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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의 애호박게이트

토픽셀프 2018.11.09 20:57

유아인의 애호박게이트

최근 한 달 간 인터넷은 배우 유아인으로 인해 시끄러웠다. 유아인이 '애호박'과 관련하여 트위터에 남긴 글로 인해 촉발된 설전이, 페미니즘 및 메갈리아와 관련한 논쟁으로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2017년 11월 18일, 트위터 이용자 @konnyakupeach는 "유아인은 20m 정도 떨어져서 보기엔 좋은 사람, 친구로 지내라면 조금 힘들 것 같은 사람. 냉장고를 열었는데 덜렁 하나 남은 애호박이 내게 '혼자라는 건 뭘까?' 하며 코 찡긋할 것 같음"라는 트윗을 남겼다. 이 트윗은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으며 리트윗, 마음을 통해 퍼져나갔다.

같은 날, 유아인은 본인의 트위터 계정(@seeksik)을 통해 위의 트윗을 인용하여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코찡끗)"이라고 첨언했다. 이후 본인의 트윗을 스스로 캡처하여, "힘들진 않은데 진짜 저러긴 하잖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유아인의 발언에 대해 몇몇 트위터 이용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가 남긴 글이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 중 트위터 이용자 @MinsunDo88의 "곤약이 일반인분 그냥 친해지기 힘들것같다 그냥한말인데 애호박으로 때린다니..한남돋는다ㅋ 악플도 아닌데 검색해서 일반인저격 찌질돋아"라는 트윗 에 대해서는 "그냥 한 말에, 그냥 한 말씀 놀아드렸는데 아니 글쎄 한남이라녀(코찡긋) 잔다르크돋으시네요. 그만 싸우고 좀 놉시다. 싸우며 놀기 즐기시는거 이해는 합니다만^^ 소중한 한글 맞춤법은 지켜가면서요. 가나다라마바사위아더월드."라고 직접 답글 을 달기도 했다. 또한 그러한 비판에 대해 "애호박드립에 애호박드립으로 성별 모를 영어 아이디님께 농담 한마디 건냈다가 마이너리티리포터에게 걸려 여혐한남-잠재적 범죄자가 되었다. 그렇다. 이곳에 다시 나타나는 게 아니었다. 애호박-현피로 이어지는 발상의 전환이 참으로 아름답고 자유로운 이 세계🐣"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후 유사한 내용으로 유아인을 비판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는 아래와 같은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1822508508045313

5일 후인 2017년 11월 23일, 유아인은 "유아인에게 조용히 하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잘못 중 하나는 타인의 볼 권리를 침해한다는거다. 그들은 뮤트를 눌러 그의 글을 보지'않을' 권리를 가질 수 있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그가 글을 쓰지 않으면 나는 볼 수가 '없'다. 그의 글을 보지 '않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라는 트윗 을 리트윗했다.

이틀날인 11월 24일, 유아인은 본인과 관련된 논란들에 대해 "좋은 방법 하나 알려줄께. 내가 보기 싫으면 안보면 돼."로 시작하는 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그 밑에는 수백 개의 답글들이 달려 있다. 유아인은 수많은 답글들에 일일이 답하기 시작했다. 수십 개에 달하는 답글 중에는 "여성이니까 여성 인권에만 힘쓴다는 말은 남성들에게 남성이니까 남성 인권에만 힘쓰라는 말과 같습니다. 타인의 이해와 존중을 원한다면, 개인에 매몰되지 말고 타인을 존중하며 함께하라는 말씀-드렸던 겁니다" , "증오를 포장해서 페미인척 하는 메갈짓 이제 그만" 도 포함되어 있었다. ▼

이후 유아인은 "나의 전투력이란... 일당백 아니고 백명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면서도 살아남는 나의 정신력이란...! 너희가 나를 훈련시켰구나! 진심으로 감사하다-" , "50분 동안 이곳에서 내가 한 일의 가치를 부디 알아주시길! 그럼 이만 불금!" 등의 글을 남기며 답글 달기를 중단했다. ▼

11월 25일, 부산일보 조경건 에디터는 일간베스트와 오늘의유머 등 남초 커뮤니티가 하나같이 유아인을 옹호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오늘의유머 회원들은 유아인의 발언을 명언이라며 추켜세웠고, 유아인의 병역면제와 진보적 성향을 문제삼던 일간베스트 회원들도 유아인을 '킹아인'이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외에 '웃긴대학', '에펨코리아', '디젤매니아' 등 다른 커뮤니티도 유아인의 편을 들고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여성혐오적 발언들이 쏟아졌다고 조 에디터는 지적했다.

11월 26일, 유아인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나는 ‘페미니스트’다."로 시작하는 글을 남기고 , 이를 트위터에 링크했다. 페이스북 글에는 본인이 대구의 막내아들로 태어났으며 "‘차별적 사랑’을 감당하며 살았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이 날 유아인은 박우성 영화평론가에게 같은 내용의 글을 링크하며 "반박이 아닌 저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우성 영화평론가는 '애호박게이트'가 처음 발생했을 당시부터 일관적으로 유아인을 비판해 왔으나, 유아인은 트위터 유저들에게 수많은 답글을 남기면서도 유독 박우성에게만은 별다른 이야기를 않고 있었다.

https://twitter.com/filmisindanger/status/931837759681060864

11월 27일, 유아인은 트위터에서 설전을 이어나갔다. 그는 본인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익명의 폭도"라고 주장하며, 본인의 피해를 증명하기 위해 "진단서 끊고 피해 사실을 밝히"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익명 보장"과 "신변 보호"를 약속하며, 피해 사실을 수집하여 소속사로 알리라고 요구했다. ▼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4991251438387205

그는 "그리고 정싱적 사고와 인격을 가진 모든 여성분들께 호소합니다. 부당한 폭도의 무리가 ‘여성’의 명예와 존엄함을 먹칠하는 현재의 상황을 방관하지 마십시오."라고도 덧붙였다. ▼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5003641638928384

이 날 오마이뉴스 김준수 기자는 유아인이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면서도 '진정한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을 나누는 등 남성 중심적인 사고방식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유아인은 이 기사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여성신문 강푸름 기자는 유아인이 "여성들의 문제제기를 ‘자신을 향한 혐오’로 이해하며 ‘메갈짓’으로 낙인 찍으면서도 ‘페미니스트’를 자임하는 모순적 태도"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11월 28일, 공감과성장 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현철 전문의는 본인의 트위터(@AlainNolan)를 통해 유아인이 '경조증'에 해당한다며, "내년 2월이 가장 위험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아인은 인스타그램에 "광기의 집단이 사상 검열을 통해 개인과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심도 있는 접근으로 인간의 정신세계에 접근해야 할 정신과 의사들이 부정한 목적으로 인간 정신을 검열하며 반대세력을 강제수용하고 숙청하며 인권을 유린한 오만과 광기의 폐단이 근현대사에서 어떠한 폭력으로 펼쳐졌고 오늘날 우리는 그러한 일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잘 살펴 보시고 시대정신을 상기하시길 바란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김현철 전문의는 해당 글을 삭제했다.

한편 유아인은 박우성 영화평론가에 대해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그는 박 평론가의 글이 '범죄'라고 주장했다. ▼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5598630479716352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5565867261116416

11월 29일, 아이즈 강명석 기자는 유아인이 페이스북에 남긴 페미니스트 선언글을 비판했다. 유아인은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면서도 정작 페미니즘의 주체인 여성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본인이 경험하고 인정한 것만 페미니즘이라 주장한다는 것이다.

같은 날 오마이뉴스 권미현 기자는 유아인의 '애호박' 발언이 여성을 향한 폭력에 무지함을 드러내며 '진정한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을 나누려 드는 것은 성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12월 1일, 최민우 중앙일보 정치부 차장은 "유아인의 패배를 언급하는 이, 이제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아인과 트위터 이용자들의 설전에 대하여 "한 젊은이가 온몸 던져 왜곡된 집단의식과 일전을 불사했다"고 평가하며 이를 통해 언론이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같은 날 위근우 칼럼니스트는 유아인이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했으면서도 본인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메갈짓'을 하는 '폭도'로 규정했다"고 비판했다. 유아인은 '폭도' 발언을 통해 메갈리아를 둘러싼 페미니즘 논란에 대해 무지함을 스스로 드러냈으며, 도리어 안티 페미니스트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는 것이다.

이 날 카이스트 정재승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본인의 트위터에 아이즈 강명석 기자의 글 과 위근우 칼럼니스트의 글 을 링크했다.

한편 오마이뉴스 권보경 기자는 유아인 사태가 "유아인 죽이기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진보적 지식인들이 젠더권력을 이유로 메갈리아의 '미러링'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유아인과 같은 담론권력의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아인은 이 글을 본인의 트위터에 링크했다.

12월 2일, 유아인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글 하나를 공유했다. 그가 공유한 글은 페이스북 이용자 홍대선이 올린 것으로, 강명석의 글 <유아인이 허락한 페미니즘>이 유아인을 향한 인신공격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비판하는 내용이다. 유아인은 이 글을 공유하면서 페이스북에는 "'글'을 '펌"이라고, 트위터에는 "강명석님 보세요"라고 첨언했다.

12월 3일, 유아인은 트위터에 "전면전을 시작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7299775493255168

이 날 유아인은 인스타그램에 "유아인씨 응원합니다."라는 댓글을 찍어 올리고 , 트위터에 이를 링크하여 "응원 감사합니다. ‘화이팅’하겠습니다."라고 남겼다.

이후 유아인은 여성신문 기사 <자칭 ‘페미니스트’ 유아인씨, 당신이 ‘페미니즘 감별사’인가요?>에 대하여 "테러리스트 감별사지요. 페미니스트는 누구라도 하지요. 맞았으니 아프지요. 아프니까 정당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정상적으로 하겠습니다. 당신들 처럼 폭력으로 미러링 안하고요. 실체하는 폭력도, 복사 붙여넣기 된 폭력도 다 박살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7335743067840515

같은 날 홍승희 예술가는 페미니즘과 관련하여 유아인과 같은 남성들이 피해자의 위치를 점유하고 페미니즘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이를 통해 오히려 여성들을 억압하려 든다고 비판했다.

12월 5일, 이선옥 출판기획자는 유아인이 "대중의 공격성과 폭력성,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조리돌림의 폐해"에 대해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보논객들이 이를 무시하고 페미니즘을 토대로 유아인을 비판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아인은 이 글을 본인의 트위터에 링크했다.

12월 7일, 이선옥 출판기획자는 본인의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과 같은 내용의 글을 오마이뉴스 기사로 내보냈다. 유아인은 이 글을 링크하며 "내가 알던 ‘오마뉴’는 이러합니다. 상식적이고 인간적이고 그래서 진보적인. 반갑습니다."라고 첨언했다.

또 유아인은 리얼뉴스 박가분 기자의 <셀러브리티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의 자기기만>이라는 글을 링크했다. 이 글은 지난 2017년 4월 24일에 올라온 것으로,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개개인의 솔직한 발언을 검열하고 사상검증을 하면서 그 무수한 논란을 만들어"낸다고 비판하며 페미니스트 상당수가 "허구적인 진영논리에 중독"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텍사스크리스천대학교 강남순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는 유아인의 페미니스트 선언에 대하여, 유아인이 페미니스트인지 아닌지에 관해 논쟁하는 것은 소모적이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페미니즘을 "성차별을 포함한 다층적 차별 구조를 넘어서고자 하는 정치적 견해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유아인이 성차별의 '뿌리 문제'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호박게이트'를 둘러싼 논쟁들은 상당히 여러 가지 쟁점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유아인이 최초로 올린 글이 여성혐오적인지 아닌지에 관한 논란은 이제 애호박게이트를 대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유아인 본인조차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듯 보인다. 실제로 유아인을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위의 칼럼들 대부분은 그의 페미니스트 선언이나 인터넷에서의 비난을 쟁점으로 삼고 있다.

유아인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스스로 페미니스트임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의 개인적인 가정사를 근거로 제시했다. 보수적인 대구 지역에서 두 명의 누나를 둔 막내아들로 태어나, '차별적 사랑'을 감내하며 살았다는 것이다. 작은누나의 이름이 다음에는 아들을 낳으라는 뜻의 '엄방울'로 지어졌다든지, 제삿상을 차릴 때 어머니에게만 각종 가사노동이 부여되는 것을 보고는 "페미니스트가 아니고서 뻔뻔하게 살아갈 재간이 없다"고 유아인은 주장한다.

하지만 유아인의 페미니스트 선언은 역설적으로 유아인이 페미니즘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유아인의 페미니즘은 유아인 본인의 개인적인 경험이라는, 굉장히 허술한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본인의 이름 석 자에 담긴 뜻이라든지 본인의 '자아 찾기' 과정 등 본인과 관련된 모든 것에 아주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면서, 본인의 어릴 적 가정사를 통해 여성차별이라는 사회구조적 문제를 너무나도 쉽게 도출해낸다.

유아인이 이야기하는 가사노동은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제기해온 여러 문제들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페미니즘은 가사노동뿐만 아니라 젠더 폭력, 임금 차별, 강간 문화, 성적 대상화 등 여성을 향한 차별 일체에 대해 꾸준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유아인의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은 이 중 젠더 폭력과 관련하여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유아인은 본인이 인식하는 '페미니즘' 바깥의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극도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 페미니스트 유아인은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이 폭력적이라는 비판에 대하여, 상대방을 "피해의식에 장아찌 되신 거"라고 비하했다. 그는 본인의 행동이 '한남'스럽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증오를 포장해서 페미인척 하는 메갈짓 이제 그만"이라고 응수했다. 페미니스트 선언문에서는 "성가시게 유행하는 가상세계에서의 그 ‘페미니즘’"이라며 메갈리아 논란을 일축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남성으로서 겪은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페미니스트에 이르게 된 유아인의 근본적인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유아인은 본인이 경험하고 본인이 인정한 페미니즘만을 페미니즘으로 여기고, 이에 벗어난 모든 것을 '메갈짓', '폭도'로 규정한다. 그는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면서도 낙태죄 폐지나 TERF 논란, 성중립 화장실 등 페미니스트들이 최근 이야기해온 주제에 대해서는 일절 말하지 않는다. 다만 본인을 비판하는 여성신문이나 박우성 평론가 등을 고소하겠다고 말할 뿐이다.

물론 남성이라고 해서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페미니즘이 주로 다루는 젠더 폭력이나 임금 차별과 관련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논문이나 통계 자료, 언론 기사 등을 성별에 관련 없이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유아인이 페미니스트로서 이러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근거를 현재는 찾아볼 수 없고, 설령 그가 그러한 노력을 했다 하더라도 페미니즘의 주체인 여성들의 행동을 '폭도'로 깎아내린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한편 오마이뉴스 권보경 기자와 이선옥 출판기획자는 유아인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근거로 유아인을 옹호하고 나섰다. 권 기자는 나치를 예로 들면서 지식인들이 '폭력적 미러링'을 용인하며 '담론권력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출판기획자도 트위터에 올린 글로 인해 직장을 잃은 저스틴 사코의 예를 들며 진보논객들이 유아인을 향한 조리돌림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진보적 지식인들과 트위터 이용자들이 유아인을 비판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유아인에게 어떠한 피해를 유발하는지에 대해 그들은 말하지 않는다. 권보경 기자가 예로 든 나치는 유태인들을 수용소에 가두어 놓고 학살했으나, 이번 애호박게이트에서 페미니스트들은 유아인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 이선옥 출판기획자가 예로 든 저스틴 사코는 직장에서 해고당했으나, 유아인은 현재 영화 <버닝> 촬영을 정상적으로 진행중이며 최근 영화 <국가부도의 날> 출연도 확정되었다. JTBC 박정선 기자에 따르면 유아인은 SNS 설전 이후로 군 면제로 인한 '비호감' 이미지를 탈피했으며 페미니즘과 관련한 논쟁을 주도하는 인물이 되었다. 업계는 그의 최근 행동에 대해 '손해 본 장사는 아니다'라고 평가했으며 유아인은 차후 <버닝>으로 칸영화제에 초청받을 가능성이 크다. 영화계 관계자는 "여전히 유아인에게 많은 시나리오가 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더구나 권 기자와 이 출판기획자가 말하는 '담론권력의 횡포'나 '조리돌림'은 오히려 이러한 상황에서 유아인을 비판하는 근거로 쓰여야 옳다. 이미 2016년에 김자연 성우가 메갈리아 티셔츠로 인해 클로저스 팀에서 하차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유아인 논란과 관련해서도 SBS라디오의 한 작가가 인스타그램에 "방금 너 때문에 여성 인권이 한 50년 쯤 후퇴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한서희를 팔로우했다가 결국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되었다. 이처럼 공개적으로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번번히 직장을 잃거나 일상 생활에서 불이익을 받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유아인에게 쏟아지는 인터넷에서의 비판들을 문제삼을 뿐 이러한 사례들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생리 휴가는 사용 당일 착용한 생리대를 직장 여자 상사 또는 생리휴가감사위원회(가칭)에 제출하고 사진 자료를 남기면 된다"고 주장한 KBS 남성 기자는 여전히 직장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 유아인 또한 남초 커뮤니티의 비호와 본인의 젠더 권력을 바탕으로 배우로서의 삶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그간 사소한 논란으로 사과문을 작성하거나 눈물을 쏟아내야만 했던 하연수, 설현, 지민 등과 대조된다.

유아인의 애호박게이트는 한국 사회가 페미니스트를 대하는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유아인은 본인만의 페미니즘의 기준을 제시하고 네티즌들과 직접 언쟁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안티페미니스트와 보수논객의 찬사를 받으며 오히려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차마 이 글에는 옮기지 못했으나 디씨인사이드, 인벤 등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유아인을 비판하는 여성들의 외모를 비하하는 표현들이 가득 올라왔다. 유아인은 이 모든 일의 장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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