 죽겠다), 올해의 영화로 꼽아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초청 현황. 나열된 것보다 세 배 이상 문의가 들어왔다.)

굳이 필모그라피를 나열하면 필자와 독자 서로 민망한 홍상수, <너를 보내는 숲>으로 2007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일본의 가와세 나오미, 그리고 필리핀 최고의 감독 라브 디아즈가 자신들만의 독특한 감각과 영화언어로 프레임을 꽉꽉 채웠다. (여담이지만 실제로 프린트가 다른 영화보다 훨씬 무겁다고 한다. 거짓말이다. 이 영화는 디지털 베타 및 파일로 상영된다.)

영화는 세 명의 방문자들과 그들이 겪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여준다. 전주를 방문한 미숙(정유미)은 가장 친한 언니와 옛 애인이자 스승인 상옥(문성근)이 만나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준일(기타무라 가즈키)은 할아버지의 유언을 이루려고 코마를 방문해서 한 여인을 만나고, 크리스틴 (크리스틴 킨타나)은 고향 필리핀을 방문해 옛 친구들을 만나지만, 친구들의 눈빛이 수상하다.

각 영화는 어떤 ‘방문’을 중심에 두고 블랙코미디, 드라마, 스릴러의 범주를 과감하게 오간다. <첩첩산중>은 낄낄거릴 부분과 은근히 불편한 부분을 제공하고, <코마>는 풍경화 속에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나비들에겐 기억이 없다>는 결말을 보기 전까지 자리를 뜰 수 없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 하지만 장르적 특성이 지나치게 넘치는 과오를 범하지는 않는다. 어느 작품 하나도 사회 속에서 인간이 겪는 갈등과 그 해결이라는 주제를 뒷전에 두고 있지는 않다. 즉, <어떤 방문> 15세가 넘는다면 누가 보더라도 (12세를 노렸지만 결국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이해할 수 있고, 재미의 요소를 충분히 찾을 수 있는 영화이다.

(나비들에겐… 中 잘 안보이지만 탁자 위에 있는 거 총 맞다 .

잠시 후 저 남자 10자루가 넘는 총을 꺼내온다 .)

(코마 中 잠시 후 두 사람은 키스를 한다 .)

(첩첩산중 中 잠시 후 이 두 사람도 키스를 한다.)

혹시나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촬영 현장을 몇 장 더 공개한다. 사실 이때 쓰려고 아껴두고 아껴뒀던 사진이다. (무단사용을 막기 위해 저용량을 올렸습니다.)

( 잠시 후 이들은 밥을 먹는다

“도대체 이 글의 목적이 뭐야”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써놓고 보니 나도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그냥 뻔뻔하게 말하자면, 이 글은 이번에 개봉하는 <어떤 방문>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 드리기 위해서 쓴 글입니다. 독자 여러분 <어떤 방문> 열심히 만들고, 땀 흘리며 개봉준비하고 드디어 극장에 걸립니다. 많은 사랑 부탁 드립니다. 올 가을 보기 드문 웰메이드 작품입니다. 제목에 뻔뻔한 영화라고 쓴 것은 제가 뻔뻔하게 홍보하기 때문에 뻔뻔한 영화라고 한 것 뿐이구요, 실제로는 상당히 Fun Fun 한 영화입니다. DVD 박스세트, 티셔츠, 가방 등 꼭 갖고 싶은 사은품도 많이 준비했습니다. 극장에서 뵙겠습니다.(비굴~비굴~)

from http://jiff.tistory.com/68 by ccl(A)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